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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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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4월 <이웃집 소시오패스의 사정>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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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오랫동안 내 안의 ADHD를 말살하려 애썼다. 그러나 ADHD는 한순간도 나를 떠나주지 않았다. 자포자기의 순간 이 책을 만났고, 비로소 모든 괴로움이 낡은 고정관념 때문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사냥꾼’이라는 세 글자가 나를 영원한 자기비하의 굴레에서 꺼내주었다. 이제 ADHD 특유의 크고 작은 어려움도 일종의 사냥감으로 보인다. 온갖 끔찍한 과업도 수렵이나 채집이라 생각하면 게임처럼 할 만해진다. 우리는 ‘사고뭉치’가 아닌 ‘사냥꾼’이었다! 과거의 나처럼, ADHD 때문에 숨고만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길 바란다. 자존감을 좀먹는 비정상의 낙인으로부터의 해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모두 함께 사냥꾼으로서 즐겁게 살아보자. 우리는 잘못 태어난 게 아니라, 시대를 약간 잘못 타고났을 뿐이니까.
2.
박미소는 누구나 생각하는 주제로 누구도 쓰지 못할 글을 쓴다. 쾌락과 죄의식의 굴레 속에서도 특유의 꼿꼿함과 꿋꿋함을 잃지 않는다. 내면 깊은 곳 가장 축축한 마음들을 낱낱이 지면 위로 호명하는 기세가 놀랍다. 그의 고백은 ‘다이어트, 배달 음식, 트위터’에 휘말려 어쩔 줄 모르는 우리 모두를 발가벗긴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얼굴이 홧홧해지지만, 동시에 온전히 고발당하는 쾌감을 느낀다. “왜 참지 못했을까?” 쾌감을 주는 것들에 대한 집착과 그로 인한 위기감을 느껴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쉴 새 없이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온전히 개인의 영역에만 머무르는 문제는 존재할 수 없다는 점에서 모든 사적인 경험이 인문적 탐색의 재료가 될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책이다. 수치심도 드넓게 공유되고 확장될 수 있는 감각임을 알게 된 기쁨에는 ‘길티’가 끼어들 틈이 없다.
3.
ADHD를 짓지 않은 죄의 징역처럼 느끼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어주면 좋겠다. ADHD는 죄가 아니고 형벌도 아니다. 인간 종의 우월함이나 열등함을 가리기 위한 언어도 아니다. ADHD는 그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좀 더 명확히 설명하기 위한 언어일 뿐이다. 이 책의 독자들이 ADHD라서 슬퍼할 것도 없이, ADHD가 아니라서 기뻐할 것도 없이 ADHD를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그리고 ADHD를 뺀 당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서라도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다. ADHD에 대해 명확히 알게 될수록 그 부분을 제외한 당신의 본모습이 보일 것이다.
4.
“울룩불룩한 삶의 면면을 곡선미로 승화시키고야 마는 사람의 이야기. 야속한 불행 속에서도, 깊은 자기혐오의 늪에서도 그는 자신의 두 다리로 직접 나아가길 포기하지 않는다. 그만의 입체감이 묵직하게 녹아든 에피소드 속에서, 괜찮든 괜찮지 않든 일단 걷는 사람의 생은 언제나 런웨이라는 걸 배운다. 내 삶의 굴곡 또한 김지양의 이야기와 함께 아름다워지는 걸 느끼며, 오늘도 자신만의 무대에서 빛날 그에게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5.
이것은 생애 내내 위태로운 갓길을 걸어온 사람의 이야기이자 자폐라는 이정표를 발견한 후, 비로소 자신만의 오솔길을 찾은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악천후 속에서도 전진을 멈추지 않는 그의 삶에서 분연히 빛나는 결기를 느낀다. 저자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폐라서 특이할 것도, 자폐니까 특별할 것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리가 그저 우리이듯 그도 그 자신일 뿐이라는 것을.
6.
