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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백영옥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4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3년 9월 <힘과 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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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야에 4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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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일로 번아웃된 ‘프로 일잘러’와 일에 허덕이는 ‘일못러’ 모두에게 밑줄 처방이 즉시 가능한 심폐소생기 같은 책이 나왔다. 배울 때는 양이 질보다 중요하다. 선택이 어려울 땐 최악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접근해라. 호감보다 먼저 유능함을 갖춰라. 잘 쉬는 3원칙은 ‘매일, 짧게, 혼자’여야 한다. 갈증을 해소할 유용한 밑줄이 한여름 폭포수처럼 떨어진다.
2.
내 무능이 탄로날까 봐, 친구를 잃을까 봐, 돈이 없을까 봐 늘 걱정인 우리가 지나친 걸까. 걱정의 91퍼센트는 실제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이 위로되지 않는다면 이 책을 펴라. 이 책을 펴는 순간 옷장 속 괴물처럼 숨어 있던 걱정이 실체를 드러내고 사라질 것이다. 그 마법의 문장 중 하나가 “~하면 어떡하지”를 “그럼 이제 뭘 하면 되지?”라는 질문으로 바꾸는 것이다. 여러 권 사서 걱정 많은 내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싶다.
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2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0,800 보러 가기
모든 게 불확실한 세상에서 ‘확실한 취향’ 만큼 우리를 매혹시키는 건 없다. 에어컨보다 제습기, 이메일보다 손 편지와 엽서, 자판보다 만년필, 메모리폼보다 에네탄 베개,  스마트폰보다 전자식 손목시계, 플라스틱보다 유리. 취향은 단순한 소비의 궤적이 아니다. 견고한 취향은 삶에 대한 자세와 세계관을 드러낸다. 같은 식기라도 밥그릇은 묵직한 자기, 국그릇은 가벼운 나무 느낌이 좋다는 사람의 분명한 취향을 들여다보는 게 어찌 흥미롭지 않을 수 있을까.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1일 출고 
아픔을 이해하게 된 사람은 어둠 속에서 빛이 아닌 더 큰 어둠을 본다. 이 책을 읽으며 사회적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해양안전법·소방법 등이 변화했다는 걸 아프게 깨달았다. 이때 비극의 역사는 역설적으로 안전의 역사가 된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에겐 빚이 있다. 그 빚이 빛이 되는 법에 대해 이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삼풍 생존자인 그의 목소리가 내겐 단단한 문장을 넘어선 사회적 증언이고,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이며, 아픔이 길이 되는 법으로 읽힌다. 당신도 그러하기를, 그렇게 가닿길 바란다.
5.
아픔을 이해하게 된 사람은 어둠 속에서 빛이 아닌 더 큰 어둠을 본다. 이 책을 읽으며 사회적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해양안전법·소방법 등이 변화했다는 걸 아프게 깨달았다. 이때 비극의 역사는 역설적으로 안전의 역사가 된다. 그러므로 우리 모두에겐 빚이 있다. 그 빚이 빛이 되는 법에 대해 이제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삼풍 생존자인 그의 목소리가 내겐 단단한 문장을 넘어선 사회적 증언이고,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이며, 아픔이 길이 되는 법으로 읽힌다. 당신도 그러하기를, 그렇게 가닿길 바란다.
6.
마스크 없이 어떤 곳에도 도달할 수 없는, 우리는 참으로 이상한 시절을 살고 있지만 이것 또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폭신한 식전빵 같은 그녀의 목소리를 글로 ‘듣는’ 즐거움을 만끽했다.
