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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저자 > 문학일반

이름:김응교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62년, 대한민국 서울 (양자리)

직업: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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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8월 <가혹한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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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떨리는 목소리와 긴 침묵을 문장으로 풀어내고, 단어 하나하나, 날짜 하루하루, 씨줄 날줄을 맞추어 한 폭의 원단(原緞)을 완성시키는 일은 쉽지 않다. 김수영 시인의 영원한 연인 김현경 여사의 삶을, 가끔 여사님께 그때그때 듣곤 했는데, 그 숱한 순간의 파편들을 그러모아 엮은 하나의 형상이 완성되었다. 이 증언에 대해 가타부타, 김수영에 관한 새로운 논의가 열리리라 기대한다. 소중한 역사의 순간을 엮어낸 홍기원 선생은 거대한 역작으로 그 논의를 새로 열었다. 무엇보다도 역경의 시간을 견뎌내고 증언을 남기신 김현경 여사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1일 출고 
박금리 시인이 돌아왔다. 거대한 선물을 들고 돌아왔다. “그녀의 여윈 살집이/옛 시절 내 무관심이 파내어버린/흔적만 같아”(「늦사랑」), 이제는 우리 영혼을 살찌우려고 그가 시의 대지로 돌아왔다. “떡살마냥 밀어 넣어/늙은 짐승의 막바지”(「농욕(農慾)」)를 펄떡이는 정신으로 과시하며 돌아왔다. “악한 것들의 갖은 악다구니 아랑곳없이”(「농사꾼」) 재 너머 논밭에서 있어야 할 자리를 지키는 시인이 쓴 넉넉하고 검박한 알곡 가득 찬, 실로 오랜만에 진실한 시집을 읽고 또 읽는다.
3.
함께 있다면 늘 웃음을 주는 존재는 얼마나 고마운가. 티끌 하나 느낄 수 없이 해맑은 그의 눈과 미소만 보아도, 그 공간은 이미 행복해진다. 잔잔한 웃음을 띄는 신선숙 선생의 정다운 눈길은 늘 그윽하고 다정하다. 함께한 세월 동안 그가 누구를 쏘아보거나 무시하는 태도를 본 적이 없다. 짧은 문장으로 이루어진 그의 글에는 항상 풍자와 해학과 골계가 어우러진 일상의 품격이 있다. 상상할 수 없는 아픔을 체험하고 어찌 그리 해맑은 웃음과 해학을 선사할 수 있을까. 범접하기 어려운 포용력이다. 그것은 까닭을 알 수 없는 늪을 기어가며 넘어선 포월匍越의 포용이다. 그것은 사람들 사이의 다양한 슬픔과 차이를 웃으며 껴안는 배려의 포용이다. 그것은 어떠한 종교의 차이도 사랑이라는 기적으로 껴안는 은사의 포용이다.
4.
텍스트 읽기를 넘어, 그 텍스트가 태어난 배경을 확인하는 것은 작품 이해를 위해 대단히 의미 깊은 과정이다. 준비된 문학기행은 평생 잊지 못할 깊이 있는 깨달음을 준다. 미우라 아야코의 작품은 물론 텍스트만 읽어도 큰 깨달음을 주지만, 홋카이도 아사히카와에 가서 작품이 탄생한 곳을 확인하면, 그 깨달음의 기쁨은 몇 배로 융기(隆起)한다.
5.
교수, 방송 진행자, 연설가, 민권운동 지도자 등 다양한 얼굴을 갖고 있지만, 그의 본령은 목회자다. 목회자도 권위에 찌든 교권주의자가 아니라, 예언자와 예수의 길을 따르는 파레시아스트(parresiastes)다. 그 알짬을 모은 귀중한 원고들을 나는 도저히 빨리 읽을 수 없어 하루에 한 편씩 읽는다. 글다운 글을 읽는 순간은 이토록 달고 행복하구나.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9일 출고 
시인은 이 순간이 생애의 가을날이라 예감하고 인간의 삶을 성찰합니다. 사계절의 일상에서 시인은 섭리를 깨닫습니다. 좋은 시는 어려운 단어로 난해하게 얽은 건축이 아니라, 검박한 언어에 호흡을 엮어 만든 사랑의 집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줍니다. “하늘의 손길도 담고 있으니, 그 눈길, 더욱 맑고 간절하구나.”