어떤 아이는 매일 밤 치열한 고뇌 속으로 부모를 밀어 넣는다. “내가 부족한 걸까, 애가 문제인 걸까?” 나도 그런 아이였다. 오랫동안 ‘천덕꾸러기’, ‘사고뭉치’로 불렸으나 내게 적합한 명칭은 ADHD였다. 그땐 부모님도 나를 모를 수 있다는 걸 몰랐다. 이 책은 과거로 돌아가 내 부모님께 선물하고 싶은 단 한 권의 책이다. 내 아이의 남다름이 버거운 양육자 분들께 진심으로 이 책을 권한다.
7.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2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9,450 보러 가기
우리 모두의 ‘아는 사람’ 한소리가 들려주는 이상하고 특이하고 위험한 이야기. 그는 대개 우울하고 실제로도 자주 울지만, 마지막엔 반드시 용감해진다. 100번을 죽어도 101번째 살아나 자기 장례식에서 리코더를 분다.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도 분연히 나아가는 한소리를 보며 “당신 같은 사람이 태어난 세상을 조금 좋아하게 됐어” 생각했다. 책장을 덮고 나서도 오랫동안 그의 문장들이 눈꺼풀에 머물렀다.
8.
따뜻한 함박눈처럼 특별한 온도감을 가진 책. 나는 불행을 정돈하며 깊어지는 사람의 글을 정말 좋아한다. 정성스레 불행한 이는 결코 불행해지지 않는다는 역설을 믿기 때문이다. 행복해지려는 억지나 불행을 처단하려는 정의감 없이 소복하게 쌓인 글을 참 오랜만에 만나 본다. 저자의 불행을 엿보았을 뿐인데, 어째서 내 불행이 덩달아 기특해지는지 모르겠다. 책장을 덮은 후엔 이 책이 오지윤과 나의 공저처럼 느껴진다. 그의 촘촘한 문장들이 오히려 독자 몫의 공백을 내어주기 때문일 것이다.
9.
『콜센터의 말』은 코로나 시국 일본 여행사 근무라는 당혹스러운 상황을 맞닥뜨린 한국인의 이야기다. 콜센터 상담원이자 외국인 노동자로서, “숨 쉬듯 용서를 비는 인간”으로서 그가 치러냈을 전쟁이 내 눈에도 선하다. 하지만 저자는 헤드셋 속 불쾌한 소음에 압도되지 않는다. 온갖 무례와 비상식이 판치는 와중에도 자기 몫의 언어를 확장하며 묵묵히 나아갈 뿐이다. 그가 하나둘 그러모은 ‘콜센터의 말’에서 절망 대신 고요한 힘과 기품을 느낀다. 혼란 속 혼란을 정제해 마침내 보석상자 같은 책을 엮은 저자에게 존경과 애정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10.
밀레니얼로 불리는 ‘요즘 애들’은 녹아내린 심신으로 간신히 번아웃을 버티는 중이다. 당당하게 지치기 위해 미치기 직전까지 일해야 한다는 사실을 믿을 수 있는가? 노동력에 더해 불평하지 않는 쿨함에 실패에 연연하지 않는 열정까지 갖추라는 요구는 너무나 부당하다. 우리는 우리를 집어삼킨 거대한 과로에서, 기어코 버텨내라는 무책임한 강요에서, 통증과 맞교환되는 성공이 허상임을 깨닫고 있다. “망했다”는 저자의 선언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건, 우리가 실제로 망했기 때문이다. 여태까진 누구도 그 말을 정확하게 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너무나 ‘요즘 애들’다워서 기성세대의 노여움을 살 테지만, 그것이 바로 저자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증거다. 나는 너무나 속 시원해 신기할 지경인 이 책에서, 밀레니얼로 살면서도 몰랐던 밀레니얼 세대의 절망을 보았다. 그러나, 무너진 후에만 재건될 수 있는 희망도 만났다. 밀레니얼은 너무 많이 고갈되었지만, 완전히 연소되진 않은 세대다. 이 책이 보다 많은 이에게 닿아 밀레니얼의 누명을 벗겨주기를, 그리하여 밀레니얼에 관한 합당하고 건강한 논의에 불을 지피기를 바란다. 밀레니얼이 번아웃의 장작으로 소모되지 않고, 세상을 밝히는 불꽃이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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