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약자들은 '영웅'으로 숭배하고 소비하고 이용하면서, 살아 있는 이웃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다.우리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유대인들에 관한 이야기로, 죽은 유대인들을 즐겨 소비하는 세상의 뒤틀린 애착을 흥미롭고도 논쟁적으로 탐구한다. 홀로코스트에 대해 알수록 반유대주의가 줄어든다는 근거 없는 믿음에 구멍을 내고, 홀로코스트를 인류의 ‘보편적’ 경험으로 마케팅하는 일이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폄하하는 방식들을 밝혀낸다. <안네의 일기>가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진짜 이유를 비평적으로 제시하며, 하얼빈, 마르크 샤갈, 한나 아렌트에 관한 전혀 새로운 관점의 이야기들을 풀어놓는다. 낡고 오래된 편견을 깨부수는 통렬한 문제 제기, 은밀하고 교묘한 차별에 저항하는 신랄한 통찰력, 누구도 얘기한 적 없는 희극적이면서 비극적인 소재와 뛰어난 스토리텔링으로 써 내려간 책.
조지 오웰의 탁월한 저항 소설전체주의 체제하에서 인간성이 말살되어 가는 사회를 경고한 조지 오웰의 대표작. 이 책에는 전체주의가 어떻게 작동하고, 소수 독재를 영속시키기 위해 그들이 과거의 역사와 현재의 진실을 어떻게 왜곡하고, 사람들의 눈과 귀와 입을 막아 어떻게 ‘우매한 대중’으로 만들어 지배하는지가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이 탁월하게 묘사되어 있다. 전체주의 사회의 운영 체계, 감시 체제, 기만 방법, 고도의 심리 조작, 역사 왜곡 기술 등이 매우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지금까지 무심히 접해 온 뉴스와 사건들을 다시 생각해 보게 만든다.
프란츠 카프카의 대표 단편 4선기묘한 울림을 주며 현대인의 불안과 소외를 예견한 카프카의 대표 단편들. 출근을 해야 하는데 벌레로 변해 있고, 나만의 굴(세계)을 구축해 놓았는데 너무도 불안하고, 원하지 않는 이주를 하여 낯선 곳에서 원숭이가 된 기분으로 적응하려 애쓰며 하루하루의 삶을 살아 내야 하고, 나의 생각과 삶의 방식이 인정받지 못하는 이 세계와의 불화, 그리고 주위 사람들의 몰이해 등이 그의 작품 속에서 특유의 메타포를 통해 너무도 섬세하고 절절하게,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그려진다.
전미 문학상 수상 작가, 조이스 캐럴 오츠 고딕 서스펜스작가는 <카디프, 바이 더 시>를 비롯한 4편의 서스펜스 스릴러 작품들에서 트라우마를 지닌 여성들이 맞닥뜨린 악몽 같은 현실을 섬세한 심리 묘사와 함께 환상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생물학적 출신, 가부장적 가정 환경, 뜻하지 않은 임신, 가족 살해 후 자살 등 특정 사건에 어떤 식으로든 얽힘으로써 이로 인해 내면의 불안과 공포를 안고 살아간다. 미국 현대 문학의 거장 조이스 캐럴 오츠가 선사하는 '탈출과 복수에 관한 가족 잔혹극'.
디지털에 가려진 진짜 세상을 돌아보다<아날로그의 반격> 이후 5년, 그리고 팬데믹 3년. 데이비드 색스가 커다란 변화 앞에 놓인 회사, 학교, 쇼핑, 문화 생활, 대화 등 일곱 주제를 탐구한다. 모두가 디지털 미래를 이야기할 때, 그것이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게 진짜 가치가 있다고 말하는 그는 <디지털이 할 수 없는 것들>에서 디지털이 약속했지만 결국 실패한 미래와 우리가 실제로 바라는 미래가 어떻게 다른지, 더 인간다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고민하고 변화시켜야 하는지 이야기한다.
화려하고 공허한 재즈 시대에 대한 날카롭고 유머러스한 풍자1920년대 미국 재즈 시대에 뉴욕의 한 상류층 가정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다.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는 이상적인 가정의 모습 아래 숨겨진 가족 구성원들 간의 갈등,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로 인해 생기는 황당한 일들과 세대 간의 갈등에 대한 예리하고 재치 있는 풍자는 기존에 알려진 이디스 워튼 소설들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낯설고 현대적인 색을 띠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익숙한 이디스 워튼만의 문학적 탁월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여성 최초 퓰리처상 수상 작가 이디스 워튼의 후기 작품.
