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서울 사직동에서 출생하였고,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68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완구점 여인」이 당선되어 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1978년 춘천으로 이주하여 오늘에 이르기까지 살고 있다.
창작집으로 『불의 강』, 『유년의 뜰』, 『바람의 넋』, 『불꽃놀이』, 『새』 등이 있으며, 이밖에 수필집 『내 마음의 무늬』와 동화집 『송이야, 문을 열면 아침이란다』, 민담집 『오정희의 기담』, 짧은 소설집 『돼지꿈』, 『가을 여자』가 있으며, 『오정희와 함께 읽는 성서』 등의 저서가 있다. 이상문학상, 동인문학상, 오영수문학상, 동서문학상, 리베라투르문학상, 불교문학상, 만해문예대상을 수상하였다.
우화소설집 『돼지꿈』에 이은 두 번째 책을 펴낸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돼지꿈』과 마찬가지로 역시 내 생활과 소설 쓰기에서의 이삭줍기거나 밑그림이기도 하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사건들이나 휙 스쳐간 단상, 이미지, 때로는 한 편의 긴 소설을 위한 스케치가 짧은 소설들로 형상화되기도 하였다.
여러 해에 걸쳐 틈틈이 쓰고 발표했던 글들인지라 젊음에서부터 늙어가는 지금까지 내가 겪고 살아온 시간이, 삶이, 도리 없이 민낯으로 담겨 있어 약간의 민망함과 부끄러움을 느끼지만 내 안의 여러분들에게, 여러분 안의 내게 가만히 물어본다. 바닥을 알 수 없이 신비로운가 하면 정체모를 괴물 같은 이 삶이란 도대체 뭘까요? 라고.
어느 책을 읽다가 ‘모든 질문에 대한 대답은 사랑이다’라는 구절을 대하고 어려운 문제를 푼 듯 속이 후련하고 기뻤다. 그 어떤 불행과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인생은 바래지 않는 순정한 꿈’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환멸과 슬픔과 쓸쓸함 또한 우리의 생을 살게 하고 보다 높이 들어 올리는 힘이라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며 또 한 번의 아름다운 가을을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