7.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직업란에 줄곧 ‘백수’라 적던 실패의 나날, 오바마의 속기사로 일해도 좋다는 백악관의 통보가 왔다면 어떤 일이 펼쳐질까. 풀 기자단과 미디어 전세기를 타고 G2 회담 장소로, 모디 총리를 만나러 인도로 직행하는 인생도 흥미롭지만, 회사 러닝머신 옆에서 “그거보단 더 빨리 달릴 수 있을 텐데요?”라고 말을 건네는 사람이 무려 대통령이라면 말이다. 같은 속옷만 입고 출퇴근한 지 며칠째, 실수로 새벽 5시가 아니라 오후 5시로 알람을 맞추는 바람에 대통령 자동차 행렬의 출발을 놓칠 뻔한 현장이 미드처럼 펼쳐진다. “유명 인사의 이름을 잘 아는 친구인 양 팔고 다니면서 정치판에 끼고 싶어 안달하는 얼간이. 난 그런 인간들을 ‘워싱턴족’이라고 불러!” 정치에 대한 이미지는 워싱턴족이나 여의도족이나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진짜’인 건 오바마 케어가 어떻게 통과됐는지(트럼프 첫 공식업무가 오바마 케어 폐지였다), 전쟁을 불사했던 아들 부시의 진짜 캐릭터가 어떤지, 낸시 펠로시 위원이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패션이 심리적 탈출구가 없는 ‘웨스트 윙’ 생활에서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짜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취직 전에 만난 백수 애인과 취직 후 직장 동료 사이에서 갈 곳을 잃은 주인공의 심리 풍경은 어떤 연애학 개론보다 생생하다. ‘헤어질 뻔’과 ‘사귈 뻔’ 사이의 일이 어디 남 일인가.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라고 자조한다 해도 이 얘기는 요란스런 정치 한복판 사이, 성장에 관한 얘기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백악관 판이라고 해야 하나.
8.
진실이 사실과 다르고, 진실과 진심이 다를 때가 많은 걸 확인할 때마다 깊은 어둠 속에 빠지는 기분이 든다. 인간이 자신의 뒷모습을 끝내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어둠 속의 어둠을 바라보는 일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보여 주는 증거인 것 같아 서늘해졌다. 그 도무지 불가능한 일을 여전히 해내고 있는 하루키에게 고맙다.
9.
진실이 사실과 다르고, 진실과 진심이 다를 때가 많은 걸 확인할 때마다 깊은 어둠 속에 빠지는 기분이 든다. 인간이 자신의 뒷모습을 끝내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어둠 속의 어둠을 바라보는 일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보여 주는 증거인 것 같아 서늘해졌다. 그 도무지 불가능한 일을 여전히 해내고 있는 하루키에게 고맙다.
10.
진실이 사실과 다르고, 진실과 진심이 다를 때가 많은 걸 확인할 때마다 깊은 어둠 속에 빠지는 기분이 든다. 인간이 자신의 뒷모습을 끝내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어둠 속의 어둠을 바라보는 일의 어려움을 온몸으로 보여 주는 증거인 것 같아 서늘해졌다. 그 도무지 불가능한 일을 여전히 해내고 있는 하루키에게 고맙다.
11.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고작 이런 일로 상처받는 게 정상일까? 자신감만 생기면 괜찮지 않을까? 우리 마음속에는 마음에 들지 않는 지금의 나를 바꾸고 싶다는 간절함이 있다. 하지만 존재하는 것을 없는 셈치고, 새로운 것으로 바꾸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가. 중요한 건 우리가 느끼는 그 모든 감정이 틀린 게 아니라는 거다. 틀림과 다름을 잘못 사용할 때, 그것은 종종 폭력이 된다. 이 책은 우리가 느끼는 어떤 감정도 옳다고 말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건 나약한 것이고, 이렇게 느끼는 건 너무 예민한 거라며 우리를 괴롭히던 그 모든 감정들 말이다. 책이 말하는 자신감이란 원래부터 존재하던 용기 같은 게 아니다. 진정한 자신감은 ‘이런 나라도 좋아’라는 마음이며 그러니까 나는 ‘괜찮을 거야’라는 스스로에게 건네는 다짐이다. 많이 아파하는 친구들을 위해 몇 번이라도 소리 내 읽어주고 싶은 말이다.
12.
