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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강석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9년, 대한민국 전라북도 전주

최근작
2023년 7월 <한국 현대문학의 쟁점과 전망>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3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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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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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산적이지만 틀림없이 중심을 보유한 묶음. 그것으로 자신만의 시론을 지시한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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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영 시의 첫 문장들은 어떤 단절과 함께 독자들을 시적 상황 속으로 이끈다. 때론 동화 속으로, 때론 현장 속으로, 때론 사고 실험 속으로. 거부감 없이 읽는 이를 시적 실재 속으로 몰입하게 만든 뒤 자연스럽게 사유의 끝에 안착시키는 감각의 논리가 매혹적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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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대화를 건네는 형식으로 쓰인 일련의 근작시에서 대화의 상대로 지목된 ‘너’ 역시 김중일일지 모른다. 대개 이 대화는 일상에서 환상을 제거한 이의 어리둥절이 아니라 환상에서 일상을 제거한 이의 쨍한 명료함을 보여주고 있다. 왠지 모를 슬픔이 배어나는 이 대화의 핵심은, 그런데, 시이다. 이것은 “양식사적 우울”과 어떻게 다른가? 엔드게임에 진입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는 자각 위에 서 있다는 점에서 이 슬픔은 양식사가 아니라 시 하나하나를 가누는 슬픔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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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에서 독자는 사유-이미지로 분주한 쓸쓸함을 읽는다. 틀림없이 이 시집의 배음은 어떤 쓸쓸함이다. 그러나 그것은 뒤안길에 홀로 남겨진 이의 회한도, 앞질러 완주한 이의 고독도 아니다. 사유만이 울리는 공간에 스스로를 던져넣은 이의 완강함이다. 기혁의 이미지는 집중된 사유가 낳는 적요와 놀고 있다. 외로이 높은 노래가 아닐까.”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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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이미지-폭탄이다. 강렬하다. 이미지와 사유가 한 몸이다. 집중된 정서가 어떤 가공의 흔적도 없이 이미지로 육화된다. 말도로르의 노래인가 하면 입속의 검은 잎이다. 정확히 동시대성 안에서 끓고 있는 정서가 유례가 드문 이미지로 산출되고 있으니 과연 현실보다 1℃ 높은 곳에서 끓고 있는 초현실이다. 그러나 김호성의 시는 잘 만들어진 시가 거치는 화상 예방 공정을 생략한다. 그의 언어는 몸과 몸 사이의 정동적 공간에서 요동치고 있다. “몸에 꼭 맞는 신(神)이 없어서/깨진 창문 밖으로 뛰쳐나간”(「떠나지 않기 위해서」) 언어가 “원념의 바다”(「음어」)에서 이미지로 끓고 있는 격이다. 정념과 이미지가 수시로 탈바꿈(메타모포시스)하며 그 낙차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문장을 밀고 가는 공간에서 시는 전위를 거부하는 적의가 된다. “적의는 어떻게 전위로 밀려나는가”(「환태평양 조산대」)를 묻는 것은 “작은 역지사지”(「문밖에서」)와 무력한 전위를 거부하고 “스스로 자신의 존재를 지탱”(「나무는 어둠을 들었다」)하는 단단한 적의에 터 잡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적의는, “세상은 너의 발끝에 걸려 벗겨진 피부에 불과하다”(「수치심―미조(迷鳥)」)고 독을 찬 내면이 굳은 혀에 온기를 되돌리려 필사적으로 건사하는 의지에 가깝다. 김호성의 시는 삼면 초가에 일면 애가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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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시계에 포착된 바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밀고 가는 힘과 그 사유의 리듬을 과감하게 변주하는 이미지들의 조화가 돋보인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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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대성이라고 할까, 아니면 폭발이라고 할까? 절창이라고 할까, 아니면 쇳소리라고 할까? 그도 아니면 눈 닿는 대로 터지는 꽃밭이라고 할까? 숨 가쁜 회한인가 하면, 이내 도취된 연모다. 참으로 절박한 시집 하나를 장석원은 그예 내밀어 놓았다. 이 시집의 주인공은 틀림없이 파토스다. 어느 페이지를 들춰 보아도 파토스의 향연이다. (이와 같은 모순어법이 또 어디 있겠는가마는……) 그런데 이 파토스는 파국을 예비하는 것이 아니라 파국의 지연을 위한 것이라는 데 특이점이 있다. 공동(空洞)의 심중에서 고운 쇳소리가 샘솟는다. 