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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국내저자 >

이름:허수경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4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진주

사망:2018년

직업:시인

데뷔작
1987년 실천문학 등단

최근작
2023년 10월 <빛 속에서 이룰 수 없는 일은 얼마나 많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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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안현미 시인의 시들은 “수상한” 시간에 쓰인 “한계와 임계” 사이에서 길어 낸 “거짓말”이다. 그의 “거짓말”들은 “옥탑방” 안에서 “밤 속의 밤”에 “비 밀의 문이 열리고” “물병 속의 물이 달콤해지”는 순간에 배임된다. 혹은 “오후 세 시”로 “구렁이를 탄 계집아이가 날아가”는 순간에 자라나는 “거 짓말”이다. 거짓말의 긴장이, 혹은 “활짝 핀 착란”이 그에게 시를 쓰는 자의 문을 열어주고 “기차표 운동화”가 문을 닫아놓는다. 아니다, 그 문닫음이 이 시인의 시작이었다. “기차표 운동화”란 무엇인가? 아마도 안현미 시인이 시를 처음 시작할 때 마음속 가장 깊숙이 걸어둔 생의 그림은 아닐는지. 그리고 아마도 그 운동화 바닥에 찍힌 기차가 운동화를 빠져나와 칙칙 폭폭, 시로 한 세계를 일구려는 자의 마음의 너른 들을 달릴 때 우리는 한 시인의 탄생을 지켜보며 행복해질 것이다.
2.
어떤 시집은 그 시집의 시간을 독자들에게도 그대로 살게 한다. 신용목의 이번 시집은 그런 시집이었다. 나는 해가 천천히 지는 여름 동안 그의 시집을 읽었다. 읽는 동안 나는 이 시집이 씌어지던 시인의 시간을 살고 있었다. 그리고 내가 시인의 시간을 사는 동안 시인의 시들은 내 내면에서 다시 씌어졌으며, 내 눈 앞에는 아름답고 참혹한 시집의 순간들이 나타나서는 오랜 벗인 듯 허물없이 머물렀다. 나도 물론 보내지 않았다. 이런 시적인 시간은 흔하지 않기도 하지만 아름다운 모든 것이 그러하듯 보내버리면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3.
모난 돌이 정을 맞는다는데도, 그때 우리는 정을 맞을까봐 두려워하면서도 서로 모난 돌이 되기를 부추겼다. 해철은 영원히 모난 돌이었다. 그래서 정을 맞았으며 그 순간을 안아 뛰어넘으며 노래했다. 해철아, 나는 우리가 나이순으로 가기를 소망했다. 나의 부고를 네가 먼 지인으로부터 듣고 한 잔의 소주로 부음하면서 우리가 벗들과 함께 보낸 좋은 시간을 추억해주기를 소망했다. 그런데 내가 너를 기린다, 독일이라는 머나먼 곳에서…… 그것이 원통하고 아프다.
4.
시인 아빠 효인이가 다운 소녀 은재를 얻고 기록한 이 책을 읽는 내내 참 짠했다. 앉은자리에서 다 읽어내며 아, 삶은 이렇게 기이하고도 슬프다가 결국은 아름다워질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나는 독일에 살고 있는데,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이 나라에 장애우가 이렇게 많다는 것이 참 의아했었다. 거리에서 인도견을 데리고 산책을 하는 맹인들, 휠체어를 탄 채 씩씩하게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하반신 마비인 청년, 빵가게에서 빵을 사고 있는 다운 소녀들…… 독일인들은 장애우를 사회의 한구석으로 쫓아내 숨기지 않는다. 그들은 장애우를 껴안고 함께 살아간다. 물론 그 배경에는 장애우를 분류해서 살인했던 나치 시절의 끔찍한 경험에 대한 반성이 앞서 놓여 있을 것이다. 그후로 나는 장애우를 쉽게 만날 수 있는 이 나라 이 사회 이 거리를 사랑하게 되었다. 내가 어디에서 왔고 어떤 모습을 하고 있든 간에 이 사회에 살 권리가 보장되겠다는 안심과 함께. 엘리자는 내 독일인 친구다. 이제 스물한 살이 된 그녀를 처음 알았을 때가 열한 살이었으니 10년 지기인 셈이다. 그녀도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났다. 얼마 전 내 생일에 그녀가 전화를 했다. “건강하고 행복해. 그리고 마음 단단하게 먹고 잘 들어. 나, 오늘 너를 보러 못 가. 슬프겠지만 꿋꿋하게 생일 보내. 나, 오늘 춤 연습 하러 가야 해.” 거의 1년을 엘리자는 그녀와 같은 장애를 가진 이들과 함께 무대에 서기 위해 춤 연습을 하고 있었다. 건강하고 행복하라는 말이 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엘리자의 말대로 그녀가 오지 못해 슬펐지만 나는 꿋꿋하게 생일을 보냈다. 기이하고도 슬프다가 결국은 아름다워질 수도 인생이여.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2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7,020 보러 가기
