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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하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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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아무튼, 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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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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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야 할 때 나는 기쁨보다 두려움을 먼저 느끼고 그것은 다른 것보다 내가 과체중이라는 데에서 온다. 월경 불순이 오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마른 여성들의 몸 이 눈을 돌리는 곳마다 전시되고, 이들의 자그마한 결점마저도 낱낱이 파헤쳐 등급이 매겨지며, 이를 소위 ‘건강함’을 추구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하는 세상에서 있는 그대로의 몸을 드러 내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저자가 말했듯 건강한 몸의 모습은 무척 다양할 수 있다.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까지 가지 않더라도 과거 동아시아만 하더라도 건강함의 상징은 근육질의 몸이 아니라 넉넉한 품을 가진 몸과 발그레한 낯빛이었다. 케이트 맨은 구체적인 증거와 논리를 바탕으로 우리가 뚱뚱함을 건강하지 못하다는 생각에 혐오하는 것이 아니라, 대체로 오랜 시간에 걸쳐 혐오하게 되었기 때문에 건강하지 않다고 결정했다는 것을 끈질기게 설득해 보여준다. 비만혐오가 심한 곳에서는 나를 위해 존재하는 몸으로서가 아니라 타인을 기쁘게 하는 존재로서의 몸에 집중하게 된다. 일찌감치 자신의 본능과 몸이 주는 신호를 무시하고 억압하다 보면 본능이 보내는 신호를 예민하게 감지해야 하는 다른 순간에서도 스스로를 지키지 못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나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저자가 지적했듯 가장 큰 피해자인 여성이 비만혐오를 영구화하는 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여성들은 비만혐오를 내재화하면서 자신과 타인을 단속하고 이를 무기화해 자신의 상대적 지위를 끌어올리려 애쓴다. 보디 포지티브 운동보다 더 섬세하고 정교한 언어가 등장한 것이 기쁘다.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먹을 때마다 은근한 수치심을 느끼는 수많은 친구들과 함께 읽고 밤새 대화를 나누고 싶어지는 책이다.”
2.
최근 읽은 책 중 저자와 가장 치열하게 다투며 읽은 책이다. 처음에는 좌파라는 말에도, 워크를 향한 비판에도 거리낌을 느끼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싶었다. 그러나 중반쯤 읽을 때부터 저자의 혹독하고도 논리적인 주장에 완벽하게 설득되기 시작했고, 내가 가진 진보적 입장이라는 것이 상당 부분 계몽주의 사상가들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되었음을 인정하게 됐다. 간결하고도 강인한 글이다. 모두가 피해자의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달려가며 “트라우마의 숲”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현 상황에 나침반 역할을 한다. 나와 타인의 삶을 개선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허무주의가 아닌 희망을, 몽롱한 지적 유희가 아닌 이상을 현실에 실현시킬 구체적인 지적 자원을 쥐어준다. 저자의 열정과 지성 그리고 가차 없음에 박수를 보낸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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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용기 내어 자기답게 살아가려는 사람의 모습에는 보는 이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힘이 있다 소박하고도 야심 없는 이 그림에세이를 읽는 동안 나는 보선이 어떤 방식으로 유일무이하고 독특한 예술가인지 완전히 납득했다. 보선은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하지 않아도 충만한 존재다. 화려하게 치장하고, 소리쳐 목소리를 높이고, 몸집을 부풀리며 존재감을 뽐내는 사람들 틈에서 그는 조용히 자기 자신이 되어간다. 너도 나도 주인공이려는 세상에서, 희미한 존재감을 자랑하며 끊임없이 타인에게 감탄하는 사람이라니, 이 사람의 옅음이 그를 귀하고 특별하게 만든다. 물론, 자기 자신이 되어가는 길은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그림을 그리면 이상하게도 희망을 말하게 된다는 보선의 말처럼, 그것이 어떤 모습이건 용기내어 자기답게 살아가려는 사람의 모습에는 보는 이를 제자리로 돌려놓는 힘이 있다. 별이 항상 거기에 있듯이 말이다.