나이를 먹을수록 지혜로워지는 걸까. 경험이 많다는 건 정말 좋기만 한 걸까. 만약 나이가 많아서 쌓인 게 편견이고, 경험이 많아서 생긴 게 상처라면 어떻게 될까? 인생에 정해진 답이 없다는 걸 알 때, 청춘은 끝난다. 스물 셋의 청춘은 마흔 셋의 어른이 자신이 쓰다 만 오답을 고치느라 얼마나 헤매며 사는 줄 모른다. 지금처럼 모든 게 빠르게, 끊임없이, 바뀌던 시대도 없었다. 그래서 우리에겐 지도가 아닌 나침반이 필요하다. 마음이 힘들 때 믿고 찾아가는 정신과 전문의에게조차 ‘슈퍼바이저’라는 이름의 어른이 있다. 의사들의 의사 선생님인 셈이다. 근래 이렇게 명확한 제목의 책을 본 적이 없다. 어른에게도 어른이 필요하다. 이 책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나침반이다.
1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2일 출고 
어쩌면 혼자 떠나는 여행은 ‘do not disturb’의 세계이다. 내가 나와 좀 더 친밀해질 기회다. 내가 꿈꾸는 여행의 버킷리스트에도 일본 소도시 기행이 있었다. 혼자 떠난 작가의 여정을 함께 걷다 보면, 어느새 그가 느꼈다던 ‘느긋한 외로움’을 나도 느낀다. 낯선 어느 소도시에서 어슬렁거리며 그의 눈앞에 펼쳐지는 느린 풍경을 따라 걸어 봤다. 타인의 여행기를 읽으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그곳이 그리워질 때가 있다. 우리는 언제나 여기에 있지만, 저기를 꿈꾸며 산다.
14.
2018년 4월 27일. 남쪽의 대통령과 북쪽의 국무위원장이 남한과 북한의 땅을 나란히 넘는 순간 코끝이 찡했다. 몇 달 전 세계 정세를 생각하면 꿈 같은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략…) 평화의 무드 속에서 어떤 사람들은 서울 역사에 서 있는 자신을 보기도 한다. 플랫폼 여기저기에는 평양행, 베이징행, 블라디보스토크행 열차 시간을 알리는 전광판이 붙어 있다. 누군들 그렇지 않을까. 우동 먹으러 일본의 가가와현까지 가는 세상에, 그보다 가까운 평양에서 평양냉면을 먹을 수 없다는 건 비극적인 일이었다. 분단으로 섬나라 아닌 섬나라에 살았던 우리에게 이 땅이 유럽까지 이어진 대륙이었음을 실감하게 할 사건이 일어난 것이다. 가끔 롤러코스터에 탄 것처럼 현기증이 난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늙다리 미치광이’와 ‘꼬마 로캣맨’이라고 서로를 맹렬히 비난하던 두 정상이 손을 맞잡게 될 줄 알았겠는가. 오, 반전도 이런 반전이 없다. (…중략…) 그러나 여기에 누구도 모를 또 다른 반전 하나가 있다. 북한 관련 소설집이 나온다는 얘기를 들은 건 이미 3년 전이었다. 당시엔 이런 책이 과연 나올 수 있을까 의아했었다. 좋아하는 작가들이 북한 관련 소설을 쓰고 있었을 그 시간, 나는 이 소설집의 미래를 걱정했었다. 하지만 결국 북한에 대한 소설이 나왔다. (…중략…) 여기 어부로 평생을 성실히 살았으나 납북된 후, 뒤늦게 간첩으로 몰린 아버지의 이야기가 있다. 평양에서 NGO 단체 일원으로 일하며 북한 여인과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와 남한의 대학 입시에 ‘북한 역사’가 선택 과목으로 지정된 미래의 어느 날, 북한 최고 핵물리학자를 인터뷰하러 가는 남한 기자 이야기도 있다. 북한예술단에서 만난 한 여자의 연애사는 특정 인물을 연상시키며, 간첩으로 몰려 비극을 되풀이하는 남자의 이야기 역시 현존하는 인물을 별 수 없이 떠올리게 한다. 현실에서 길어온 작가의 상상력이 북한의 장마당과 평양의 거리와 그곳 사람들의 내면 풍경을 소환한다. 책을 다 읽을 즈음, 종점에서 내리지 못해 얼떨결에 경주로 가는 ‘나이트버스’에 탑승한 인디밴드 음악가가 부르는 노래가 떠올랐다. 나이트 나이트 괜찮아요. 나이스 나이스 괜찮아요. 과연 지난 몇 십 년간은 나이트, 밤과 어둠의 시절이었다. 하지만 어둠을 밀어내는 것은 빛이다. 진짜 빛을 보기 위해 우리가 때로 사막에 가야 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하지만 어느 시절엔 그저 믿어보고 싶을 때도 있다. 기대하지 않으면 실망할 일도 없겠지만, 어느 시절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이스 나이스 괜찮다.”는 저 노래가 서로에게 닿아본 적 없는 땅, 한라에서 백두까지 들렸으면 좋겠다.