부재를 휘도는 곡조의 연유를 만해로부터 읽어 내고 소월에게서 들은 바 있는 독자는 이 쇳소리가 낯익은 정동(情動)에 연루되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메탈릭 소월. 일상의 일들을 시적 사건으로 정식화하고 이것을 담는 새로운 리듬을 여러 겹으로 풀어놓은 것이 수영임을 아는 독자는 여기서 자신의 둘레를 뚫어지게 들여다보는 이가 주저와 저항을 가장 스트레이트하게 풀어내는 육성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래퍼 수영. 소월이 굳이 좇지 않고 수영이 방법적으로 멀리하던 ‘당신’을 석원은 절박하게 부르고 있다. 하마면 오리라던 소식이 돌지 않는 폐허의 노래가 이와 같을지도 모른다. 이 파토스는 미래의 향수로 절절 끓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집은 독기 어린 고백록이면서 동시에 통절한 애가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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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의 노래』는 수평의 균형 감각과 평정 상태가 무너지는 계기와 양상을 우화로서 펼쳐놓은, 즉 불안의 정동이 중심에 놓여 있는 시집이다. 시인은 기울어짐에 대한 예민한 감각, 불안을 직정적으로 토로하는 대신 정동적 정황을 통해 독자의 편에 인계함으로써, 공감에 호소하기보다는 독자로 하여금 각자 자신의 불안을 계량해보게 한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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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시간과의 사투를 기록한 ‘난중일기’다. 일찍이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 고수가 있었지만 그런 방식으로 여유롭게 진지전을 택할 수 없는 어느 현대에, 흐름 위에서 놀며 싸우는 한 젊은 정신의 편력을 우리는 이 시집에서 목격할 수 있다. ‘fade away’, 희미해지며 달아나는 것들을 돌려세우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어디서 생겨나는가? 닳아 가는 사물들의 각개전투에 일일이 응하는 ‘꼼꼼한’ 마음이 저 탈출 속도의 총합을 감당하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그러나 무리 없이 회전하는 언어의 유장한 운용과 거기서 비롯되는 리듬감이 시간의 급소를 찔러 가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것을 마음의 운동에너지라고 해 볼 것인가. “녹는다는 말이 아팠다”(「눈이 쌓여 눈이 녹고」)라는 말이 아팠다. 슬쩍 우군이 되어 본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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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가 세계의 원리에 대한 상상력의 일환이듯 시는 상상력의 물리이다. 방법과 대상이 한 몸인 이 세계를 하나인 듯 둘 인 듯 저글하는 언어!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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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등이 사라지다, 없어지다’라는 의미의 ‘스푸마레(sfumare)’라는 이탈리아어에서 유래한 스푸마토(sfumato) 기법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 의해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물의 윤곽을 명확히 드러내는 대신 색의 연쇄에 따른 미묘한 변화를 통해 공간감을 강조하면서 화면에 깊이를 더해 주는 기법이다. 이범근 시인의 첫 시집을 읽으면서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이 스푸마토 기법이다. 이 시집에서 본문과 제목의 관계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한 것은 이를 통해, 뚜렷한 윤곽 대신 흐릿한 이미지 연쇄에 의해 오히려 대상에 대해 새로운 깊이를 허용하는 언어가 이 시집의 주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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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화를 하는 사람을 보는 일에서 시작된 이 시(「손의 외출」) 역시 일상을 차분한 어조로 묘사한 사실화로 제시하는 대신 일종의 ‘시적 풍크툼’을 통해 새롭게 보게 한다. 롤랑 바르트가 제시한 개념에서처럼, 가시적 영역에서 우리의 상식과 교양에 준하는 정보로 환원될 수 있는 스투디움과 달리 불현듯 우리의 눈을 찔러 오는 지점이 풍크툼(punctum)이라고 한다면, 비록 시각적 매체에서와 꼭 같지는 않지만, 언어를 통해 구성되는 시각장 안에도 그런 풍크툼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수화를 하고 있는 이가 있는 어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문득 우리의 눈을 찔러 오는 대목들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상식과 교양에 의존한 단순 정보로 감지되는 영역의 어떤 지점이 누군가에게는 풍크툼이 될 수 있다. “말이 몸 바깥에 있구나” 하는 시적 진술이 바로 그 평온을 흔드는 요람이다. 모든 사태는 바로 이로부터 비롯된다. 말과 몸의 내외 관계가 역전된 언어권에서는 예정되지 않은 몸짓 하나하나가 ‘말실수(slips of tongue)’가 된다. 여기서도 우리는 어떤 교환과 전치를 보게 된다. 