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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박솔뫼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85년, 대한민국 전라남도 광주

직업:소설가

기타: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과를 졸업했다.

최근작
2024년 12월 <[세트] 당신을 기대하는 방 + 쓰지 않은 결말 - 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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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광주의 길과 골목들을 걷다 보면 여기에 어떤 시간들이 존재했을지 가만히 생각해 보게 될 때가 있다. 계획에도 없이 그러나 이끌리듯 멈춰 서서 들여다보게 만드는 흔적들을 두고 『이미지와 함께 걷기』는 거기에 어떤 목소리와 존재들이 있었는지 여러 시간을 오가며 살피고 귀 기울여 우리에게 전한다. 광주를 만든 것은 여공들의 목소리였고 이제 그 흔적은 개발로 대부분 사라지겠지만 그럼에도 어딘가에 남고 떠돌고 그리하여 이어진다는 것을 김서라의 글은 보여 준다. 모두 김서라의 광주를 함께 걷기를 바란다. 그리고 소리 내기를 바란다. (그리고 다시 한번 더)
2.
소설을 읽다 보면 작가가 <자 이거>라는 느낌으로 손을 펴 뭔가를 건네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직접적으로 주제를 드러낸다는 뜻은 아니고 말 그대로 눈앞에서 손을 펼치고 손에는 사과가 있는 것이다. 잘린 귀를 보여 주고 모래를 흩날리고 나는 목이 아프고 다시 펼친 손에는 솜이 있고 솜에는 구더기가 들끓고……. 찬쉐는 건조하고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 주려는 제스처도 없이 손을 접었다 편다. 읽는 나는 처음에는 놀라지만 곧 그대로 그걸 집어 와서 내 손 위에 놓고 계속 보고 다시 내 손에 있는 뭔가를 찬쉐에게 돌려준다. 읽는 일은 내 손안에 든 걸 보여 주어야 비로소 성립된다는 것을, 때로는 그런 각오가 필요하다는 것을 찬쉐는 접었다 편 손을 들어 끌어당기며 알려 준다.
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9일 출고 
재미있는 소설을 읽다 보면 따라 해보고 싶어진다. 반복해서 읽으며 흥미로운 지점들의 정체를 파악하여 조금 다르게 따라 해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빨간 열매」를 읽었을 때도 그랬다. 이상하고 웃긴 동시에 잘 다듬어진 소설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설명이 부족했다. 환상적이지만 이상하게 생생하고 로맨스 같지만 뭔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싶어지는, 여러 장의 카드를 보여준 후 아무렇지 않게 뒤집어서 한 번 더 보여주지만 다 본 뒤에도 그게 뭐였는지는 확신할 수 없는 묘한 이야기였다. 이 책에 실린 다른 소설들도 그렇다. 그리고 그것이 매력적이라는 것, 그래서 반복해서 읽고 싶은 이야기라는 것을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어진다. 아마 이 책을 읽은 독자들도 똑같이 느끼게 되겠지? 그렇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4.
소설 속 중학교 1학년의 카오리와 대학원을 마치고 회사에 다니는 카오리 역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의식하지 않으면 긴 시간이 흘렀다는 것을 종종 잊을 정도로 말이다. 다만 ‘이야기’로써 경험해 버린 것들을 지나 여러 사건과 감정을 경험하며 어떤 ‘이야기’를 만들게 되었다는 것. 그 시간을 통해 자기 자신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마주하게 된 것이 카오리에게 일어난 변화라면 변화일 것이다. 마이조 오타로가 여러 소설을 통해 보여 주는 ‘그러니까 내가 만든 이야기가 진짜야.’라는 외침을 나는 완전히 지지한다. 나도 그런 사람이기 때문이고 너무나 언제나 정말로 그런 마음이기 때문이다.
5.
어쩌면 임선우의 소설은 소박한 일상을 보내는 인물들이 환상적인 상황과 만나게 되는 이야기라고 읽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 설명도 맞겠지만 나는 거기에 섬세하게 쌓아 온 장면에서 순간적으로 못이 하나 빠지면서 혹은 물방울이 하나 떨어지면서 생기는 틈이 매력적인 소설이라고 덧붙여 말하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들이 꼭 그랬으니까.
6.