7.
설교와 삶이 다른 사람들이 있다. 삶이 설교를 배신할 때 그 설교는 신용할 수 없다. 진실한 삶의 뒷받침이 없는 설교는 얼마나 공허한가. 많은 설교자들이 인격적으로 성숙한지, 성찰해보면 그리 자유롭지 못하다. 김기석 목사는 자신이 설교하는 그대로 그 문장대로 살아간다. 이렇듯 삶에서 우러나오는 메시지는 큰 울림의 감화력을 발동시킨다.
8.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0일 출고 
이 시집에서 ‘마부’로 상징되는 발굴되지 않은 과거는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궁핍과 상실 속에서도 말과 함께 꿋꿋하게 살아가는 마부들, 그 가족의 지역사, 화물차가 출현하기 전까지 근대사의 과도기를 만나는 드문 독서 체험을 제시하는 시집이다. 산업화의 그늘을 마부의 아들로 그리고 노동자로 살아온 화자의 증언은 생생하기만 하다. 정원도 시인은 두 권의 시집으로 집요하게 개인과 한 사회의 고현학考現學을 완성시켰다. 인간의 자리를 AI와 로봇이 대체하고 있는 사회에 기계를 다루어 온 노동자 출신 정원도 시인은 시집 전체를 통해 인간 문화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과거의 인간 풍경에, 미래 사회에 살려 내야 할 귀중한 구원의 열쇠가 있다는 암시를 준다. 단순히 과거를 추억하는 시집이 아니라, 미래 사회의 대안을 제시하는 시집이다. 이 시집은 역사 보고서이면서 동시에 미래를 향한 좌잠座箴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시집을 뛰어넘어, 세 번째 시집 『마부』부터 시인은 비약한다. 이번 시집에 이르러 드디어 시의 고원高原에 이르렀다. 정원도 시인 ‘자기만의’ 정직과 땀내가 이루어 낸 높이다. 그가 평생 잊지 못하는 말과 당나귀들이 한없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고원에서 독자들도 새로운 지평을 체험할 것이다. 정직과 땀내를 망각한 뜬구름 잡는 우리 시단을 이 시집은 묵묵하게 대지大地로 견인하는 든든한 말(馬, 言)이 되리라 기대한다.
9.
미우라 아야코 선생처럼, 무릎을 끓고 강의하던 모리시타 교수, 옆에서 부드럽게 통역하는 권 선생 사이에서 몇천 년 전 한 젊은이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미우라 아야코 문학을 알리는 두 사람의 마음이 담긴 이 책을 기쁘고 담담하게 권할 수밖에 없습니다.
10.
영상미학, 인물의 심리, 배경이 되는 종교와 역사 등 세세한 정보를 융합하고 비평하는 능력을 갖춰야 영화평을 쓸 수 있다. 저자와 대화할 때마다 책을 써야 할 분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이 책은 진리를 전하는 파레시아스트parresiastes,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하는 자 입장에서 본 영화 에세이다. 특히 역사 영화와 SF 영화를 분석한 에세이는 이 책의 알짬이다. 판타지와 현실이 섞인 제주도에 가셨으니 요즘은 어떤 성찰을 쓰실까, 벌써 기대된다.
11.
아직 산소통을 매지 않고 마스크 낀 채로 살아가니 다행이라 해야 할까. 언제까지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텅 빈 테이블을 바라보고, 언제까지 유튜브와 넷플릭스 영상 앞에 앉아 슬프게 하루를 보내야 할까. 인생이라는 전쟁터에서 회복 탄력성은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기도의 현장은 상처 입기 쉬운 ‘취약한’(vulnerable) 일상이다.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 앞에서, 두 차례의 유산을 겪은 후, 너무도 평범하여 주목하지 않는 순간에, 게릴라전이 성행하는 우간다에서, 죽음에 맞짱 떠야 할 때 우리는 기도할 수 있는가. 시편과 복음서부터 초대교회 이야기를 거쳐 이 코로나 시대까지, ‘연약한’(weak) 알힘을 확장시키는 밤기도의 의미를 곁에 있는 듯한 저자에게서 조근조근 듣는다.