15.
“퇴근길에 잠깐 백화점 들려서 물건 하나 사오라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이야? 널 키우느라 고생한 나를 어떻게 이리 대할 수 있니?” 이어지는 야근 때문에 지친 날, 엄마와 이런 통화를 하고 죄책감에 시달린 적이 한두 번은 있을 것이다. 순식간에 나쁜 딸, 나쁜 아들, 나쁜 연인이 됐던 기억 말이다. 정서적 협박은 부모와 자식, 직장, 부부, 연인 등 다양한 인간관계에서 볼 수 있다. 정서적 협박자는 부탁이나 위협, 압박, 침묵 등의 직간접적 ‘협박’의 수단을 사용해 상대방이 ‘좌절감’이나 ‘죄책감’, ‘두려움’을 느끼게 한다. 이런 무기로 피해자를 통제하고 그의 결정과 행동을 지배하는 것이다. 누군가의 부탁을 거절하는 데 늘 어려움을 느끼는가? 내가 베푼 호의를 마땅한 권리라 여기는지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는가? 심지어 ‘나를 돕지 않는 건 나한테 빚을 지는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하는 그들의 태도에 화가 치미는가? 만약 당신이 부탁을 거절하지 못한 채, 나는 나쁜 사람이란 죄책감을 수시로 느낀다면, 이 책을 읽어야 한다.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독성 죄책감이 당신의 자존감을 모조리 갉아먹기 때문이다.
16.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나는 사노 요코가 좋다. 그녀의 솔직함이 불편하지 않은 건 우리가 가진 모순 덕분이다. 반려견인 잡종 숏 다리 시바견 모모코가 자지러지게 ‘웃는 개’라고 얘기해 놓곤, 태연히 다른 집 롱 다리 개를 보며 “못생겼어. 개답지가 않아!”라고 한다. 사랑은 가까이에 있는 것을 사랑하는 가운데 생겨난다. 사노 요코의 말처럼 그것은 실로 불공평한 편애로, 미의식조차 바꾸는 것이다. 편애, 편견, 편식. 이런 말들이야말로 개인이 걸어온 궤적의 가장 핵심일지도 모른다. 너무 사랑했거나 너무 싫어했던 것이니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것이 이 책이 정말 재밌는 이유다.
1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1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0,130 보러 가기
나는 언제나 피해 생존자와 그들의 가족에게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마틴 피스토리우스의 삶은 지금까지 접했던 생존자 이야기 중에 가장 압도적이다. 이 책은 몸에 갇혀버린 사람이 스스로 몸 밖으로 나가는 힘겨운 과정을 그린다. 잦은 실패를 겪으며 기어이 사랑하는 사람을 받아들이는 법, 내면의 공포와 싸우는 법,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 안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인 것이다. 마틴의 이야기에 가장 평범한 제목을 붙인다면 아마 ‘회복력’이 될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내게는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에 관한 이야기다.