4.
  • 자궁 이야기 - 몸의 중심에서 우리를 기쁘게도 슬프게도 하는 존재에 관하여 
  • 리어 해저드 (지은이), 김명주 (옮긴이) | 김영사 | 2024년 2월
  • 24,800원 → 22,320 (10%할인), 마일리지 1,240원 (5% 적립)
  • (3) | 세일즈포인트 :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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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구 서소문로 89-31)
“자궁에 관해 인류가 쌓아온 언어는 오랫동안 자궁을 혼란스럽고 예측 불가능하며 광기를 불러일으키는 존재로 그려왔다. 이렇듯 여성과 여성적인 것에 대한 멸시로 오염된 지식을 걷어내고 그 안의 빈자리를 채울 때 우리는 어떤 언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어떤 지식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하는 것보다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일이 훨씬 더 어려운 법이다. 이 책은 그 어려운 일을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성실하고도 섬세한 방식으로 해낸다. 리어 해저드는 자궁을 지닌 당사자이자, 조산사로서 풍부한 경험을 지닌 전문가이고, 또한 지식에 잠재된 권력을 알고 있는 자이면서 그 지식을 이용할 수 있는 자이기도 하다. 이보다 더 적절한 저자가 있을까? 이런 책이 등장하기까지 인류에게는 수백, 수천 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5.
여성 억압이 있다는 것을 내게 알려 준 것은 이데올로기로서의 페미니즘이었지만 그런 억압에 대응해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알려 준 것은 여성 작가와 그들이 만들어 낸 여성 인물들이었다. 『천 척의 배』가 무엇보다 청소년에게 읽혔으면 한다. 읽히고 또 읽혔으면 한다. 인생의 어려운 순간마다 지혜로운 선택을 내릴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 책을 처음 읽을 독자들이 벌써 부럽다.
6.
독일도 이렇다니! 읽는 내내 한탄했다. 여성에게는 국가는 없다더니, 진짜구나. 그러나 이 말을 거꾸로 생각해 보면 여성은 어떤 국가든 갈 수 있고, 또 어떤 국가의 여성이든 친구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성들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은 바로 친구다. 나의 경험을 인정해 주고, 나의 말에 맞장구치며, 나의 편을 들어주는, 나를 웃게 해주는 친구. 이 책은 바로 그런 친구 같은 책이다. 읽고 나면 움츠러든 어깨가 펴지고, 누군가 등을 밀어주는 듯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긴다.
7.
자신의 웃음소리조차 무례하게 여겨지는 세상에서 살아남은 여성, 우울과 자살 사고에 시달리면서도 한 편의 시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 살아남은 여성, 끝내 자신의 이야기를 먼 곳까지 도달하게 하는 데 성공한 여성, 불완전함을 숨기는 대신 드러내며 자신의 내면세계를 지켜낸 이 여성에게 감탄하지 않는 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
8.
  • 제가 참사 생존자인가요 - 이태원 참사 생존자 김초롱이 건너온 319일의 시간들  choice
  • 김초롱 (지은이) | 아몬드 | 2023년 10월
  • 18,000원 → 16,200 (10%할인), 마일리지 900원 (5% 적립)
  • (13) | 세일즈포인트 : 3,155
슬픔을 달래는 유일한 방법은 무언가를 새롭게 창조해내는 것이다. 김초롱 작가가 폐허 속에서 창조해낸 이 책에는 잠들어 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소리쳐 깨우는 압도적인 증언들이 가득 차 있다. 이 책은 참사 현장에서 아직 구조하지 못한 수많은 김초롱들을 살려낸다. 그 구조의 손길에는 한국 사회에 살아가며 애도를 빼앗긴 모든 이들의 마음이 연결되어 있다. 빼앗긴 애도를 되찾기 위해서는 먼저 응시해야 한다. 그 일을 해내고야 만 김초롱 작가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9.