가정에서, 사회에서, 침실에서 여성이 모든 권력을 갖는 어나더 월드“당신이 제일 높은 사람이야? 남자잖아, 여자 점장은 없어?” 동네 마트의 점장부터 한 나라의 수상까지, 모든 단체의 요직은 여자가 맡는 세계. 출산 전후로 반년씩 여성에게 생활에 필요한 모든 것을 보장하는 세계. 하라스기 중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세 명의 아버지들. 독박 육아, 경력 단절, 직장 내 차별과 괴롭힘… 여성 중심 사회에 불합리함을 느끼면서도 처자식을 지탱하려고 매일 분투하고 있다. 그러던 중, 한 학생이 하교하던 밤길에 누군가로부터 습격을 당하는데….
소설가의 책상과 식탁을 오가며 펼쳐지는 삶의 이야기소설가라는 같은 본업을 가졌으나 전혀 다른 생활 반경에 놓인 두 사람, 염승숙과 윤고은이 나눈 마감 풍경. 이 책은 등단 이후 꾸준히 소설을 쓰며 알고 배우고 느낀 경험담을 나누고 소설을 쓰는 마음과 소설가로 살아가는 삶에 관한 소소하고 사적인 대담을 풀어내던 팟캐스트 <테이블>의 ‘쓰는 동안, 입은요?’ 편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소설가들은 소설을 마감할 때 무엇을 먹을까 하는 사소한 호기심에 대한 답변들을 담았으며, ‘공복’ ‘차’ ‘식탁’ ‘작업실’ ‘펑크’ ‘전투식량’ ‘냉장고’ ‘만찬’, 총 여덟 개의 공통 키워드를 선정해 두 소설가가 각자 한 편씩 교차 전개해나가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물해방과 장애해방을 잇는 아름답고도 촘촘한 사유의 다리“동물을 둘러싼 억압과 장애를 둘러싼 억압이 서로 얽혀 있다면, 해방의 길 역시 그렇지 않을까?” 이 책은 작가, 예술가이자 장애운동가, 동물운동가로 활발히 활동해온 수나우라 테일러의 첫 단독 저작이다. 테일러는 선천성 관절굽음증이라는 장애를 가진 장애인 당사자로서 이어온 날카로운 통찰을 자기 자신의 몸을 넘어 비인간 동물들이 겪는 억압과 폭력으로 확장해 큰 주목을 받았다. 동물이 겪는 억압과 장애인이 겪는 억압을 교차적으로 사유함으로써 돌이킬 수 없이 반목하게 된 이 두 운동을 다시 잇고자 한다. 비장애중심주의와 인간중심주의, 종차별주의가 공모하는 폭력을 인지하면서도 서로 다른 두 존재의 고유성과 독특성을 놓치지 말자는 것, 이것이 바로 <짐을 끄는 짐승들>의 제안이다.
햄릿부터 오징어 게임까지, 사랑받는 캐릭터의 근원을 찾아서오랫동안 회자되는 이야기에는 족보가 있다. 러시아문학과 문화콘텐츠학을 공부하고, 이야기를 창작하고 재구성하는 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저자가 전 세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이야기의 오리진과 그 변주들을 추적해 <기획회의>에 연재했던 것을 책으로 엮었다. 희곡 <햄릿>, 소설 <오즈의 마법사>, 영화 <스파이더맨>과 <기생충>, 드라마 <오징어 게임> 등 작품들을 추적하며 인기 있는 이야기나 캐릭터는 깊이 뿌리내리는 방식이 아닌, 넓게 퍼져나가는 방식으로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고 있음을 반증한다. 이 책은 유명 이야기의 족보이자 사랑받는 캐릭터 창조를 위한 입문서라 할 수 있다.
하루의 시작부터 끝까지 나를 위한 100가지 생활습관건강한 습관으로 하루하루를 보람차게 살고 싶은 사람들, 소위 ‘갓생’을 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100가지 생활습관을 제안하는 책. 하루를 크게 셋으로 나눠, 잠에서 깨어나 본격적인 일상을 시작하기 전인 아침 시간부터 업무나 공부에 집중해야 하는 낮 시간, 귀가 후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까지 각 시간대에 맞춰 실천하기 딱 좋은 생활습관을 비롯해 주말에 적합한 생활습관까지 우리 일상 전반에 걸쳐 골고루 소개하고 있다. 식사·수면·운동에 대한 평소 인식과 습관을 바로잡고, 생활습관병뿐 아니라 업무 효율 및 인간관계까지 개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모든 심장에 대한 경쾌하고 매력적인 역사심장이라는 기관이 마음과 영혼의 자리라고 여기는 관습은 무척 오래되었다. 이런 믿음은 어디서 생겨났을까? 정말 과학적으로 심장과 마음은 연결되어 있을까? 이 책은 고대부터 현대까지 우리 인간이 심장에 대해 탐구해온 여정을 보여준다. 지구상에서 가장 큰 생물인 흰긴수염고래의 심장부터 추운 겨울에는 스스로 얼어붙어 혹한을 견디는 심장, 그리고 투명하거나 푸른색 피를 지닌 동물에 이르기까지, 우리 인간의 심장뿐만 아니라 지구상에 존재하는 놀라운 심장과 순환계를 두루 소개한다. 아울러 자연의 놀라운 사례들을 연구해 우리 인간의 심장을 고치려는 흥미롭고 놀라운 최신 연구 사례까지 살펴본다.