이 글을 읽으면서 나는 빨래를 하고 밥을 짓고 버스를 타고 시내를 다녀왔다. 부고를 듣고 누군가의 집 안에서 아이가 태어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사이사이 보일러는 고장이 났고 수도관은 얼어 터졌다. 그 사이사이 전쟁과 삶은 이 세계에서 계속되었고 내 유한적인 삶도 이 시간의 공간 속에서 진행되었다. 《내 이름은 술래》는 저승과 이승을 아우르는 아픈 이들의 이야기이다. 누군가에게 납치되어서 죽은 아이, 술래. 그 술래를 이끄는 북한에서 온 아이, 영복이. 월남전에서 피치 못할 죄를 저지른, 이제 곧 이곳을 떠날 한 노인. 이미 이곳을 떠났으면서도 아직 머무르고 있는 다른 노인, 광식이. 읽는 동안 눈가를 젖게 했던 이 이야기는 어느 거대한 도시 주변에서 일어난다. 당신의 삶이 중심부가 아닌 주변부를 맴돌고 있다면(어떤 의미에서 모든 삶은 중심부이고 주변부이다) 당신은 이 이야기를 사랑할 것이다. 슬픔을 아우르며 환상으로 이 파렴치한 세계를 다독이는 이야기, 슬픔을 지긋이 누르면서 거대함보다 작은 유머를 정직하게 적은 이야기. 당신은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오늘 당신의 주변부를 맴도는 삶을 뼈저리게 사랑할 것이다. 나는 그랬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읽어보시라고 감히 추천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읽으며 나는 물었다. 술래는 잘 갔을까, 가야 할 곳으로? 그리고 중얼거렸다. 잘 갔으면…… 술래야, 라고. 아마 당신도 그렇게 중얼거릴 것이다. 술래야, 원 없이 잘 가렴, 미안하다.
6.
이 시집 속에는 이듬이가 떠나온 것에 두고 온 것들과 독일이라는 이방에서 만나는 사물과 사람들과 풍경이 얽히고 설켜서 일렁이는 파랑으로 가득차 있다. 시 한 편은 이렇게 시작되어 저렇게 끝나지만 사실 이 시집에 들어 있는 모든 시들은 불쑥 첫행이 나왔다가 장면과 이미지들이 그려지면서 문득 끝난다. 시의 완성도라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잘 쓰겠다라는 욕심을 그녀의 시들은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그녀는 자유의지로 선택한 유배지에서 겪었던 수많은 순간들을 지상중계로 전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7.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이민하의 시들을 읽는 밤이면 뭉크의 화집을 놓고 오래 들여다보게 된다. "모조 숲"과 "테마 파크"에서 사랑을 하면서 "영원히 부패하지 않는 연인"이 되는 순간을 향하여 지르는 비명으로 그의 시들은 읽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비명은 돌발적으로 증식되는 환상과 이미지 때문에 되려 21세기의 어떤 음악으로도 들린다. 뭉크의 그림들을 보면서 질식할 것 같은 비명을 아름답게 느끼는 건 왜인가? 이 세계를 살아가면서 당신들이 질렀던 모든 비명들은 결국은 살겠다는 거였고, 자신의 존재를 극도로 밀고 나가겠다는 다짐이었을 수도 있다. 자신의 존재를 온 영혼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아름다운 인간의 일이다. 그러니 이 시대에 불우하고도 행복한 시를 읽는 사람들이여, 비명 같은 음악이 흐르는 이 시집을 밤에 경험하시라. 그러다 보면 뭉크의 그림들이 샤갈의 그림으로 변해 가는 아주 독특한 시간을 경험할 것이다. 그 시간 동안 “검은고양이소셜클럽”에서 “우리는 모두 서로의 베이비”로 만났다가 다시 헤어지기도 할 것이다.
8.
  • 너랑 나랑 노랑 - 시인 오은, 그림을 가지고 놀다! 
