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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원도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직업:경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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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월 <있었던 존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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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째서 난 한 번도 미셸이 아니야?” 남편에게 네 발의 총을 맞고 숨진 미셸이 했던 말이다. 어째서 미셸은, 그 누구보다 미셸이어야 할 가정 안에서 단 한 번도 미셸이 될 수 없었던 걸까.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에는, 나아가 전 세계에는 도대체 몇 명의 미셸이 있는가. 한 사람이 스스로를 잃어버리기까진 긴 학대의 시간이 놓여 있다. 자동차가 터널을 통과할 때도 운전자가 졸지 않도록 경보음을 울리는데 하물며 사람이 상실의 터널을, 나아가 죽음의 터널을 통과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경보를 울릴 기회가 있었을까. 우리는 울어야만 한다. 질문을 던져야만 한다. 번쩍이는 신호를 사방에 흩뿌려야 한다. 터널 곳곳에 설치된 비상구를 통해 피해자가 무사히 햇볕 아래로 돌아올 수 있도록. 미셸 스스로 온전히 미셸로 살아갈 수 있을 때까지.
2.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은 이 책을 쓴 작가이자 소그노 대표이며 댄서에다가 사장까지 역임 중인 허휘수를 만나 ‘최적의 때에 비싸고 맛있는 술’을 마시고 싶어질 것이다. 지금 내가 그러고 싶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으므로 아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모두에게 일잔을, 아니 일독을 권한다.
3.
공무원은 흡사 『어린 왕자』에 나오는 가로등을 켜는 사람과 닮아 있다. 명확한 이유도 모른 채, 부질없게 느껴지는 일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노동자. 그럼에도 그 일을 멈출 수 없는 사람. 이 책을 읽으면 그 일을 공무원이 왜 해야만 하는지, 왜 그런 방식을 따를 수밖에 없는지, 사회 속 시스템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될 것이다. 부질없어 보일지언정 가로등이 꺼지게 두어선 안 된다. 누군가에겐 그 빛이 유일한 햇빛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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