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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문학일반

이름:최원식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9년, 인천

최근작
2024년 7월 <김옥균·유길준·주시경>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6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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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관념을 다루는 작가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으매, 이 소설을 여는 쿠르베의 자화상 <상처 입은 남자>(오르세)는 상징적이다. 지독하게 자유를 사랑한 화가의 자기애를 보여주는 이 그림이 구경(究竟), 함께 자유로운 비-의존(非依存)에 이르는 두 주인공의 운명을 표상하는 것도 그렇지만, 식물적 상상력 또한 종요롭다. 우듬지들은 이웃 나무들과 빛을 골고루 나눈다는 “꼭대기의 수줍음”을 상기컨대, 일체중생의 근본적 상호의존성에 대한 식물적 수락이야말로 두 주인공을 성장시키는 동력이거니, 소설의 처음과 끝을 둥그렇게 감싸는 소나무허리노린재는 그 살아 있는 화두일 것.
2.
혈연 가족을 가로질러 새로운 가족의 구성을 모색하는 문미순의 장편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어쩌면 새롭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의 대담하고도 치밀한 이야기 능력은 불운의 잇단 습격 속에 악전고투하는 이혼녀 명주가 연금 때문에 어머니의 죽음을 숨기는 반(反)도덕을 독자로 하여금 승인하게 만들거니와, 기구한 이웃 청년 준성마저 아버지의 죽음을 은폐하도록 유인하니, 이 소설은 어느덧 도덕의 피안이다. 그럼에도 소설은 밝다. 명주가 모든 시간과 화해하며, 준성과 함께 서울의 임대아파트에서 충북 증평(曾坪) 시골집으로 이사 가는 결말은 아름답다. 국가라는 장치가 퇴색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民 스스로 새로운 공동체를 구성는 희망의 정수박이가 빛나는 이 소설은 가장 비천한 현실 속에서 가장 고귀한 인간적 진실을 길어 올리는 소설의 본령에 문득 다가서던 것이다.
3.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혈연 가족을 가로질러 새로운 가족의 구성을 모색하는 문미순의 장편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은 어쩌면 새롭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의 대담하고도 치밀한 이야기 능력은 불운의 잇단 습격 속에 악전고투하는 이혼녀 명주가 연금 때문에 어머니의 죽음을 숨기는 반(反)도덕을 독자로 하여금 승인하게 만들거니와, 기구한 이웃 청년 준성마저 아버지의 죽음을 은폐하도록 유인하니, 이 소설은 어느덧 도덕의 피안이다. 그럼에도 소설은 밝다. 명주가 모든 시간과 화해하며, 준성과 함께 서울의 임대아파트에서 충북 증평(曾坪) 시골집으로 이사 가는 결말은 아름답다. 국가라는 장치가 퇴색하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民 스스로 새로운 공동체를 구성는 희망의 정수박이가 빛나는 이 소설은 가장 비천한 현실 속에서 가장 고귀한 인간적 진실을 길어 올리는 소설의 본령에 문득 다가서던 것이다.
4.
  • 유역문예론 - 임우기 비평문집 
  • 임우기 (지은이) | 솔출판사 | 2022년 10월
  • 53,000원 → 47,700원 (10%할인), 마일리지 2,650
  • 10.0 (1) | 세일즈포인트 : 203
한량으로 여겼더니 평단에 진괴(眞怪)가 나타났다, 『유역문예론』이란 낯선 제목의 한 물건을 들고. 물러앉은 가장자리, 바로 그곳이 세상의 중심 없는 중심이란 믿음으로 오직 동학(東學)을 붙들고 연찬을 거듭하여 기존의 문학예술론을 가로질러 원시반본(原始返本)의 유역문예론으로 마주 세운 근기가 수승(殊勝)하거늘, ‘나’를 믿지 못하고 온갖 외래 것에 살매 들린 평단의 고질에서 자유로운 자득(自得)의 기상이 아름답다. 언제 이리 널리 읽고, 언제 이리 깊이 사유하여, 이처럼 독자적 논을 세웠는지 놀랍기도 하려니와, 곳곳에 우리 근현대 문학의 고전들, 특히 백석과 김수영을 새로이 해석한 눈이 보배다. 분량의 경제를 실천해야 한다는 당부 외에는 할 말이 없다. 선천이 후천으로 갈마드는 이 미묘한 때, 일만이천의 도통 군자가 나타날 대운(大運)에 처한 이 땅을 다시금 생각하거니, 아마도 옛 당부를 저버리지 않고 큰 회향(回向)에 걸터앉아 동방 학인(學人)의 자태를 지은 우기 아우에게 지하 형님도 지하에서 빙긋, 웃으시리.