  • 오은 (지은이) | 난다 | 2012년 3월
  • 16,000원 → 14,400원 (10%할인), 마일리지 800
  • 9.4 (10) | 세일즈포인트 : 676
이 책을 사실 때 주의할 점: 1. 물론 이 책은 색과 빛과 그림과 사랑에 대한 책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이 다가 아닙니다. 2. 만일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이 책을 집어들었다면 아주 위험한 일을 한 겁니다. 왜냐구요? 3. 이 책에는 폭발물질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4. 그 폭발물질이 당신의 감성과 아름다움과 사랑에 대한 열망과 결합할 때, 5. 그때 일어날 불꽃 축제에 관하여 이 책을 지은 오은에게는 아무 책임이 없습니다. 다만 아름다운 것들 앞에서 치열하게 웃고 울다가 드디어 쓸쓸해진 죄밖에는. 6. 당신에게도 아무 책임이 없습니다. 다만 오래 이런 책을 보고 싶어한 당신의 기다림에 책임이 있다면 있을 뿐.
9.
그의 시들은 느슨한 시인, 나를 단련시킨다. 그의 ‘시로 씌어진 제사(祭祀)’를 읽으며 나는 달리기를 준비한다. 신발끈을 조이며 겨울모자를 쓴다. 한 시인이 도착한 어느 순간에 동반하기 위하여 정결하게 옷깃을 여민다. 나의 폐활량이 충분하여 이 달리기가 그곳으로 이르길 바란다. 짧고 간결한 제사, 투명하게 슬픈 제사, 풀벌레와 새소리, 낙과와 울퉁불퉁한 과일과 쓸쓸한 어머니를 위한 제사. 이 아득한 아름다움은 본래 우리의 것이었다. 그러나 얼마나 오래전에 아름다움은 우리를 떠나갔나. 태준의 시들은 그 ‘본래 아름다운’ 것들을 우리 앞으로 데려온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더라도 심란하지 않게 저녁을 잘 보내라는 안부인사다. 이런 짧은 안부인사가 시의 어떤 힘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렇지 않다면 시인들이여, 왜 세계는 가장 가난하고 아름다운 연인으로 우리를 기억하겠는가.
10.
  • 콤마, 씨 - 시로부터 사랑이기까지 
  • 강정 (지은이), 허남준 (사진) | 문학동네 | 2012년 2월
  • 14,500원 → 13,050원 (10%할인), 마일리지 720
  • 6.0 (1) | 세일즈포인트 : 93
  • 부록 : CD 1장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2일 출고 
당신은 남성인가? 혹은 당신은 여성인가? 아니면 당신은 콤마인가? 어떤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 찬 우주의 트랜스젠더를 위한 책, 혹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단 하나뿐인 당신을 위한 책, 그리고 익명인 우리 모두의 고독을 위한 책, 강정의 뜨거운 언어로 쓰여진 아주, 그리고 조금은, 술 취한 책…… 그리고 술에서 깨어날 때 어두운 골목에 있는 허름한 식당의 따뜻한 국이 필요한 책(덧붙인다면 당신은 이 책을 읽고 난 뒤 이미 당신을 뜨거운 국처럼, 혹은 빗물처럼, 넘기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덧붙인다면 우리의 위로가 필요한 책).
11.
안현미 시인의 시들은 "수상한" 시간에 쓰인 "한계와 임계" 사이에서 길어낸 "거짓말"이다. 그의 "거짓말"들은 "옥탑방" 안에서 "밤 속의 밤"에 "비밀의 문이 열리고" "물병 속의 물이 달콤해지"는 순간에 배임된다. 혹은 "오후 세시"로 "구렁이를 탄 계집아이가 날아가"는 순간에 자라나는 "거짓말"이다. 거짓말의 긴장이, 혹은 "활짝 핀 착란"이 그에게 시를 쓰는 자의 문을 열어주고 "기차표 운동화"가 문을 닫아놓는다. 아니다, 그 문 닫음이 이 시인의 시작이었다. "기차표 운동화"란 무엇인가? 아마도 안현미 시인이 시를 처음 시작할 때 마음속 가장 깊숙이 걸어둔 생의 그림은 아닐는지. 그리고 아마도 그 운동화 바닥에 찍힌 기차가 운동화를 빠져나와 칙칙폭폭, 시로 한 세계를 일구려는 자의 마음의 너른 들을 달릴 때 우리는 한 시인의 탄생을 지켜보며 행복해질 것이다.
12.
가나다별 l l l l l l l l l l l l l l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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