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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말선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5년, 대한민국 경상남도 김해

직업:시인

최근작
2025년 5월 <문학/사상 11 : 생동하는 글쓰기>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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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희의 언어를 정원의 언어라고 불러 본다. 거기에는 큰키나무와 관목들과 풀들과 작은 꽃들의 향성이 만들어 내는 무수한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화려한 정원의 표면보다 어둑하지만 사려 깊이 정원의 이면을 들여다보느라 그녀의 언어에는 빛을 노래할 때조차 어둠의 발자국 소리가 들려온다. 그래서 그런 걸까, 그 정원은 간절하고 절실하게도 ‘혀 아래’에 있다. 좁고 축축한 곳에서 돋아나 본들 식물들은 색을 입지도 못하고 빛을 받지도 못하고 새와 벌을 불러들여 수정하지도 못하여 고독하게 굴절되고 마는 말들의 정원이라니! 그런 환경에서 태어난 식물들은 알비노의 언어로 발화하지만 밖을 뚫고 나오려고 애쓰지 않는다. 핼쑥하고 핏기가 없다. 밖으로 불쑥 이끌기에 세계라는 표면은 배려도 없고 우회도 없이 무분별한 햇볕을 쏘아 대는 곳이므로 시인의 노심초사가 손을 거두어들일 수 없다. 일인칭으로 감정이입하지 않는 그녀의 타자들이 그렇다. 그들은 소수이고 상처가 있고 뭉툭하게 일반화하기에는 여리디여려서 세계에 노출되는 순간 그들의 목소리가 시들어 버릴까 봐 가만가만 얼굴을 맞대고 몸을 기울일 뿐 그 흔한 ‘처방전’을 함부로 내밀지 않는다. 어둠에게 가장 폭력적인 것이 빛이라는 것을 그녀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녀의 타자들은 서로의 숨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이에 있다. 그녀는 기울이고 듣는다. 듣고 진술한다. 그녀는 거리를 두지 않는다. 거리를 둘 수가 없다. 공감이라고 하지 않는다. 거리 없이 그녀의 언어는 마냥 축축하지 않다. 어떤 것은 새로 돋아나고 어떤 것은 스러지고 있어서 늘 가득해 보이는 정원의 성질을 잃지 않는다. 어둠의 생성성이 움직이고 있다. 어쩌면 자기애에 빠져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보란 듯이 배반하고 타자들과 동거할 공간을 나누어 주는 인류애가 그녀가 제시하는 빛이라면 빛일지도 모른다. 식물들이 빽빽한 틈으로 용케 찾아드는 그것처럼 그녀의 언어는 틈틈이 ‘해당화의 뜨거운 향을 좁은 틈으로 밀어 넣’으며 타자들을 돌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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