5.
  • 리얼리티 재장전 - 문학과 현실이 가리키는 새로운 미래 
  • 강경석 (지은이) | 창비 | 2022년 10월
  • 24,000원 → 21,600원 (10%할인), 마일리지 1,200
  • 세일즈포인트 : 7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16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7,280 보러 가기
강경석 군의 글을 읽노라면 가끔 ‘내 제자인가?’ 싶을 때가 있다. 창비에서 닦여서 더욱이지만, 원체 박람(博覽)하고 강기(强記)한 바탕에 졸가리를 세워 물음을 구성하는 역능이 단연이다. 첫 평론집 『리얼리티 재장전』 또한 유감없다. 리얼리티라는 열쇳말을 축으로 바야흐로 비전통적인 혼효로부터 솟아오르는 다른 문학, 다른 세상의 낌새를 포착하려는 예민한 솜씨도 솜씨이지만, 촛불혁명의 행방을 냉철한 이상주의로 추적하는 눈이 금강(金剛)이다. 사유를 발견하는 과정을 그대로 재현하는 문장 또한 발군이다. 이론비평과 실제비평의 통합뿐 아니라 국문학 연구라는 뒷배까지 아우르매 좋은 작품을 놓칠까 조바심치는 미덕, 그 하심(下心)이 미쁜 것이다. 다만 요즘 문학의 복잡한 속내를 해명하는 데 골몰하다가 가끔 비평의 본분인 비판을 건너뛰는데, 비평가는 프로다. 부디 본디를 잊지 말고 안팎을 두루 살펴 종요(宗要)에 맞기를 응원하노니, 오랜만에 평론집 읽는 즐거움에 그윽한 늙은 스승의 소원은 하나, 무엇보다 몸 성히 지루한 진화의 공부길에 느루 함께하기를, 그러다가 혹 최고의 비평에 간신히 이르면 더욱 아름다울사. 정진하시라!
6.
고요한의 장편 『우리의 밤이 시작되는 곳』을 읽으면서 나는, 우리 현대소설의 새 영토를 개척한 박태원의 중편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1934)이 부활했음을 직감했다. 1930년대 경성의 거리를 때로는 경쾌하게 때로는 우울하게 산책하는 고독한 소설가 구보를 선택한 박태원과 달리, 고요한은 첨단의 대도시 서울에서 장례식장 알바로 고단한 두 젊은이의 밤 산보에 집중한다. 때로는 도보 때로는 오토바이의 굉음 속에 열리는 강북의 밤 풍경은 가난하지만 따듯한 인문지리로 반짝이는데, 청계천에서 튀어 올라 인왕산으로 날아가는 물고기의 환상이 상징하듯, 소수자들 사이의 위로에 기초한 연대가 은은하게 생동한다. 자칫 희망이 무서워지는 우리들의 시 대에 가볍지 않은 연애소설을 쏘아올린 작가의 능력이 새삼 돋보이매, 21세기 구보의 탄생을 감축한다.
7.
조재도 시인의 자리는 귀하다. 신군부의 치안에 저항한 교사 정치의 투사였던 그는 ‘민주화 이후’ 문득 돌아와 복직된 교실을 한결같이 지켰다. 이 드문 귀거래의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집 뒤에 있는 태조산은 나에게 참 각별하다. 그 산을 오래 다녔다. 거의 한 30년.” 천안의 진산 태조산은 머나먼 고산준령이 아니다. “가까운 곳에 있어 자주 찾을 수 있”는 산이매, 일기 쓰듯 근면한 산행이 곧 조재도 시의 원천일 것이다. 산에서 얻은 시 중 80편을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배치한 시집 산」은 그 독공(獨工/篤工)의 내면을 근사(近思)로 펼친다. 결국은 “평지로 돌아가는 흙무덤”에 지나지 않는 생사의 진실에 겸허한 「무연고 묘」의 깨달음으로부터 시인은 무릇 작은 것들의 작지 않음에 각성한다. “고 작은 것들이/바람에/추위에/햇볕에/짱짱하다”(「작다)고 눈부시게 표상하듯이, 이 소란한 세상을 묵언으로 받치고 있는 진실의 미세한 찰나들을 점묘한 이 순한 시집을 따라 읽다보면 독자들은 어느새 살아있음의 황홀한 합창에 감전되기 마련인 것이다.