생태 우울에 잠긴 지구인을 위한 매력적인 수다 보따리기후위기 뉴스를 볼 때마다 힘이 빠지는가? 이 책은 ‘기후위기 시대의 온갖 감정들’을 본격적으로 다뤘다. 폭우와 홍수, 화재, 가뭄, 폭염 등이 극심해질 암울한 미래를 심리적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생태계를 조금이라도 개선해보고 싶은 우리가 어떻게 힘을 합치면 좋을까? 생태 전문 기자로 오랫동안 일해온 저자는 정신 건강을 성심껏 돌볼 필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우리의 상상력과 잠재력을 끌어모으자고 제안한다. 지구 걱정에 뒤척이는 이들의 회복력을 높이기 위해 이 책은 쓰여졌다.
<오후도 서점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신작소설<꼬맹이 에리>로 마이니치 동화 신인상 최우수상과 무쿠하토주 아동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작가는 빛나는 동화적 상상력으로, 신비한 공항에서 일어나는 아름답고 환상적인 네 편의 이야기와 에필로그를 연작소설로 엮어냈다. "좋은 바람을 타지 못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바람이 불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차분하게 포기하지 말고, 좋은 바람이 부는 날까지."
영문학의 고전, ‘폭풍의 언덕’에서 ‘워더링 하이츠’로아르테 클래식 라이브러리에서 폭풍 같은 사랑 이야기로 널리 알려진 이 작품을 아름다운 감성과 어머니에서 딸로 이어지는 여성의 서사가 담긴 대하 드라마로 소개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폭풍의 언덕’으로 번역된 작품명을 ‘워더링 하이츠’로 삼은 이유이기도 하다. ‘워더링 하이츠’는 작품 인물들이 머무는 저택의 이름으로 고유명사이자, 폭풍이 몰아치는 하워스 지역 전반의 분위기를 보여 주는 표현이다.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 버지니아 울프 에세이울프는 자신과 비슷한 상상 속 인물의 입을 빌려 여성이 글을 쓰려면 돈과 자신의 방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여성의 주체성과 독립성이라는 메시지는 울프의 또 다른 작품인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올랜도> 등에서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1929년에 출간된 이후 약 한 세기가 흘렀음에도 이 작품은 여전히 여성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끊임없이 여성의 삶과 인권에 대해 화두를 던진다.
뒤라스 초기 대표작 국내 첫 출간프랑스 남서부 시골 마을의 뷔그 농장에서 살아가는 스물여섯 살의 프랑신 베르나트가 화자로 등장한다. 때는 “뷔그의 부동성”이 가장 민감하게 느껴지는 8월의 목전. 베르나트 가족은 20년 전 쫓기듯 프랑스로 와서 뷔그 농장에 정착했다. 부모의 무기력과 프랑신과 니콜라 남매의 절망은 이들 가족을 짓누른다. 그저 기다리는 것 외에는 할 일이 없다는 점에서 남매의 삶은 비슷해 보인다.
열여덟 살 천재 작가의 등장, 프랑수아즈 사강의 대표작아버지의 재혼이라는 사건 앞에서 자기 내면의 낯선 감정과 마주하게 된 10대 후반의 섬세한 심리를 더없이 치밀하고 감각적으로 그려내며 어느새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간명하고 예민한 필치로 보여 준다. 책에는 40여 년이 지나 <슬픔이여 안녕>을 쓰던 때를 돌아보며 쓴 사강의 에세이와, 프랑스 비평가 트리스탕 사뱅이 촘촘하게 사강의 삶을 그리는 글을 함께 실어 이해를 돕는다.