컵이 아니라 컵을 쥔 손이 떨어지고 쨍그랑 하는 소리가 귀에 들리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런 시적 논리의 전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이해되는 바이지만, 말실수를 수습하려는 노력 역시 몸과 말의 거리 조정에 달려 있다. 바로 그 거리 조정에 ‘천하대사’가 걸려 있기에, 컵을 놓치면서 흐트러진 말을 몸 곁에 두려는 어떤 절박한 찰나가 교차한다. 따라서 “침묵이 컵을 들어 올린다”라는 것은 바로 이런 교환과 전치에 의해 발생하는 풍크툼을 잘 추스른 이에게는 비유가 아니라 즉물적 진술로 간주된다. 그것이 권주열 시의 힘이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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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을 밟아서 진물이 흐를 때까지/ 내 목청을 불태우듯 흩날리는/ 노래 몇 줄”이 시가 되는 까닭은 흔들리면서도 매번 가까스로 중심을 수복하는 언어가 맹목의 섭리와 적빈의 생을 붙드는 진자의 고정점에서 운동하기 때문이다. 오정국 시집 『눈먼 자의 동쪽』은 맹목과 적빈의 간극에서 운동하는 고정점을 지닌, 어떤 허위도 마다하는 진짜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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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의 주관적 변용이나 실재의 환기 등과 전연 맥락을 달리하는 것은 아니면서도, 시집 전체가 일종의 이미지들의 원심력과 구심력에 의해 독자적 구조물을 축성하고 있으니, 최근 보기 드문 사례에 해당하는 이 시집 안에서 탄생하는 내적 실재를 20세기의 모든 소설을 개시한 작가의 힘을 빌려 도 하나의 ‘틀뢴’이라 칭하는 것도 과장은 아닐 것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틀뢰은 보르헤스의 소설에 등장하는 한 가상 세계에 붙여진 이름이다. (중략) 안미린의 첫 시집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면서 마음속에서 꿈틀했던 것은 바로 그런 맥락에서의 ‘틀뢴’이었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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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숙 「1월 1일」 외 5편 사물과 접촉하는 우리의 감각을 고유한 언어로 표현하는 이 시인은 오래된 사물과 일상 자체를 새롭게 해석하거나 세계를 접하는 감각 자체를 일신하기보다는 지각과 감각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통해 공감의 영역을 확보한다. 즉, 그의 시는 우리에게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의 새로운 노선을 개설해주었다. 그러므로 그의 시가 우리에게 이만큼 가까이 와 있는 것은 낯선 세계를 동행하는 이들의 연대감보다는 늘 다니던 길에 신설된 노선을 함께 타고 다니게 된 즐거움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 ‘당신’이라는 시어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김행숙의 작품들에서 그 말의 어감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것 역시 그 때문이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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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숙 「1월 1일」 외 5편 사물과 접촉하는 우리의 감각을 고유한 언어로 표현하는 이 시인은 오래된 사물과 일상 자체를 새롭게 해석하거나 세계를 접하는 감각 자체를 일신하기보다는 지각과 감각의 방식에 대한 새로운 설명을 통해 공감의 영역을 확보한다. 즉, 그의 시는 우리에게 세계를 지각하는 방식의 새로운 노선을 개설해주었다. 그러므로 그의 시가 우리에게 이만큼 가까이 와 있는 것은 낯선 세계를 동행하는 이들의 연대감보다는 늘 다니던 길에 신설된 노선을 함께 타고 다니게 된 즐거움 때문이다. 또한 ‘우리’나 ‘당신’이라는 시어를 가장 적극적으로 도입한 김행숙의 작품들에서 그 말의 어감이 자연스럽게 전달되는 것 역시 그 때문이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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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질적인 것들을 한데 모으는 지성의 작용과, 그것을 이미지를 통해 벼려내는 감수성의 마감이 이제는 별일 없이 예사롭게 발휘되고 있을뿐더러 더욱 풍부하게 펼쳐지고 있으니 그의 앞에 놓인 어떤 미지도 이제는 한국 시의 축복이 되리라 확신한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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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 없는 날이 오면 떠날 것”, 조건은 언제나 사랑이다. 이 모든 사태의 유통기한은 사랑이다. 방법은 침묵이다. “무언의 직물을 짜고 있는 구름처럼” 단단하게 떠 있는 것, 떠서, 무(無)로 언어의 그물을 짜는 것, 그것이 시인의 숙명이다. 눈앞의 비옥한 흙을 배반하고 몰락의 중력을 배반하고 시간의 미련을 배반하고 망각을 배반하고 떠남과 귀환의 사필귀정을 배반하고 급기야 무언을 배반할 생래적 모순을 품은 언어, 바로 거기, 고요와 불안이 교차하는 곳에서 혁명은 싹트는지 모른다. 이 시인의 붓끝을 보라.