8.
“편편이 재미있고 유익했다. 편히 앉아서 시인이 탄생하는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영롱한 한국 현대시의 내면을 엿보매, 그 순간들이 그대로 문학사적 바통 터치란 점이야말로 뜻깊다. 더욱이 국내외의 유명한 시들도 덤으로 읽게 되니, 공부도 이런 즐거운 공부가 없던 것이다. 이미 알던 시인들을 새로이 알게 된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잘 알려진 시를 새로 해석하는 산문들도 자미롭다. 가려진 시인을 다시 드러내는 산문도 유익하다. 물론 이 산문집의 본령은 특정 시와의 극적인 해후의 순간을 포착한 데 있다. 그 스파크로 숨은 시인이 깨어나는 과정이란 마치 선탈(蟬脫)처럼 신비롭거늘, 시는 과연 무용지용(無用之用)의 왕관이다.” ―최원식(문학평론가,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명예교수)
9.
  • 언맨드 - 제17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 채기성 (지은이) | 나무옆의자 | 2021년 5월
  • 14,000원 → 12,600원 (10%할인), 마일리지 700
  • 9.3 (11) | 세일즈포인트 : 224
가까운 미래의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의 도우미에서 인간의 감시자로, 다시 인간의 대체자로 진화하는 로봇을 전개하는 이 3인칭 소설은 조지 오웰 식의 디스토피아를 공상하는 우울한 SF다. 기억의 삭제 및 이전을 통해 언맨드(인간의 無化)를 추진하는 인텔리전스 유니언(IU)이 이 소설의 빅브라더이거니와, 작품 끝에서야 최후의 인간 3인(영기?하정?정석)이 겨우 점지된바, 그야말로 길은 시작되었는데 여행은 끝난 셈이다. 이미 인간-기계 잡종 시대에 성큼 들어선 우리들의 시대에 자칫 21세기판 러다이트운동이 될 위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지독한 인간중심주의의 임계점에 대한 사유를 촉구하는 이 소설은 SF를 빌려 SF를 부정하는 탈경계의 텍스트로서 벌써 종요롭다.
10.
하늘의 별처럼 흩어진 이 장대한 인간백과는 몇개의 중심을 축으로 조직된다. 능력에 걸맞은 삶이 보장되는 사회에 대한 소망을 담은 유비 삼형제가 중심 중의 중심이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들의 어이없는 몰락도 냉정무비하게 그려진다. 이 점에서 『삼국지』의 진정한 주인공은 시간 또는 역사다. 인간들은 자기의 시간에 출현했다가 역할이 끝나면 가차없이 사라진다. 승리한 영웅 조조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역사 또는 시간 앞에서 겸허할 것! 이것이 『삼국지』의 핵심적 메시지다. 한국에 수많은 『삼국지』가 있지만 이러한 본연의 정신을 살려 새 시대의 새 감각으로 다시 펴내는 데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황석영이야말로 적격자가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소설가 박태원(朴泰遠)이 일제 말의 어둠속에서 『삼국지』 번역에 착수했듯 그는 옥중에서 새 번역을 구상했고, 오랜 연마 끝에 새로운 『삼국지』를 선보이게 되었다. 비로소 우리 시대의 『삼국지』를 가지게 된 것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바이다.
11.