  • 양탄자배송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울고 있는 여자에게, 미쳐 있는 여자에게 무엇이 그렇게 당신을 힘들게 했느냐고 물으면 여자는 말문이 막힐 것이다. 이걸…… 이걸…… 다 어떻게 설명한단 말인가? 이 책은 그 여자를 위해 대신 말해주는 역할을 한다. 책에 담긴 세세한 성차별의 순간들은 누군가에게는 너무나 익숙할 테고 누군가에게는 깜짝 놀랄 만큼 충격적일 것이다. 이 폭발적인 책이 차별은 없다고 말하는 어떤 사람들의 세계를 부수기를 바란다.
10.
『양손에 토카레프』를 읽다보니 순식간에 비좁은 방에 쭈그리고 앉아 책의 세계로 도피했던 어린 시절로 돌아가고 말았다. 내게 필요한 건 바로 이런 책이었다. 미아와 후미코의 이야기는 그때의 나를 물 샐 틈 없이 꼭 안아주는 듯했다. 뒤늦게나마 위로받은 외로움을 곳곳에 자랑하고 싶다. 이곳이 아닌 다른 세계가 있음을 믿어야만 하는 아이들, 인생의 달달한 짧은 몇 순간을 제외하고 언제나 정체 모를 노스탤지어를 느끼는 어른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중 누군가에게는 구원이 될지도 모르니까.
11.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객관’의 탈을 쓰고 자신이 가진 편견과 이기심을 무책임하게 정당화하던 사람들로부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진화론을 구출해낸다.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이 책이 교과서였으면 좋겠다. 과학책이 낯선 독자에게 특히 추천한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12.
어머니의 말하기와 딸의 글쓰기가 반복되다가, 어머니가 딸에게 책을 읽어주는 마지막 장면에서 나는 정말 감동했다. 말하는 이와 듣는 이, 쓰는 이와 읽는 이가 한데 모여 한 사람을 이야기 속에서 다시 살게 한다. 그 장면의 진가를 느끼기 위해서는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읽어야 한다. 이야기하는 존재인 한 우리는 “훼손되지도, 모욕당하지도, 소멸하지도 않는다”는 것을 이 책 전체가 생생히 증명한다.
13.
“이 책의 훌륭한 점에 대해 말하자면 2박 3일에 걸쳐 이야기해도 부족하다. 책을 읽으며 나는 이 책의 존재, 이 작가의 존재에게서 진실한 위로를 받았다. 그 누구에게도 받을 수 없어 평생을 기다린 위로였다. 역사적으로 광인들은 땅 구덩이에 한꺼번에 파묻히거나 평생을 정신병동에 갇히는 등 여러 방식으로 공동체에서 추방되었다. 여기, 추방된 자가 돌아와 자신이 본 것을 증언한다. 그 덕분에 독자는 정신세계가 얼마나 큰 가능성과 경이로 가득 차 있는지를 생생히 배운다. 서구의 정신의학적 체계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과학과 동양의학, 심리상담과 신비주의 이야기까지 폭넓게 광기의 해석을 다룬 이 책은, 현실과 환상 사이에서 혼란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길잡이가 될 것이다.”
14.