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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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인 방식으로 씌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읽고 나면 진한 서정성이 남는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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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생소하지 않은, 묘하게 아름다운 무언가를 만나고 있는 것 같은 느낌.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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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강의 첫 시집이 시민에서 민중으로 고양되었다가 다시 서민으로 심리적 강등을 겪은 이의 내적 구조물이라는 것과 동시에 그의 시집이 그 비관의 구조물들을 스스로 허물고 있는 ‘노래’를 품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비관의 건조한 결기도 과거로부터 연면히 흐르는 노래의 습기도 그 자체로는 이 시집의 주조를 형성하지 못한다. 다만 단단히 굳은 심리적 구조와 부단히 과거로부터 유입되는 노래가 진자 운동을 하는 현장을 우리가 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지각의 차원이나 재현의 차원이 아니라 운동의 차원에서 구조와 흐름을 넘나드는 시의 현장을 우리가 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짧은 이 두 줄 어디에선가 2000년대 시의 한 이력서가 완성되어 가고 있다. “불협화음으로 떠난 자들의/ 노래여, 이제는 안녕.”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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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움은 기원에 대한 열망의 다른 이름이다. 인간의 삶 내부에서는 알 수 없는 목적과 기원임에도 미만과 부정합에 대한 내감만이 외려 생생해지는 순간들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기원을 더듬는 이의 심중에 가득한 것은 천분의 삶으로부터 멀어질 때마다 차곡차곡 쌓이는 바깥이다. 이 시집에서 바깥의 자리가 그토록 언어의 유곡에 깊이 파인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해 질 녘에 서성대는 마음이 바깥과 삶의 영점에서 개시하는 오디세이아가 이 시집의 본령이다. 그러니까 이것은 정념으로 무장한 서사시이며 귀환 없이 끝이 난 서정시이다. 실로 재고에 값하는 파격은 대개 이렇게 낮게 스민다. 무섭게 다정하고 다정하게 무섭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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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방대한 체계에 이 짧은 글이 무엇을 더 얹을 수 있을까? 하여 오히려 덜어내는 방식으로 권혁웅의 비평에 대해 질시의 말을 붙여본다. 우선, 그의 비평에서 철학을 덜어내자. 그러자, 그의 글은 개념의 청사(廳舍)가 아니라 온갖 이미지들이 쟁투하는 사유의 링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다시 그의 글에서 정치와 윤리를 덜어내자. 그러자, 권유나 명령이 아니라 온갖 처음 보는 질문들이 쏟아져나온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시인 고유의 수사마저 덜어내고 흘겨보자. 이번엔 글이 아니라 육성이 육박한다. 애써 덜어내고자 하는 것들의 고향을 모두 지니고 있으면서 그 고향에서 태연자약하며 놀고 있으니, 아하, 그의 비평은 시인들의 복된 독이구나. 개념을 해독하고 질문을 쟁이고 육성들이 정박하는 세 겹의 독이구나.
2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9일 출고 
여기 실린 시들은 로맨티시스트 적선(謫仙)의 만가이다. 형식의 불멸 대신 불멸의 형식을 겨눔으로써 적선의 낭만주의는 우리 시에 없는 낭만주의 본연의 내적 풍경을 낳는다. 그리고 그것은 요원한 불멸을 지상의 질료적 차원에서 발견하는 것으로 구체화된다. 상기되지 않는 불멸에 대한 기억의 화인을 문질러 영원을 소환하는 대신, 시인은 솔기 없는 지상의 삶들을 이어 불가능한 바벨탑을 누인다. 임선기의 풍경은 바로 그렇게 다른 생으로 한사코 치닫는 바다 위로 누인 바벨탑 위의 언어가 닿는 임계점에서 발생한다. 이 시집의 곳곳에서 적선에 의해 누설되는 지상의 풍경은 그 임계점들의 고유명사다. 대개 그것들은 차갑게 불타며 지상에 유폐된 이의 기억의 임계에서 끓는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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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은 틀림없이 물의 시집이다. 물에 대한 시집이기 때문이 아니라 음성으로 육화된 물이 차고 넘치는 물의 집이기 때문이다. 물길이 덧없는 인생 속에서 미의 극치를 보여준다고 간파한 이는 샤를 보들레르였다. 문정희 시인은 물을 통해 미의 극치를 표상하지 않고 즉자적으로 물로서 발화함으로써 미의 극치를 실연한다. 정화와 생명의 이미지로 표상되는 대신 물의 언어들은 여기서 스스로 극치의 고독과 처절한 비감으로 들끓다가 마침내 어떤 변명도 필요 없고 긍지도 소용없는 홀연한 즉자의 세계를 열고 있다. 그것이 사랑이랴. 물의 가르침을 이해하려면 그 물을 마시라는 선종의 지혜보다 즉각적인 물의 몸 하나가 지금 우리 앞에 당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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