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소설을 탈고하고 나서 20년 만에 비로소 무거운 짐을 벗어 버린 듯 홀가분한 기분을 느꼈다. 마치 치유 불가능한 난치병을 앓고 난 기분이다. 앞으로는 5월에 대한 소설을 쓰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대부분의 사람들로부터 5월문학은 이제 식상했다는 말이 너무너무 듣기 싫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거대한 역사적 경직성 때문에 소설적 형상화가 너무 어렵다는 것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진실 드러내기와 문학적 형상화 사이에서 나는 그 동안 많은 갈들을 겪었다. 진실 드러내기보다 소설미학에 치중하게 된다면 영령들의 죽음을 욕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소설을 쓰기 위해 많은 자료를 수집했으나 그 자료들은 소설미학을 확보하는 데는 오히려 방해가 되기도 했다. 애써 모은 많은 자료들을 충분히 살리지 못한 것이 참으로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