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이래 대표적인 문학평론가이자 근대문학 연구자로 활동해왔다.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비평활동을 시작해 인하대학교 교수와 『창작과비평』 편집주간,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을 역임했고, 현재 인하대학교 명예교수로 있다. 다수의 평론집과 근대문학 및 한국학 연구서를 집필하며 대산문학상, 임화문학예술상, 용재학술상 등을 수상했다.
“우리는 시인의 50주기에 진행된 이 학술적 연구들이 그의 생애와 문학이 지닌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구성하는 데 기여했기를 바란다. 그의 작품들에 대한 해석은 한국문학의 새로운 차원을 열어가는 일에서 거의 항상 선두를 차지해왔다. 이는 무엇보다도 그의 문학적 역량이, 그의 표현을 빈다면, ‘퍼내도 퍼내도 마르지 않는 우물’과도 같다는 사실에서 비롯할 것이다. 시에서나 산문에서나, 그리고 별도의 단행본을 통해 조명될 그의 번역작업에서나 김수영은 한국문학 담론의 보고였다. 그의 문학이 현실과 언어의 양 측면을 동시에 아우르는 논점으로 항상 정리되는 것도 마찬가지 배경을 갖고 있다. 이 학술서도 그 의도로부터 출발한 것이었다.
이 학술서 발간과 함께 김수영의 50주기에는 여러 일들이 함께 진행되었다. 서울, 동경, 길림에 걸친 그의 생애가 다시 복원되었고, 마침내 그동안 새로 발굴된 그의 작품 목록을 한데 모은 전집이 발간되었으며, 작품 해설서와 회고문집도 간행되었다. 50주기에 맞춰 그가 거쳐 간 여러 장소를 답사하여 진행된 문학지도도 곧 빛을 볼 예정이다. 이 일들의 결과로 김수영 시인은 곧 ‘김수영학’이라는 특별한 연구 영역을 갖게 될 것이다. 실증을 거쳐 생애와 작품의 정본을 확정하는 일과 이를 바탕으로 해석적 담론의 지평을 넓혀가는 과정이 뒤따를 것이다. 이 일은 김수영을 사랑하는 한국문학인 모두의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일들이 3년 후 시인의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에는 더 알찬 결실로 맺어지기를 바란다.”
- 서문 <실증과 정전, 그리고 담론>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