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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반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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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024 김승옥문학상 수상작품집>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3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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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소박한 밥상 같은, 무위에 이르는 길 일부러 찾지 않으면 발길조차 닿기 힘든, 용인의 한 숲속에 ‘생각을담는집’이라는 책방이 있습니다. 책방의 너른 마당에는 온갖 종류의 꽃과 채소가 자랍니다. 그는 그곳에서 책을 읽고, 글을 씁니다. 씨를 뿌리고, 그 씨가 싹 틔운 것들을 돌보며 봄, 여름, 가을, 겨울 하루도 같지 않은 날을 보냅니다. 오래 길들여졌던 도시의 편리함과 역동성을 자진반납하고, 마침내 당도한 그곳에는 고요가 있습니다. 너무 고요해서 외로워 보이기까지 하지만 그는 기꺼이 그 적요를 반깁니다. 적요 속에서 유난히 뚜렷한 생명의 소리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책과 식물 속에 둘러싸여 그것의 일부인 양 조용히 앉아 글을 쓰다가, 간혹 손님이 문을 밀고 들어오면 차를 만듭니다. 손님과 책 이야기를 나누다가 인생 이야기로 흘러갑니다. 손님이 돌아가면 마당에 엎드려 잡초를 뽑습니다. 출출해지면 텃밭에서 순한 채소를 따서 밥상을 차립니다. 자극적인 양념 없이 원재료의 맛을 살린 소박한 밥상입니다. 그 밥상은 화려한 수식을 거부하는 그의 글을 닮았습니다. 어쩌면 그의 글이 밥상을 닮았는지도 모릅니다. 그가 세상의 현란한 자극을 떠나 무위에 이르는 길은 이토록 치열한 사색과, 쓰고 읽는 즐거움과, 자연이 안겨주는 평온으로 가득 있습니다. 이 책은 그 시절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2.
인종도, 환경도, 성격도, 취향도 다른 이들이 납작하게 밀폐됐던 상처를 펼치며 그 정면과 이면을 만나는 과정을 섬세하고도 단단한 치유의 언어로 담아낸 소설. 어떤 상실은 결코 겪기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고, 어떤 상실은 오래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에게 말을 건넨다. 작가가 정교하게 설계한 미로에서 출구를 찾아 걸어가는 인물들을 따라 걷다 보면, 상처와 제대로 헤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그것과 결연히 만나야 하며 “상처만이 상처에 스밀 수 있다”는 걸 납득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비록 이야기가 도달한 그곳에 여전히 아픔이 남아 있다 해도, 그것을 품고 걷는 길에는 고통만 있는 것이 아니며 상처 안에도 따뜻한 온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므로 상실의 모퉁이마다 연대의 깃발이 찬란하게 나부끼는 이 이야기를 통과하고 나면, 독자들은 달라진 자신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3.
인간 근원의 문제를 탐구한다는 인문학이 매일 생존의 문제와 싸우는 이들에게 가당키나 할까. 하지만 그는 가난하다고 인간답게 살 권리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가난해도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포기하지 말자고, 사회가 미리 규정지은 가난한 자의 운명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삶의 방식을 찾아가자고 사람들을 설득한다. (……) 가난하지만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은 공동체가 베푸는 시혜가 아니라 가난한 우리들의 마땅한 권리라고 지난 20년 그는 한결같이 거리에 서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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