  • 자미 - 내 이름의 새로운 철자  choice
  • 오드리 로드 (지은이), 송섬별 (옮긴이) | 디플롯 | 2023년 1월
  • 18,000원 → 16,200 (10%할인), 마일리지 900원 (5% 적립)
  • (15) | 세일즈포인트 : 2,585
흑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의 여성 운동 연대기가 펼쳐지리라 예상했던 나는 클리토리스 이야기가 나오는 프롤로그를 읽을 때부터 조금 당혹했다. 《자미》는 400페이지가 훌쩍 넘는 분량 내내 여성에 대한 사랑 이야기로 가득했고 그 사랑은 운동의 동지나 자매로서의 사랑이 아니라 쏟아지는 햇살 아래에 몸을 온전히 드러낸, 침대 위에서 기분 좋게 엉켜 있는 두 여자의 땀에 젖은 몸에서 흘러나오는 그러한 사랑이다. 책을 다 읽고 나니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운동과 투쟁의 영역이 키스와 관능과 성애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는 메마른 상상은 언제부터 왜 하게 되었던 걸까? 오드리 로드가 《시스터 아웃사이더》에서 말했듯, 성애는 “영적인 것과 정치적인 것을 이어주는 다리”이며 “우리 안의 가장 깊고 강력하고 풍요로운 것을 신체적·감정적·심리적으로 표현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 즉 가장 깊은 의미에서의 사랑을 향한 열정”이다. 이 열정은 힘과 앎과 연결의 원천이 되어 우리를 행동하게 만든다. 나와 타자를 섞어주고 나와는 너무나 다른 그를 알아보기 위해 스스로 뻗어나가 자라게 만든다. 그런 점에서 키스가 없다면 운동도 없다. 아아, 오드리 로드처럼 쓰고 오드리 로드처럼 살고 싶다. 《자미》는 지구상에서 가장 섹시하고 가장 정치적인 자전신화다.
15.
살기 위해 쓴 글을 읽을 때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부서지지 않는 인간 내면의 어떤 것을 목격하는 것 같다. 이 책은 스스로 죽어감을 깨닫고, 그래서 죽고, 새로 태어나는 재탄생의 이야기다. 치유는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나와 비슷한 고통을 겪는 타인, 내 고통을 지켜본 타인과 함께, 그들과의 연결감을 회복하며 이루어진다. 책을 읽는 내내 늦은 밤 외로움과 수치심에 허덕이며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떠올랐고 이 책만이 그들 곁에 남아 위로를 건네주는 듯했다. 술에 너무도 관대한 한국 사회에 등장한 소중한 책이다.
16.
홍칼리의 글을 신뢰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그의 글이 그의 몸과 가까워서다. 언제나 그가 속한 삶, 관계, 사회의 물질적인 토대 위에서 생생히 피어난 글을 읽게 된다. 이런 글은 독자를 소외시키지 않는다. 둘째는 정직해서다. 복잡하고 어려운 글로 헷갈리게 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진실을 드러낸다. 이런 글은 독자를 기만하지 않는다. 전통적인 종교 개념이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무종교의 시대에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고 영적으로 굶주린 사람들이 많아짐을 느낀다. 간절함이 커질수록 공포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휘둘릴 위험도 커진다. 우리는 무속신앙을 과하게 신비화하거나 비과학적이라고 낙인찍는, 두 가지의 극단적인 관점 사이에서 어느 하나를 택하지 않고도 다양한 태도를 취할 수 있고 그래야만 한다. 이 책은 무당을 신비화하지 않으면서도 타인의 고통에 감응하고 공동체의 애환을 달래주었던 ‘돌보는 존재’로서의 무당을 복권해낸다. 또한 그들이 극한의 고통 상황에서 창조하는 자리로 옮겨간, 스스로 삶과 언어를 해석하는 주체적이고도 용감한 사람이라는 점도. 무(巫)의 세계의 몇 장면을 언어화해준 저자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이 책이 세상에 나온 것을 뜨겁게 환영한다. 나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의 글을 지키고 옹호하는 사람일 것이다.
17.
이 책은 우리가 기술을 남성적인 것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오랫동안 발전해 온 여성의 기술 혹은 여성적이라고 여겨진 기술을 정식 기술로 보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가사 노동이나 돌봄 노동, 몸과 관련한 지식들이 그렇다. '여성다움'을 이유로 기술의 세계에서 배제된 것들을 들여다보면, 우리에게 익숙한 기술사가 '남성다움'에 맞추어진 상당히 특정한 버전의 이야기였음을 알게 된다. _하미나(논픽션 작가, 《미쳐있고 괴상하며 오만하고 똑똑한 여자들》 저자)
18.
