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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임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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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페페>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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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우리는 사회적 규정을 넘어 근본적인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는 걸까? 이 물음에 히가시노 게이고는 그건 암담하지만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대답한다. 사실 이런 문답은 2022년 한국에선 새삼스러운 건 아닐 것이다. 그렇지만 이 소설이 최초 출간된 2001년을 생각해보면 그의 직관이 얼마나 민첩한지 감탄하게 된다. 어쩌면 그의 시선은 2001년에서 출발해 비로소 2022년에 닿은 듯하다. 물론 이 소설을 주제만으로 논할 수 없다. 우리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책상에 직각으로 앉아서가 아니라, 휴가지의 비치 파라솔에 비스듬히 누워서 읽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히가시노 게이고가 소설을 직조하는 솜씨는 21년 전에도 늘 그렇듯 매끄럽다. 그리고 나도 늘 그렇듯 이틀 만에 이 두꺼운 책을 읽어버렸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25일 출고 
이춘길의 인물들은 대개 행정 처분을 기다리거나 기다렸거나, 계약에 얽혀 있다. 즉 법리적 문장들이 욕망에 선행해 있다. 때로 그들은 이런 사회적 문장에 떠밀리기 전까지 스스로를 모르는 것처럼 보일 정도이다. 하지만 언제나 서식화가 발생하는 순간이란, 세계에 사건들이 누적될 대로 누적된 이후일 것이다. 그러니까 내가 어떤 문장들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는 말이다. 늦다니. 늦어 버린 자들의 서글픔. 많은 예술가들은 이 서글픔을 서술하고 싶어 하지만 또 그게 쉽지만은 않다. 눅눅해지거나 상투적 레토릭이 되기 때문이다. 그걸 피하려다 보면 치기 어린 냉소가 되기도 한다. 이런 것들을, 이춘길은 건조하게 그렇지만 냉소적이지 않게, 그러면서도 ‘뿜’ 하고 ‘빰’ 하게 그려냈다. 무슨 말이냐고? 그러니까 연탄불 뺀 자리 같은 기억도 이춘길이 쓰면 꽉 조여진 세련된 문장이 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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