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 인생에 한 가지 일에만 매달려 반백년을 살았다면 혹여 미련하고 우직스러웠다고 말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한 번뿐인 소중한 삶을 최소한 두세 등분으로 나누어 또 다른 일을 섭렵하고 나름 만족하며 여한 없는 삶을 보낸 이를 성공한 인생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지도 알 수 없다.
한 가지 업종에 백년을 완벽하게 투신하고도 끝내 쾌감을 얻지 못하는 인생도, 의중에 꽉 찬 또 다른 꿈을 백년이 짧아 한으로 품고 스러지는 인생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각자에게 주어진 억만금 같은 단 한 번의 삶을, 욕심 없이 생명을 유지할 만큼만 일을 하다 행복한 마음으로 생을 마감하는 또다른 많은 보통 인생들처럼, 지극히 주관적인 문제이며 평가이지 싶다.
새삼 거론함은, 한 가지 업종으로 50년을 넘어 살아오면서 전기한 어느 쪽에 자신을 세워볼 것인가 생각해보다가 떠올려본 상념이다. 어떤 삶 쪽으로도 자신을 통째로 밀어 앉히기엔 해당이 되는 듯 아닌 듯하여 더 깊은 사유와 성찰이 필요하겠지만, 그러나 다만 50년이란 세월에 점을 한번 찍고 싶었다.
벌어먹느라 평생 현장을 뛰면서 거기다 골수에 들러붙은 글귀신을 붙잡고 50여 년을 골즙 빼며 살아온 지난 삶이 소중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