12.
시간이 흐르면 인생이란 피부에는 주름과 기미가 생긴다. 그 주름과 기미에 그늘지거나 얼룩진 순간들을 작가는 한 획의 낭비 없이 차분하게 기록했다. 인생을 주사위로 비유했던 니체처럼, 김미원 선생은 인생을 제비뽑기로 비유한다. 수많은 인물과 작품을 호출하는 지혜로운 성찰은 빈센트 반 고흐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따스하다. 절제의 진면목을 보이는 에세이들 중 몇 편은 단아한 소설 한 편을 읽는 기분이 든다. 제비뽑기의 결과가 어떠하든, 느닷없는 파도를 제어하며 항해하는 이 오디세이는 권태와 전염병을 이겨내라는 힘센 응원이 아닌가.
1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0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6,380 보러 가기
글과 실천을 일치시키는 삶은 쉽지 않다. 이 책은 공상이 아니라 살림의 결과다. 연구실을 넘어 그 이론을 오랫동안 실천으로 검증해온 결실이다. 화쟁기호학이 이 저서의 알짬이다. 단순한 이항대립의 비교가 아니라, 서로 부딪치고 녹아 전혀 새로운 개벽을 시도하는 매혹이다. 원효와 맑스가 영원회귀로 만나고, 동양과 서양이 구분없이 만나며,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넘나들고, 과거가 미래를 여는 화쟁의 대안들, 두런두런 개벽이 펼쳐지고 있다.
14.
“그럼 개가 당신들 주인입니까!”, “문어는 말 그대로 인문적인 영감을 주는 생물이다” 등 곳곳에 숨은 명랑한 리얼리티가 은근히 재미있다. 바둑알 두듯 정확히 단어가 놓여있는 문장, “~가요”, “~지요”라는 친절한 문장 속에 조심스런 간절함과 억누른 분심으로 인해 느릿느릿한 그의 어태(語態)가 그대로 배여 있다. 김수영 산문집처럼, 문동만 산문집도 도저히 빨리 읽을 수 없다. “젖은 자가 또 젖는” 시대의 물 위를 자박자박 걷는 독서이기 때문이다. 한 편 한 편 숲세권에서 뜨거운 햇살 받고, 대지의 영양을 길어 올린 빛나는 사과알, 요즘 어디서 이런 싱싱한 알몸의 산문을 만날 수 있는가.
1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0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10,080 보러 가기
세상의 모든 자식들과 세상 모든 아버지들이 이렇게 편지를 나눈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지지 않는 척하며 몇 권 사서 선물해야겠다.
16.
  • 허영 - 죽음에 이르는 7가지 죄 
  • 신원하 (지은이) | IVP | 2020년 8월
  • 3,000원 → 2,700원 (10%할인), 마일리지 150
  • 세일즈포인트 : 134
하늘을 우러러 한 점, 아니, 만 점 부끄러움들 앞에, ‘울지 마라, 욕망하니까 인간이다’라며 얼마나 자신을 비루하게 위로해 왔던가. 교만, 시기, 탐욕, 탐식, 분노, 정욕, 나태라는 일곱 가지 욕망은 나를 얽매 온 괴로운 사슬들이구나. 야만적인 욕망의 엉킨 실타래를 결 고운 문체로 한 올 한 올 풀어헤치며, 절망한 나를 근원적인 환희로 이끄는 유쾌한 책, 이런 불편한 책은 느릿느릿 곰삭혀 읽어야 내 영혼이 기쁠 것이다.
17.
  • 죽음에 이르는 7가지 죄 - 현대적 관점에서 재조명한 7대죄와 성화의 길 
  • 신원하 (지은이) | IVP | 2020년 8월
  • 13,000원 → 11,700원 (10%할인), 마일리지 650
  • 10.0 (2) | 세일즈포인트 : 1,96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19일 출고 
  • 이 책의 전자책 : 9,000 보러 가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아니, 만 점 부끄러움들 앞에, ‘울지 마라, 욕망하니까 인간이다’라며 얼마나 자신을 비루하게 위로해 왔던가. 교만, 시기, 탐욕, 탐식, 분노, 정욕, 나태라는 일곱 가지 욕망은 나를 얽매 온 괴로운 사슬들이구나. 야만적인 욕망의 엉킨 실타래를 결 고운 문체로 한 올 한 올 풀어헤치며, 절망한 나를 근원적인 환희로 이끄는 유쾌한 책, 이런 불편한 책은 느릿느릿 곰삭혀 읽어야 내 영혼이 기쁠 것이다.