“삶의 소리들이 우리 뇌의 모습을 만든다”평생에 걸쳐 소리와 청각의 세계를 연구해온 신경과학자가 밝혀낸 뇌와 귀의 강력한 연결고리. 30년 넘게 선구적으로 소리와 청각을 연구해온 신경과학자 니나 크라우스는 이 책을 통해 소리와 뇌의 협업 관계를 살펴보며 소리를 처리하는 데 뇌의 핵심 기능들이 가동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책을 읽고 나면 소리적 경험이 우리 존재에 근본적인 흔적을 남긴다는 사실을 또렷하게 알 수 있다. 우리가 살면서 접하는 소리들은 우리 뇌의 모습을 더 좋게, 더 나쁘게 만들며, 우리가 사는 소리적 세계를 의미 있게 만들도록 돕는다.
북유럽 미스터리 소설, '마르틴 베크' 시리즈 9스웨덴 최남단의 조용한 시골 마을. 한 여성이 실종되고, 사건은 국가범죄수사국 살인수사과 책임자 마르틴 베크에게 맡겨진다. 마르틴 베크는 수년 전 자신의 손으로 체포한 ‘로재나 사건’의 범인이 실종 여성의 이웃에 살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유력한 용의자를 앞에 두고 ‘윗선’의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에서도 신중을 기하는 베크. 그러나 사건이 일단락될 즈음, 경찰과 빈집털이범 사이에서 총격전이 벌어지며 상황은 급격하게 변하는데…….
차별받은 존재가 저항하는 존재가 될 때 세계는 다시 시작된다이 책은 2021년 12월 시작된 출근길 지하철 시위의 기원을 더듬어보는 기록이다. 전장연 혹은 장애인들의 시위에 대한 세간의 관심은 급작스러웠지만, 전장연은 늘 해오던 투쟁을 여전하게 하고 있을 뿐이다. 이 투쟁은 하루아침에 벌어진 해프닝이 아니며, 수십 년에 걸친 장대한 역사를 뚫고 오늘날의 이곳에 ‘사건’으로 당도했다. 이들이 버스, 지하철, 수용시설, 그리고 마침내 ‘이 사회 전체’를 멈춰 세워 만들고자 했던 가장 낮고 가장 약한 자들을 위한 세계를 지금 우리는 보고 있다. 몇십 년간 지속해온 매일의 투쟁을 통해 거대하고 견고한 비장애인 중심 사회에 균열을 낸 싸움꾼 6인(박길연, 박김영희, 박명애, 이규식, 박경석, 노금호)의 생애가 인권기록활동가 홍은전의 글 속에서 뜨겁게 빛을 발한다.
자기다운 삶과 다른 몸들의 공존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의 공동대표 김영옥이 농부, 주거복지 서비스 관리자, 요양보호사, 예술가, 환경운동연구가, 장애여성이자 장애여성 단체 대표, 인권운동과 반빈곤운동의 활동가, 트랜스젠더이자 퀴어 아카이빙 활동가, 생애구술사 작가 등, 각계 열한 사람과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노인’ ‘늙음’ ‘나이듦’에 드리워진 두려움과 혐오의 정동을 걷어내고, “늙어감의 다른 길을 상상하고 실제로 구현하는 … 실험적이고 급진적인 모험”을 해보자고 제안한다.
‘나쁜 노동자’들이 말하는 노동의 자격‘노동자’는 어떻게 ‘사람’의 자격이 되었을까? 노동할 수 있는 (생산적인) 몸·정신·생활이란 무엇일까? 이 책은 누구나 반드시 획득해야만 하는 ‘(정상) 노동자’란 위치가 얼마나 비현실적인 자격을 요구하고 있는지를 밝힌다. 사회에서 통용되는 ‘노동자성’에서 미끄러졌거나 이를 거부하는 사람들, 즉 열정적이고 자기관리에 능통한 청년이 될 수 없는 사람들, 정숙한 현모가 될 수 없는 여자들,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을 갖출 수 없는 사람들, 더는 젊음을 흉내 낼 수 없는 사람들, 게으름뱅이, 낙오자들…(로 낙인찍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를 비추어 본다. 그리하여 이제껏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노동의 자격’을 직시한다. 우리는 지금 어떤 노동을 하며 살아가는가? 노동자란 누구이며 세상은 왜 그것을 규정하는가?
"당신이 출간한 책에 따르면 두 명의 인물이 더 죽어야 합니다."프랑스 현대 문학계에서 주목받는 작가, 앙투안 로랭의 스릴러 소설이다. 어느 날 파리의 한 출판사로 소설 투고 하나가 들어왔다. 그렇고 그런 원고 사이에서 모처럼 ‘될 것’ 같은 작품이었다. 예상대로 소설은 출간되고 나서 권위 있는 상의 후보에까지 오르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잘나가는 신작에는 말 못할 비밀이 있었다. 바로 소설을 쓴 작가가 누군지 모른다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작품의 내용과 현실의 살인 사건이 정확히 일치한다고 주장하는 형사까지 나타나는데…….