18.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2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0,080 보러 가기
나에게 세상의 끝은 부에노스아이레스였다. 영화 〈해피 투게더〉에서 장국영의 슬픈 눈이 바라보던 그곳을 보고 난 후였다. 언젠가 그곳에 간다면 탱고를 배워보고 싶었다. 서러운 서른 살, 30대의 그녀 셋이 떠났다. 그것도 저 멀리 지구 반대편 남미. 여행은 어쩌면 장소가 아니라 함께하는 사람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이 책엔 그녀들이 걸었던 수많은 길, 바람, 햇살, 눈물과 웃음이 흠뻑 묻어난다. 그녀들이 걸었던 그곳에 언젠가 나도 당도할 수 있을까. 여행은 연애와 같다. 여행이 끝나면 다시 그곳이 그리워지듯. 아직 한 번도 닿아보지 못한 그곳이 나는 이미 그립다. 그녀들이 격하게 부럽다.
19.
영리한 작품.
20.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2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9,000 보러 가기
유방암 치료를 받고 6개월 만에 돌아온 소중한 내 잡지가 쇼핑몰 같은 ‘앱’으로 바뀌었다면? 과거의 내 어시스턴트가 편집장이 되어 전횡을 휘두른다면? 패션은 참을 수 없는 것이라 6개월마다 한 번씩 바꿔줘야 한다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은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6분’으로 재창조되었다. 이 소설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역전 버전이다. 위트 있고 선한 편집장 ‘이머진’과 방문자 수, 전환율에 목숨 거는 소시오패스 ‘이브’의 대결이니까 말이다. 패션쇼장의 첫 줄을 차지하던 디자이너와 편집장들은 이제 유튜브 스타와 파워 블로거들에게 자리를 내준 지 오래다. 하지만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뒷줄에서본풍경’이란 해시태그를 달아 소통하는 그녀는 이제 자신을 멸종 위기의 ‘공룡’이라 부르지 말라고 선언한다. 벤모, 구글글래스, 스피릿 사이클과 셀피에 열광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복잡함과 속도를 알 수 있는 흥미로운 소설이다.
2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2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9,450 보러 가기
책을 읽으며 나는 영화 <아가씨>의 한 장면을 떠올렸다. 지극히 아름답고 관조적인 이 책은 내게 여자를 해부학적으로 사랑해본 적 있는 한 미학자의 고백록처럼 읽혔다. 립스틱과 매니큐어, 선글라스와 21세기 여자의 일생을 특징짓는 멜로드라마, 프렌치 시크, 브런치 등 미처 내가 알지 못했던 물건의 탄생과 진화의 역사는 흥미로웠다. 사물에 대한 지독한 관음적 취향과 새로운 인류학적 해석은 책 곳곳에서 반짝인다. ‘여자의 물건’이 만들어지고 소비되고 버려지듯이, 여자도 태어나고 살아가고 죽어간다. 어쩌면 여자의 물건은 그렇게 서로를 바라보며 닮아간다. 아름다운 유물론이다.
22.
절망으로 희망을 말하는 순서에 대해 쓴다면 이런 소설을 쓰게 될까?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사과나무 하나를 심겠다는 스피노자의 말이 소설화된다면 이와 같은 소설이 될까? 세기말을 그린 소설 중 이처럼 아름다운 소설을 본 적이 없다.
23.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가수 조용필은 노래방에서도 자기 노래만 부른다. 배우 송강호는 누구를 만나도 연기 얘기 만 한다. 흉부외과 의사 정의석은 말하자면 누굴 만나도 ‘사람의 가슴을 여는 일’에 대해서만 얘기할 것 같은 사람이다. 이때 ‘누군가의 가슴을 연다는 말’은 목숨을 살리는 일이기도 하지만, 병을 만든 그 사람의 가슴속 말을 주의 깊게 듣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가 꿈꾸는 평온하고 고요한 죽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죽음을 다루는 장인들이 증언하는 죽음은 가차 없고 고통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그토록 많은 죽음을 목격한 그가 죽음에 대처하는 한 가지 방법은 오직 ‘살아남는 것!’이라고 말할 때, 나는 어떤 위안을 느꼈다. 이때, ‘살아남는 것!’이란 그의 말이 ‘기어이 살려내는 것!’이란 말을 포함하고 있단 걸 믿기 때문이다. 이 책은 ‘죽음’이 기어이 ‘삶’이 되어가는 과정의 이야기이다.