하늘의 별처럼 흩어진 이 장대한 인간백과는 몇개의 중심을 축으로 조직된다. 능력에 걸맞은 삶이 보장되는 사회에 대한 소망을 담은 유비 삼형제가 중심 중의 중심이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들의 어이없는 몰락도 냉정무비하게 그려진다. 이 점에서 『삼국지』의 진정한 주인공은 시간 또는 역사다. 인간들은 자기의 시간에 출현했다가 역할이 끝나면 가차없이 사라진다. 승리한 영웅 조조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역사 또는 시간 앞에서 겸허할 것! 이것이 『삼국지』의 핵심적 메시지다. 한국에 수많은 『삼국지』가 있지만 이러한 본연의 정신을 살려 새 시대의 새 감각으로 다시 펴내는 데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황석영이야말로 적격자가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소설가 박태원(朴泰遠)이 일제 말의 어둠속에서 『삼국지』 번역에 착수했듯 그는 옥중에서 새 번역을 구상했고, 오랜 연마 끝에 새로운 『삼국지』를 선보이게 되었다. 비로소 우리 시대의 『삼국지』를 가지게 된 것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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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처럼 흩어진 이 장대한 인간백과는 몇개의 중심을 축으로 조직된다. 능력에 걸맞은 삶이 보장되는 사회에 대한 소망을 담은 유비 삼형제가 중심 중의 중심이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들의 어이없는 몰락도 냉정무비하게 그려진다. 이 점에서 『삼국지』의 진정한 주인공은 시간 또는 역사다. 인간들은 자기의 시간에 출현했다가 역할이 끝나면 가차없이 사라진다. 승리한 영웅 조조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역사 또는 시간 앞에서 겸허할 것! 이것이 『삼국지』의 핵심적 메시지다. 한국에 수많은 『삼국지』가 있지만 이러한 본연의 정신을 살려 새 시대의 새 감각으로 다시 펴내는 데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황석영이야말로 적격자가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소설가 박태원(朴泰遠)이 일제 말의 어둠속에서 『삼국지』 번역에 착수했듯 그는 옥중에서 새 번역을 구상했고, 오랜 연마 끝에 새로운 『삼국지』를 선보이게 되었다. 비로소 우리 시대의 『삼국지』를 가지게 된 것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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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처럼 흩어진 이 장대한 인간백과는 몇개의 중심을 축으로 조직된다. 능력에 걸맞은 삶이 보장되는 사회에 대한 소망을 담은 유비 삼형제가 중심 중의 중심이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들의 어이없는 몰락도 냉정무비하게 그려진다. 이 점에서 『삼국지』의 진정한 주인공은 시간 또는 역사다. 인간들은 자기의 시간에 출현했다가 역할이 끝나면 가차없이 사라진다. 승리한 영웅 조조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역사 또는 시간 앞에서 겸허할 것! 이것이 『삼국지』의 핵심적 메시지다. 한국에 수많은 『삼국지』가 있지만 이러한 본연의 정신을 살려 새 시대의 새 감각으로 다시 펴내는 데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황석영이야말로 적격자가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소설가 박태원(朴泰遠)이 일제 말의 어둠속에서 『삼국지』 번역에 착수했듯 그는 옥중에서 새 번역을 구상했고, 오랜 연마 끝에 새로운 『삼국지』를 선보이게 되었다. 비로소 우리 시대의 『삼국지』를 가지게 된 것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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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처럼 흩어진 이 장대한 인간백과는 몇개의 중심을 축으로 조직된다. 능력에 걸맞은 삶이 보장되는 사회에 대한 소망을 담은 유비 삼형제가 중심 중의 중심이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들의 어이없는 몰락도 냉정무비하게 그려진다. 