재미있는 소설을 읽다 보면 따라 해보고 싶어진다. 반복해서 읽으며 흥미로운 지점들의 정체를 파악하여 조금 다르게 따라 해보고 싶어지는 것이다. 「빨간 열매」를 읽었을 때도 그랬다. 이상하고 웃긴 동시에 잘 다듬어진 소설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설명이 부족했다. 환상적이지만 이상하게 생생하고 로맨스 같지만 뭔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싶어지는, 여러 장의 카드를 보여준 후 아무렇지 않게 뒤집어서 한 번 더 보여주지만 다 본 뒤에도 그게 뭐였는지는 확신할 수 없는 묘한 이야기였다. 이 책에 실린 다른 소설들도 그렇다. 그리고 그것이 매력적이라는 것, 그래서 반복해서 읽고 싶은 이야기라는 것을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어진다. 아마 이 책을 읽은 독자들도 똑같이 느끼게 되겠지? 그렇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든다.
7.
소설을 읽을 때 느낄 수 있는 여러 즐거움이 있는 것처럼 소설을 쓸 때 느낄 수 있는 즐거움 역시 확고하게 존재한다. 나의 경우 그것은 내가 있을 집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인데 내가 만드는 집은 대체로 평범한 아파트이지만 왜인지 그곳에 있는 것이 무척 좋은 것이다. 레몽 루셀이 만드는 집은 커다란 저택이고 긴 복도와 계단 지하와 창고가 있고 그리고 모든 공간은 신기하고 굉장한 것 놀랍고 알 수 없는 것들로 움직이고 채워진다. 그리고 루셀이 문을 열 때 마다 저택의 뒤로 샛길이 생기고 언덕이 나타나고 당연하다는 듯이 못 보던 방과 복도가 모습을 드러낸다. 레몽 루셀은 아마 자다가도 일어나서 들뜬 상태로 자신이 지은 집의 복도를 걸어보고 거기 세워진 동상을 만져보고 보이지 않는 친구들에게 이 동상이 어디서 온 어떤 역사를 가진 물건인지 설명을 할 것이다. 그러다 그는 죽은 사람을 살려내고 그들이 보여주는 생의 강렬한 모습을 재생할 것이다. 나는 새로운 것, 굉장한 것, 때로는 순수하고 잔인한 것을 보고 싶을 때마다 이 집의 문을 두드리게 될 것이다. 문을 열고 보게 되는 것은 모두 엄청나서, 내가 겪은 적 없는 이야기라도 지어내서 루셀에게 갖다 바치고 싶어질 것이다. 물론 이런 어딘지도 알 수 없는 이상한 곳에 더이상 머무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고양이가 스스로 원뿔을 쓰고 당통의 머리에 전류를 흐르게 하기 위해 재빠르게 걸음을 옮기는 곳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내가 가보았을 때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그곳이 진짜 이 집의 입구다.
8.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10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8,190 보러 가기
박선우의 소설에는 초여름이 시작될 때 부는 바람, 겨울의 햇빛 같은 다른 계절과는 다른 그 계절의 순간들이 선명하고 생생하다. 소설 속에서 계절의 풍경이 두드러지게 묘사된 것이 아님에도 늘 어떤 계절적 감각과 순간 속에 있는 충만함이 느껴진다. 부드럽지만 크고 분명하게 변하는 계절들 속에서 사람들은 무얼 하는 걸까? 박선우 소설 속의 사람들은 나는 너와 당장이라도 사랑하게 될 수도 크게 싸울 수도 때릴 수도 울 수도 있을 것이라는 팽팽한 긴장을 삼키며 계절 속을 걷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사랑한 것도 싸운 것도 아니었을까? 그 순간 우리에게 벌어진 일은 무엇이었을까? 지난 계절들을 우리가 어떤 식으로 기억하게 되는지 떠올려본다면 그렇게 지난 순간들이 우리를 이루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9.
  • 양탄자배송
    12월 9일 (월)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일본 1970년대 우먼리브 운동 관련 자료를 읽는 세미나에서 다나카 미쓰의 글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변소로부터의 해방을 비롯하여 많은 글들이 지금 읽어도 여전히 생생하게 다가오는 문제의식들을 가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다나카 미쓰의 글이 무척 좋다고 느끼지는 않았다. 오히려 글쎄 그럴까? 잘 모르겠는데? 같은, 왠지 조금은 시비를 거는 느낌으로 아니 실제로 싸움을 걸면서 그럼에도 이 사람이 그래서 뭐라고 하는 거지? 하는 생각으로 읽었다. 이 책을 경전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 것이고 반박하거나 비판할 지점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다시금 다나카 미쓰의 글을 읽으며 분명히 느끼게 된 점은, 그럼에도 그의 글은 지금 현재 독자들이 거는 싸움에 ‘그래서 뭐?’ 하고 받아칠 수 있는 팽팽함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책장을 펴고 엉망인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좋아할 수도 감동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이건 아닌데? 싸움을 걸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때는 ‘네가 이해를 못하는 거 아닐까?’라고 다시 받아치는 다나카 미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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