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2년 서울에서 태어나 1975년 서울대학교 역사교육과를 졸업하였다. 1980년 교직을 그만두고 1990년 《현대소설》에 단편 「생태관찰」이 실려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제30회 한국일보문학상(1997), 제3회 남촌문학상(2008), 제23회 만해문학상(2008)을 수상했다. 대표작으로 『착한 사람 문성현』 『소설 쓰는 밤』 『내 안의 황무지』 『귀가도』 등이 있다.
‘소설’이라는 거대한 이름의 나무를 거머잡고 흔드는 일이 누구에게도 만만한 작업이 아니기 때문에, 온갖 불평에 엄살을 늘어놓으며 오래 끙끙거려도 그리 창피한 노릇이 아니기 때문에 그나마 위안이 된다.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중도에 꺾인다 해도 내가 고집했던 그간의 목표가 허황되거나 허망한 것은 아니었다는 확신, 어떠면 그것은 영원불변한 진리의 한 조각이어서 삶의 부질없음조차 훌쩍 뛰어넘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희미한 희망이 있어 그럭저럭 나는 행복하다.
죽어 땅에 묻히지 않았으니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겠다. 아직 끝나지 않은, 결코 평탄치 않을 내 남은 작업을 위하여 건배. 보석처럼 단단하고 영롱한 열매를 얻어낸 앞선 시대의 소설가들, 그리고 낮이나 밤이나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이 시대의 진정한 소설가들을 위하여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