이 점에서 『삼국지』의 진정한 주인공은 시간 또는 역사다. 인간들은 자기의 시간에 출현했다가 역할이 끝나면 가차없이 사라진다. 승리한 영웅 조조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역사 또는 시간 앞에서 겸허할 것! 이것이 『삼국지』의 핵심적 메시지다. 한국에 수많은 『삼국지』가 있지만 이러한 본연의 정신을 살려 새 시대의 새 감각으로 다시 펴내는 데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황석영이야말로 적격자가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소설가 박태원(朴泰遠)이 일제 말의 어둠속에서 『삼국지』 번역에 착수했듯 그는 옥중에서 새 번역을 구상했고, 오랜 연마 끝에 새로운 『삼국지』를 선보이게 되었다. 비로소 우리 시대의 『삼국지』를 가지게 된 것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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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처럼 흩어진 이 장대한 인간백과는 몇개의 중심을 축으로 조직된다. 능력에 걸맞은 삶이 보장되는 사회에 대한 소망을 담은 유비 삼형제가 중심 중의 중심이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들의 어이없는 몰락도 냉정무비하게 그려진다. 이 점에서 『삼국지』의 진정한 주인공은 시간 또는 역사다. 인간들은 자기의 시간에 출현했다가 역할이 끝나면 가차없이 사라진다. 승리한 영웅 조조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역사 또는 시간 앞에서 겸허할 것! 이것이 『삼국지』의 핵심적 메시지다. 한국에 수많은 『삼국지』가 있지만 이러한 본연의 정신을 살려 새 시대의 새 감각으로 다시 펴내는 데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황석영이야말로 적격자가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소설가 박태원(朴泰遠)이 일제 말의 어둠속에서 『삼국지』 번역에 착수했듯 그는 옥중에서 새 번역을 구상했고, 오랜 연마 끝에 새로운 『삼국지』를 선보이게 되었다. 비로소 우리 시대의 『삼국지』를 가지게 된 것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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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처럼 흩어진 이 장대한 인간백과는 몇개의 중심을 축으로 조직된다. 능력에 걸맞은 삶이 보장되는 사회에 대한 소망을 담은 유비 삼형제가 중심 중의 중심이지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들의 어이없는 몰락도 냉정무비하게 그려진다. 이 점에서 『삼국지』의 진정한 주인공은 시간 또는 역사다. 인간들은 자기의 시간에 출현했다가 역할이 끝나면 가차없이 사라진다. 승리한 영웅 조조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역사 또는 시간 앞에서 겸허할 것! 이것이 『삼국지』의 핵심적 메시지다. 한국에 수많은 『삼국지』가 있지만 이러한 본연의 정신을 살려 새 시대의 새 감각으로 다시 펴내는 데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황석영이야말로 적격자가 아닐 수 없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소설가 박태원(朴泰遠)이 일제 말의 어둠속에서 『삼국지』 번역에 착수했듯 그는 옥중에서 새 번역을 구상했고, 오랜 연마 끝에 새로운 『삼국지』를 선보이게 되었다. 비로소 우리 시대의 『삼국지』를 가지게 된 것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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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창작과비평』에 이 시인을 “교과서가 없는 시대에 고투하는 젊은 영혼의 편력을 도시적 감수성으로 정직하게 노래하고 있는 신인”이라고 소개했었다. 그녀의 첫 시집을 교정지 상태에서 읽어나가면서 나는, 당분간은 그 무엇이라고도 이름 붙일 수 없는 ‘한 시인’이 태어났음을 실감하였다. 솔직히 말해서 독자들에게 쉽게 투과되는 시인에게서 새로운 시대의 예감은 감지되지 않는 법이거늘, 바라건대 그 불투과성(不透過性)이 우리 시의 내일을 여는 “첫번째 사과의 서러운 이빨 자국으로” 전환되는 기적을 목격할 수 있게 되기를!
18.