18.
‘문화 돌봄’이란, 문화라는 집에 꽃다발을 선사하여 아름다움을 상기시키는 표지들이 있게 하는 것이라는 설명은 얼마나 산뜻한가.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라는 말씀을 폭력적으로만 해석하여 모든 사물을 정복하고 착취해 온 역사에, 새로운 반성이 일어나고 있다. ‘다스리라’로 번역된 히브리 동사 ‘라다’에는 ‘돌보다’라는 목자적 의미가 있다. 이 다스림은 착취나 정복이 아니라 샬롬의 세계를 향한 돌봄(Care)인 것이다. 문화를 돌봄으로 인식하기 시작하면, 이제 문화는 경쟁과 전쟁이 아니라 공동체의 영혼을 가꾸는 즐거운 정원으로 바뀐다. 우리는 이 책에서 에밀리 디킨슨과 빈센트 반 고흐가 예시하는 주변부와 소수자 문화의 중요성을 만나기도 한다. 꽃으로 시작하여 꽃으로 마무리하는 20개의 이야기, 상처 많은 이 시대에 삶의 균열을 돌보고 치료해 줄 따순 잉걸불 같은 책이다.
19.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0일 출고 
어둠을 어루만지는 그늘은 위로하는 손길이다. 가난한 맨발의 아버지, 늘 아즘찮은 눈길의 어머니, 배고픈 쪽방촌 사람들의 주름살, 물 맑은 담양 아이들, 청계천 노숙자를 덮어주는 두툼한 롱패딩에 고인 그늘을 시인은 주시한다. 이 시집은 농촌과 교실에 드리운 작은 것들의 간절함을, 기도하는 손길로 담아낸 역사서다. 김정원 시인이 만든 시향(詩鄕)의 그늘 속을 거니는 독자는 자기도 모르게 그윽한 시향(詩香)에 차츰 물들어 버릴 것이다.
20.
한번 펼치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소설. 숲속 마을을 바탕으로 한 자연의 신비와 소년 소녀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한 편의 애니메이션, 한 편의 영화처럼 흘러간다. 물 부족, 태양광, 사채업자 등 현실의 부조리와 비틀어진 폭력조차도 서정의 힘으로 감싸며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까지 인간이 어떤 삶을 살아야 할 것인지 묻게 하는 독특하고 눈 아린 소설이다.
2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0일 출고 
디아스포라 경계인(境界人) 작가의 작품에는 자신이 상실한 순간들, 지금 체험하고 있는 차별이나 모멸의 일상을 전하고 싶은 무의식이 가득하다. 게다가 모국어에서 떠나 외국어의 세계에서 모국어로 쓸 때, 되도록 쉬운 표현으로 내용을 나누고 싶은 무의식이 앞서기 마련이다. 이 지점에서 미국에서 시를 쓰고, 소설을 쓰며, 또한 인터넷 사이트를 만들어 한국문학을 영어로 번역하여 알리려 애쓰는 유희주 시인의 시집을 대한다. 가장 일상적인 순간을 가장 쉬운 표현으로 담아낸 이 시집은 한국문학에서 변방으로 여겨져 왔던 영역을 확장시킨다. 유 시인은 역사적이거나 개인적인 상처를 어떻게 치료, 극복하려고 인간이 노력해왔는가에 주목한다. 행과 행 사이에, 연과 연 사이에 상실과 그리움이 상처로 남겨져 있지만, 시인은 그것을 어둡게 표현하지 않는다. 시인은 그 상처를 정면으로 직시하려 한다. 그 상처를 극복하여 상처와 대화하려는 상통하려는 노력을 시인은 보여준다. 서울중심주의, 혹은 언어중심주의 시각에서 보면, 유 시인의 시집은 아직 덜 구운 거친 막사발로 보일 수 있다. 청자나 백자나 분청사기는 아니지만 거친 막사발에도 미학이 있다. 디아스포라 작가들의 성긴 표현들은 게으름 때문이라기보다. 삶의 일상성을 날것으로 전하고 싶은 자장(磁場) 안에 스스로 놓여 있기 때문이다. 일본에 사는 자이니치[在日] 디아스포라 문학, 중국에 사는 조선족 문학, 중앙아시아에 사는 고려인, 미국에 사는 아메리칸 코리안 문학은 ‘새로운 중심주의 문학’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지만 디아스포라 문학의 아픔과 상처를 존중한다고 문학적 장치를 게을리하는 것을 당연시할 수는 없다. 이번 시도는 극단의 평가를 받을 것이다. 일상성을 살렸다는 평가와 반대로 시적 장치가 허술하다는 평가도 있을 수 있겠다. 그 평가를 넘어서는 책무는 오로지 유 시인 자신의 몫일 것이다. 일상성을 전혀 새롭게 표현했던 시인 김수영이나, 보헤미안의 디아스포라 후예였던 카프카 문학의 탁월성을 떠올릴 수 있겠다. 세 번째 시집의 출판을 축하드리며, 유 시인의 또 다른 시도를 기대해본다.