어느 직장인의 로또 명당 탐방기개근상을 받으며 초중고를 졸업하고 착실하게 공부해 경찰이 된 저자는 공무원으로서 65세에 정년 퇴직할 경우 평생 받을 연봉이 총 15억 원이라는 인생 스포일러를 듣게 된다. 원도 작가 특유의 삶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위트가 로또라는 강렬한 소재와 어우러진 이번 책에서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돈에 대한 열망을 자세히 들여다본다. 일확천금을 노리는 게 아니라, 삶에 조금 더 많은 여유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진정성 있게 독자에게 전달되며 신선한 재미와 뜻밖의 감동을 선사한다.
지하련과 임솔아가 그려내는, 인간의 가장 진실한 표정들근대 여성 작가와 현대 여성 작가의 만남을 통해 한국 문학의 근원과 현재, 그리고 미래를 '다시, 또 함께' 바라보자는 취지에서 기획된 '소설, 잇다'의 두 번째 책. 지하련과 임솔아의 소설을 함께 실었다. 임솔아가 일상의 작은 틈새를 담담하게 가리키는 동시에 그 균열의 근원을 좇아 탐구하는 방식과, 식민지 조선의 피폐를 끊임없이 관찰하면서도 기약 없는 절망이나 손쉬운 반성으로 빠지지 않았던 지하련의 회의는 서로 다른 시대임에도 매우 닮아 있다.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책에 대한 찬가’지식과 꿈과 저항을 보존해온 발명품, 책. 과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책을 고안하고 지켜낸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책은 지금껏 무수한 파괴에 맞서며 자리를 지켜왔다. 화재로부터, 홍수로부터, 분서갱유로부터, 검열로부터. 바예호는 이들이 지식과 사상과 이야기를 지켜냄으로써 우리가 다른 세상을 꿈꿀 수 있게 해주었음을, 정신적 영토의 경계를 확장해주었음을, 낯선 시대와 지역의 사람들을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주었음을 밝혀낸다.
아프리카 문학의 새로운 목소리, 2021 <뉴욕타임스> 올해 최고의 책 10선미국 석유 기업 펙스턴의 무책임한 유전 개발로 황폐해진 아프리카 마을 코사와. 오염된 공기와 물 탓에 아이들이 죽어나가지만, 기업은 책임을 회피하고 독재자가 이끄는 부패한 정부는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기에 여념이 없다. 벼랑 끝에 몰려 시작한 주민들의 투쟁은 수십 년에 걸쳐 이어지게 된다. 펙스턴에 복수를 다짐하며 자란 영민한 소녀 툴라는 미국에서 지식을 쌓아 자신의 나라에 혁명의 불씨를 일으키고자 한다.
"나는 멀쩡하고 잘 지내고 있답니다. 그러니까 내 맘대로 죽게 해줘요!"가족들이 모두 먼저 떠난 뒤 홀로 사는 85세 유도라 허니셋은 병원에 갔다가 뜻밖의 순간 또래 할머니에게 안락사 안내물을 받는다. 삶을 어떻게 살지 선택해왔듯 삶의 결말도 자기 뜻대로 선택할 수 있단 생각은 짜릿하고 매력적이다. 더구나 너무 오래 아프지 않고, 주변에 폐를 끼치지도 않고, 품위 있게 죽을 방법이 아닌가. 눈이 번쩍 뜨인 유도라는 번개처럼 안락사를 신청한다. 그런데 큰맘 먹고 신나게 선택한 죽음이 유도라에게 영 호락호락하지 않다. 내 죽음이니까 내 방식대로 죽겠다는데 도대체 뭐가 문제야?
현존하는 거장, 공쿠르상 수상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 신작 장편소설제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은 전쟁의 참화 속에서 서로 기구하게 뒤얽히는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를 아이러니한 유머로 펼쳐 보인다. 옷을 벗어 달라는 제안을 받은 교사, 비밀이 든 가방을 들고 다니는 헌병, 전선에서 도망치다 붙들린 군인……. 이들은 자기도 모르는 새에 뒤틀려 버린 삶을 전쟁 통을 가로지며 바로잡는다. 전쟁의 참상과 코미디 같은 상황을 동시에 담은 피에르 르메트르 식의 블랙 유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