한국작가회의 일로 2016년 1월 인사동 나주곰탕에서 강형철 시인의 소개로 만난 게 첫 인연이다. 겪으매 똑 ‘달나라의 장난’이다. 시인이란 직분이 없었다면 안상학은 하릴없다. 작위의 틈입을 허락지 않는 야생의 천진은 사람이요 꼭 그 사람 같은 시를 쓴다. 안상학의 시적 거점은 안동이다. 그런데 영남학파의 근거지로 자자한 육사陸史의 안동이 아니다. 가난한 성자 권정생 봉헌된 「빌뱅이 언덕 권정생」이 가리키듯, 안상학의 안동은 민중의 피와 땀이 임리淋?한 소수자 안동이다. 그럼에도 80년대식 민중시는 또 아니다. 가령 자동차 사고 직후, 간난한 가족사가 마음속으로 뒤죽박죽 짓쳐 오는 단속斷續의 순간들을 자동기술로 받아 적은 「생명선에 서서」는 개인사가 그대로 민중사로 전환하는 마술을 보인 바, 이 시는 주관과 객관의 분리를 초극한다. 바로 그 틈에서 다른 경지가 열리매, 자퇴하고 가출해 상계동 프레스 공장에서 일하던 열일곱 때를 회상하는 「북녘 거처」는 최고다. 특히 “그동안 써 왔던 시들을 하나하나 지워 가며/내 삶의 가장 먼 그 북녘 거처로 돌아가고 싶”다는 대목에서 나는 정지한다. 고통의 연대年代 깊숙이 빛나는 언어도단의 살아 있음에 문득 접촉한 자만이 지닐 충충??한 정신에서 기원했을 이 까다로운 향수야말로 안상학 시의 묘처妙處일까. 안상학은 돈오頓悟의 시인이다. 점수漸修가 부족하다. 고통을 먹이로 시를 생산하는 악마의 발생학을 여의고 이젠 정혜쌍수定慧雙修로 정진할 일이다. 안동 음식에서 취재한 「간고등어」, 「안동식혜」, 그리고 「헛제삿밥」이 먼저 온 미래다. 사계斯界의 고수인 백석과 비겨도 손색이 없는데, 어매와 아배의 부재不在에 헌정된 점이 더욱 기룹다. 그는 누구보다 안동의 문기文氣를 품부한 시인이다. 바라건대 육사와 권정생을 통합할 자 누구인가.
19.
해방 이후 한국에서 출판된 문학책 중 한권을 들라면 나는 이 책을 고르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서양사상의 주류에 반란한 D. H. 로런스 최고의 안내서로되, 한국문학의 졸가리를 헤아리는 데도 맞춤한 참고서일 뿐만 아니라, 우리가 직면한 미증유의 과도기를 제대로 겪을 사유의 종자들이 곳곳에서 빛나는 지침서로서도 종요로우매, 서도(西道)의 황혼녘에 한반도의 남쪽에서 날아오른 지혜의 부엉이가 일대 장관이다. 일언이폐지컨대, 이 책은 서양에 대한 통투(通透)한 이해를 바탕으로 역사적 격동 속에 숨은 한국의 개벽사상을 다시금 들어올린 백낙청 사상의 보고(寶庫)다.
20.
도서관을 떠나는 책들을 위하여』는 현실의 구정물이 튈까봐 소란한 한국으로부터 문득 이륙, 아득한 가상의 사막에 공들여 구성한 인공신기루 같은 소설이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도서관이 다. 곧 식당으로 개조될 호펜타운의 반디멘 재단 도서관의 사서 에드워드 머레이가 빈센트 쿠프만 컬렉션을 중심으로 도서관의 사람들조차 목록적으로 정리한 실록이 이 작품의 몸통인데, 말하자면 이 소설은 한 편의 긴 농담이다. 이 때문에 이 독특한 재능이 철 지난 포스트모더니즘의 뒤늦은 도착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끝에 반전이 숨어 있다. “사람은 책이다. 그를 오래도록 읽고 또 읽어야 한다.” 반인간주의로 위장한 인간주의 또는 인문주의가 오롯한바, 이 소설은 위기에 처한 인문주의를 위한 만가요, 그 참을 수 없는 변증인 것이다.
21.
  • 인문도시 - 도시의 또 다른 미래 
  • 김창수 (지은이) | 다인아트 | 2019년 12월
  • 20,000원 → 18,000원 (10%할인), 마일리지 600
  • 세일즈포인트 : 1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2월 18일 출고 
“그는 지역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탐색했다. 인천문화를 열어가는 시민모임에서 활동하는 한편 인천문화정책연구소를 설립하여 인천과 인천문화를 깊이 천착한 것이다. 인천학연구원과 인천연구원에 봉직하면서 연구는 더욱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진전된 바, ‘인문도시’라는 필생의 화두에 이르렀다. 칼럼집 『인문도시: 도시의 또다른 비래』는 그 집대성이다.”