2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0일 출고 
독특한 선물이다. 시인 이정록의 시혼(詩魂)이 모두 담겨 있다. 남의 시를 해설하는 글 자체가 덤으로 읽는 시다. 나의 시를 고백하는 속살도 엿볼 수 있다. 무진장 재밌는 그의 산문 세계는 금강 닮아 유장하다. 이미 시는 우리 문단의 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으며, 산문에서도 대가의 품격이 보인다. 이정록 시인은 비밀을 밝히지 말라고 하는데 여기에 밝히는바, 그는 한국 문학의 자랑이 될 작가다. 그의 책이 여러 나라 말로 많이 번역되기를 바라며, 이 책, 일단 보관해두어야 할 옥고(玉稿)다.
2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20일 출고 
탁월한 가능성을 만나는 순간은 기쁜 일이다. 고등학생 때 내 강의를 집중해서 듣던 아이 모습이 기억난다. 쉬는 시간에 기타를 멋지게 쳐서 놀라게 했던 그 아이는 얼마 후 아버지와 함께 책을 내기도 했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한 그가 나에게 재미있는 원고를 보내왔다. 재미혁명 속에 성찰의 뼈가 든든한 책이다. 고전을 비트는 이해도 신선하고, 그 긍지는 부드럽다가도 드세다. 그가 또 어떤 신선한 가능성으로 다가올지 기대된다.
24.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이번 책 『르네 지라르와 현대 사상가들의 대화』에서 저자는 지젝, 데리다, 들뢰즈, 바디우, 아감벤 등을 호출하여 진경(珍景)을 펼치고 있다. 특히 들뢰즈의 ‘안티 오이디푸스’와 아감벤의 ‘호모사케르’를 희생양과 비교하는 장을 종요롭게 곰삭여 읽었다. 저자가 섭렵한 인류학, 철학, 심리학, 사회학, 신학 등 인간과학에 대한 방대한 파노라마다. 꿀벌처럼 끊임없이 진리를 찾아 순례하는 연구자를 만나면 묵묵히 기쁘다. 지라르의 희생양을 대하면 “모든 죽어가는 것에 검은 옷을 입히시오”(.새벽이 올 때까지.),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서시.)라고 했던 윤동주의 마음이 저리도록 울린다. 정일권이라는 이름 석 자는 르네 지라르를 이 땅에 새롭게 적용시킨 명징한 표지판이다.
25.
나를 즐기렴, 시든 꽃에 반하다, 시시한 삶을 고르다, 폭풍보다 센 빈풍貧風. 예사롭지 않은 깊은 문장이다. 쉽게 한 장 넘길 수 없는 이 책이 주는 상상력은 혁명의 잉걸불이다. 박총 선생이 고른 시 한 편, 글 한 행을 현미밥 먹듯 꼭꼭 씹어먹는다면, 그 누군가의 실존에 보이지 않는 혁명이 일어날 것이다. 곰삭혀 읽으신다면 늪을 기어가는 단독자의 행복한 나날을 악착같이 누리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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