24.
사람은 삶이 되고 암은 앎이 된다 이 책의 일본어 원제가 ‘죽을 의욕 가득’이라는 걸 알고 나서 문득, 풍경 하나가 떠올랐다. ‘침묵의 수도’로 유명한 트리피스수도원에서 단 한 가지 허용되는 말은 “형제여, 우리가 죽음을 기억합시다”라는 말이다. 왜일까? 지금 문화에서 죽음은 늘 닥치거나 선고되거나 벌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암 선고를 받은 후 사노 요코가 줄기차게 말하는 죽음은 도리 없이 동전의 양면처럼 삶을 증언하고 있다. 극렬한 통증이 살아 있음의 증거인 것처럼 죽을 의욕 역시 삶의 가장 강렬한 풍경이기 때문이다. 21세기에 가장 유명한 암 환자였던 스티브 잡스가 죽음을 “삶의 최고의 발명품”이라 말한 아이러니는 이렇게 이해해야 마땅하다. ‘사람’을 빠르게 치려다 오타가 생기면 종종 ‘삶’이 된다는 걸 아시는지. 이 책은 암에 걸렸지만 담배 따위 끊지 않고, 환자가 아닌 사람으로 죽고 싶어 하던 박력 있는 할머니가 ‘암’에 대해 적어 내려가다가 문득 ‘앎’에 이르게 된 사려 깊은 오타 같다.
25.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인생은 어떤 것일까. 우리는 그것을 타고난 재능과 직업을 일치시키는 일이라고 배운다. 가장 운이 좋은 몇 명만이 예술의 세계에 진입해 성공한다. 이 소설을 읽은 후, 막 탈고한 내 소설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소설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일기장에 이렇게 쓴다. "재능은 균등히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기회는 우연에 의지할 것이다. 꿈이 악몽이 되는 건 한순간일 것이다. 간절하면 할수록 악몽의 내용은 더 끔찍해질 것이다. 예술은 불공정과 불공평의 세계이다"라고. 뉴욕을 배경으로 한 《인터레스팅 클럽》의 주인공인 여섯 명의 아이들은 나와 내 친구들을 많이 닮아 있다. 누군가에겐 뛰어난 재능이 있었으나 돈이 없었고, 우연히 발견된 재능이 별것 아니라는 걸 뒤늦게 깨닫게 된 친구도 있으며, 보통의 재능만으로 기회를 붙잡은 운 좋은 친구도 있다. 누군가는 꿈을 이루었지만 대부분은 꿈을 잃었다. 하지만 좌절된 꿈이 꼭 실패한 인생을 뜻하는 걸까? 진짜 인생은 어쩌면 '꿈을 이루고 난 이후'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예술이 공평하지 않다라는 말은 그러므로 이렇게 고쳐야 할지도 모르겠다. 예술이 끝내 삶이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삶은 비교적 공평하다. 성공한 예술가로 살았던 한 친구가 가장 먼저 죽는다. 자연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이토록 비정할 수 있다. 어디론가 길을 떠나지 않지만 소설은 로드무비를 닮아 있다. 삶의 길을 걸으며 우리는 상처받고 어느덧 균열에 익숙해진다. '사람'이 오타가 나면 '삶'이 되는 것처럼, 그 오타도 사람의 삶이라는 것을, 어느덧 중년이 된 소설 속 주인공들이 삶으로 말하고 있다. 그렇게 삶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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