22.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사외보를 초과하는 사외보 <푸른 연금술사>가 열다섯 돌을 맞이했습니다. 제철의 길을 개척할 현대적 책임 바깥에서, 그 너머 세상으로 갈 자유를 21세기 고현학(考現學)을 통해 행사해온 <푸른 연금술사>의 창간 15주년을 축하합니다. 모쪼록 지난 15년의 조용한 걸음을 바탕으로 ‘모든 인간 정서의 제일의 친우’가 되는 <푸른 연금술사>의 새로운 15년을 열어 가시기를!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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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에서 태어나 인천에서 공부하고 청송으로 귀농한 1인 여성 농부 최정의 삶은 신기하다. 그런데 그의 시는 신기하지 않다. 물론 “단풍이 발자국을 찍으며/성큼성큼/한 걸음씩 내려오는//가을,”(「때 늦은 낫질」)처럼 산골에서 농사짓는 사람만이 알아챌 멋진 구절이 없지 않지만, 이 대목이 오히려 이 작품의 골자와 겉도는 점에 유의컨대, 최정 시의 본령은 이런 데 있지 않을 것이다. 가령 씨감자 덮어 준 흙이 가늘게 떨리면서 조금씩 갈라지기를 사나흘 만에 누르스름한 어린 얼굴을 가까스로 내미는 과정을 접사(接寫)한 「감자 싹」에서 시인은 말한다. 무거운 말씀 감히 받아 적었다 이 고귀한 순간에 모든 담론이 부질없다. 인간의 노동이 자연의 노동 앞에 겸허해지는 최고의 순간을 ‘받아 적는’, 그것도 ‘감히 받아 적는’ 것이 그의 경건한 시작업일 터다. 작은 골짜기에서 홀로 밭농사를 짓는 그의 농업노동은 이처럼 원초적이다. 시집 『푸른 돌밭』은 그 받아 적기다. 돌밭을 가는 고된 노동이 그대로 마음을 경작하는 앨쓴 길이 되는 드문 경지가 시집 안에서도 진화하매, 감자밭에 침입한 독사를 처단하는 첫시 「뱀」은 좀 독하다. 그 아처로움은 “손톱만큼 자란 양배추 싹을 쏙 뽑아 먹”은 새끼 고라니의 허기를 관용하는 「가을에 먹을 양배추」에 이르러 높고 따듯하게 풀어지거니와, 마음밭의 아름다움은 「공무도하가」에서 절정에 달한다. 임종을 앞둔 ‘엄마’와 ‘나’의 대화를 희곡적으로 구성한 이 담시는 화해가 시로 되는 드문 과정을 베낀 점에서 독보적이다. “혁명이 사라진 시대”에 홀로 청송 골짜기로 입산하여 “속절없이 봄은 또 오는데” “때론 패배를 심”(「고로쇠나무에게」)는 또 다른 혁명을 실험하는 최정은 정녕 시인 이후의 시인일진저.
24.
한국에 수많은 『삼국지』가 있지만 본연의 정신을 살려 새 시대의 새 감각으로 다시 펴내는 데에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작가 황석영이 적격자가 아닐 수 없다. 비로소 우리 시대의 『삼국지』를 갖게 된 것을 축하하고 기뻐하는 바이다.
25.
  • 로야 - 2019년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 다이앤 리 (지은이) | 나무옆의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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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국적 다이앤 리의 『로야』는 한국문학의 변경(frontier)이 새로이 도래했음을 고지한다. 속지주의로는 한국문학이 아니지만 속문주의로는 한국문학인 이 까다로운 이중성은 밴쿠버의 중간계급으로 오른 한국계 여성과 이란계 남성의 가정을 다룬 작품의 전개에도 깊이 참여한다. 작품 속 현재인 밴쿠버 이야기는 이민 전 그들 각자가 과거에 겪은 고국 이야기와 간단없이 교착하거니와, 새로운 가족을 구성하기 위한 변경의 실험으로 흥미로운 전자보다는 마음의 사막을 횡단하는 여주인공 ‘나’의 촘촘한 회상으로 드러나는 한국의 폭력적 가부장 가족의 풍경에 직핍한 후자가 고갱이다. 장편으로서는 드물게 좁다란 이 작품은 구경, 우리의 유구한 가족주의가 어떤 변경에 도착했음을 예리하게 일깨우던 것인데, 사적인 것이 공적인 것으로 전환되는 서사의 반전이 종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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