어려서는 결혼하지도, 아이를 갖지도 않은 젊은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면 큰일이 나는 줄 알았다. 문턱을 넘는 순간 내 이마에 “문란한 여자”라는 딱지가 붙는 것만 같았다. 더는 산부인과에 갈 때마다 수치심을 느끼지는 않지만 자주 모멸감을 느낀다. 성생활과 관련해 느닷없이 어쭙잖은 도덕적 훈계를 듣기도 하고, 소음순이나 질 모양을 성형하라는 광고에 불쾌해지기도 하고, 여성으로서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을지 모른다는 근거 없는 불안을 안고 집에 돌아오기도 한다. 초반부에 등장하는 “완경 경험은 엄청난 규모의 디아스포라다”라는 문장을 읽자마자, 나이 듦을 두려워하라고 가르친 세상과 그런 나를 “굴욕 의자”에 앉혀 함부로 대해온 병원에서의 경험으로부터 위축된 마음을 위로받았다. 마치 페미니스트 친구가 우리의 모든 고충을 들은 뒤 “얘들아, 조금만 기다려봐. 내가 전문의 따올게” 하고 진짜로 산부인과 전문가가 되어 돌아와 엄청난 성실함과 꼼꼼함 그리고 수다스러움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해준 느낌이다. 물론 우리에겐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가 남았지만, 최소한 나는 그의 책을 읽으며 완경 과정과 그 이후의 삶이 두렵지 않아졌다. 기대되기까지 한다. 이제 막 월경을 시작한 사춘기 여자부터 할머니가 된 여자까지, 내가 아끼는 모든 여자들의 책장마다 이 책을 꽂아주고 싶다.
19.
학계에서 조용히 사라진 여자 선배들을 생각할 때마다 통곡하고 싶어진다. 그들이 능력에 비해 더 많은 기회와 더 많은 연봉을 갖지 못해 슬프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홀로 자기 불신과 싸워야 했을 시간들이 떠올라 애통하다. 차별은 대놓고 이뤄진다기보다는 어딘가 늘 찜찜하게 이루어지고, 명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여성 연구자는 자기 능력을 의심하며 갈수록 위축된다. 이 책은 10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가장 탄탄하고 정교하며 세련된 방식으로 성차별이 실재함을 증명해 보이고, 그 경로를 자세히 드러내며, 무엇을 고쳐야 할지 알려준다. 과연 연구자답다. 학계는 이 책의 등장에 감사해야 한다. 남녀 불문, 연령 불문 모든 대학 구성원이 읽어야 할 필독서다.
20.
브라이언 헤어와 버네사 우즈의 책을 읽을 때마다 과학이 얼마나 따뜻하고 긍정적일 수 있는지 감탄한다. 우리가 개를 억지로 가축화해 퇴화시킨 것이 아니라, 개가 자기가축화 과정을 거치며 인간과의 삶을 선택했고, 그로 인해 개만의 천재적인 인지능력이 진화했다는 사실은 곱씹을수록 놀랍고 뭉클하다. 개에 대한 책이지만 그 이상으로 읽힌다. 사랑의 생물학 책으로 말이다. 서로의 곁에 남기로 결정한 시간들을, 서로를 길들인 수많은 시도들을 실패라고 생각했던 순간마저 긍정해주는 듯하다.
21.
청년 자살을 “가장 외로운 선택”이라 부르기로 한 이 책을 힘껏 지지하고 싶습니다. 이제껏 청년 자살을 “가장 이기적인 선택”이라 말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왔고, 그럴 때마다 내 일이 아님에도 상처받고 분노했습니다. 다음 순간 생각했습니다. 자살 위기에 처한 사람들을 누구보다 알아주는 사람이 되겠다고, 그들의 편이 되겠다고. 이 책은 같은 마음을 먹고 편들기를 자처한 어른들의 책입니다. 청년 자살은 청년들만의 문제가 아닌 “여러 세대에 걸친 재난”이 드러나는 하나의 결과일 뿐입니다. 자꾸만 청년이 자살하는 곳에선 어떤 세대도 온전히 행복할 수 없습니다. 가족 구성원으로, 친구로, 동료 시민으로, 또 같은 인간으로 우리는 모두 연결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 일은 다름 아닌 바로 당신의 일입니다. 그것을 알고 정신건강의학자, 인류학자, 보건학자, 사회복지학자, 상담사, 사회역학자가 자신들이 가진 언어를 모았습니다. 이 책을 통해 타인의 고통에 책임 있게 반응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배웁니다. 모든 세대에게 읽혔으면 하나, 특히 정책을 집행하고 결정하는 사람들의 필독서가 되었으면 합니다.
2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5월 24일 출고
    (중구 서소문로 89-31)
  • 이 책의 전자책 : 17,000원 전자책 보기
가장 낮은 곳에 가장 귀한 것이 있다는 말은 샌드라의 삶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나는 그녀가 세상의 기준이자 우주의 중심인 곳에서 살고 싶다.
23.
평생 단 한 번만 쓸 수 있는 책이 있는데, 자신의 삶을 걸고 쓰는 책들이 그렇다. 이런 글을 만날 때면 나는 납작 엎드려 항복하듯 맹세한다. 절대로 말장난 하지 않겠다고, 삶보다 글이 앞서게 하지 않겠다고. 『더 로스트 키친』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상처를 떠올리는 것으로 시작해 더 이상 사과와 인정을 기다리지 않는다고 말하며 끝이 난다. 인생의 가장 절망적인 순간에도 우리가 먹을 음식 위에 꽃을 올려 나와 남을 대접해온 여자들을 떠올리며 나는 챕터마다 울었다. 오랫동안 이 책을 처음 읽던 순간을 그리워할 것이다. 으스대지 않는 그의 음식처럼 그의 글 역시 읽는 이를 주눅 들게 하지 않는다. 소박하고 부드럽게 빛나는 삶의 아름다움이 길 잃은 주방, 로스트 키친의 화구에서 활활 타오른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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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아침 7시 출근전 배송
    (중구 서소문로 89-31)
흔히 사람들은 과학기술의 세계에서 이뤄지는 결정들이 객관적인 증거에 기반해 논리적인 과정을 거쳐 도출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감정과 욕망, 또 복잡한 윤리적 딜레마로 점철된 인간사와는 무관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모든 과학은 진공 속에서 행해지지 않고 특정한 시공간 안에서 특정한 사람에 의해 수행된다. 언제나 육체를 가진 인간을 통해 실생활에 그 모습을 드러낸다. 생명윤리학은 과학과 윤리학이 결합된 분야로서 두 학문의 특성을 모두 반영한다. 과학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일상의 문제를 현실적으로 풀게 돕는다. 코로나, 동물실험, 장기이식, 연명치료, 대리모나 인공수정과 같은 재생산 기술 등 우리 앞에는 이전 인류는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런 문제에 제대로 응답하지 못할 때, 인류는 또 한 번의 신종 바이러스는 물론이고 어쩌면 자기 자신의 멸종까지 초래하게 될지 모른다. 이 책은 한 번도 만나 본 적 없던 세계를 탐색할, 우리에게 주어진 다정하고도 현실적인 지도이다.
25.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객관’의 탈을 쓰고 자신이 가진 편견과 이기심을 무책임하게 정당화하던 사람들로부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진화론을 구출해낸다. 지식인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이 책이 교과서였으면 좋겠다. 과학책이 낯선 독자에게 특히 추천한다.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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