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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조기조

직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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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내가 지은 집에는 내가 살지 않는다>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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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시인의 시집 마흔세 권 중 내 손으로 펴낸 것은 열아홉 권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펴내야 하나 하면서 원고를 읽는다 1년에 두세 권씩 펴내다 보니 어찌 하종오 시집만 줄창 펴내느냐고 하는데 내가 대답할 질문이 아니다 시인의 시를 처음 읽은 것은 스무 살 곧잘 모범으로 생각하며 나는 시인을 꿈꾸었고 시인이 된 뒤에도 내내 경외심을 가졌다 시인 김정환이 시인의 열 번째 시집 해설에서 시인을 향해 한국 ‘민족시단의 황태자’라 부르고 시인 고형렬이 시인의 열네 번째 시집 뒤표지에 시인의 시를 두고 ‘하시河詩’라 일컬어 리얼리즘 시성 두시杜詩에 빗대는 걸 보고 아무려나 하지만 좀 이르다 싶었는데 그로부터 20년 후인 오늘 그 시호詩號를 하종오 시 삼천 편 앞에 드려놓는다면 빗나가지 않은 예언적 칭호다 시인의 시는 봄철 쟁기로 논밭을 가는 형국이다 세상 구석구석 이모저모 다 갈아놓는다 하도 곱게 갈아서 흙은 부드럽고 향기롭다 그 흙에 뿌리내리면 벼든 피든 잘 영글겠다는 가늠이 가지만 볼멘소리를 했던 적도 있다 선생께서 좀 지나치십니다 한 시인의 시집을 거푸 펴내는 일도 일이지만 나도 명색이 시인인지라 마음먹고 써보려던 시제를 앞질러 촘촘한 그물코로 싹쓸이해버리니 말이다 시인의 새 원고가 속속 들어올 때마다 더디게만 준비되던 내 시집 원고 중 몇 편씩은 낡고 시들어 슬그머니 버려야 했기 때문이다 시인은 그런데도 여전히, 일흔이 넘었어도 변함없이 마르지 않는 샘처럼 맑은 시를 한결같이 뿜어내면서도 늙어서 더 이상 시를 못 쓰면 어쩌나 걱정을 한다 쓰이는 대로 최대한 펴내겠다고 약속했으니 시인의 걱정에 내 걱정은 비례한다 그간 열아홉 권 시집은 시인이 투고한 것의 절반뿐이니. -조기조의 시, 「하시를 읽으며」, 전문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11일 출고 
소년 시절부터 정년의 시간을 코앞에 둔 현재까지 공장 노동을 하고 있는 표성배 시인은 주로 그 경험에 의지하는 시들을 써왔다. 그래서 그의 시들은 한국 노동시에서 담보력이 약한 현장성의 핍진함이라는 차원에서 독보적인 좌표를 점하고 있다. 이 위상이 종종 큰 목소리를 내는 노동시에서 의심과 미움을 받게 되는 원인인 편협함을 해소시킨다. 그는 고통스런 삶을 말하는 것은 아직 문학이 아니라는 진리를 꿰뚫고 있는 듯하다. 그 정신은 자신의 삶은 가난하지만 문학의 부유함을 위해 그 모든 의미와 가치들을 정립하여 보편 역사 위에 세우고자 하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자신의 개인사를 마산창원 지역의 노동운동사에, 나아가 한국 현대사에 되비춤과 상호 투사를 통해서 견실한 문학적 진정성을 획득하고 있는 이번 시집은 고난에 찬 자신의 삶에 스스로 고귀한 자유를 부여하고 있다.
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11일 출고 
하종오의 판소리체시집은 당연히 아니리로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판소리의 여러 장단을 차용 또는 변용하여, 현재적 언어로 쓴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시집이다. 수록된 판소리체시 6편은 과장, 축소, 점층, 비약, 생략, 반복, 왜곡, 반어, 역설, 대구(對句) 등의 표현법과 일상어, 유행어, 비속어, 은어를 대담하게 구사하면서 문장에서 주체와 객체를 자유자재로 바꾸어 풀뿌리 민주주의가 퇴행하고 있는 지방자치제의 현장과 이면을 적나라하게 희화화하고 풍자한다. 하종오의 초기시가 민요와 무가를 바탕으로 하여 비장미의 서정을 내재했다면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이번 판소리체시는 골계미의 서사를 발화한다. 판소리체시라는 형식에 지방정치 현실과 주민 현실을 내용으로 담음으로써 근래의 한국시가 이루지 못한 시적 성취를 획득하고 있지만, 아마도 예술적 완성은 소리꾼의 완창에 달려 있을 것이다.
4.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11일 출고 
박관서 시인이 전호기를 들고 수신호를 보내는 간이역은 우리의 기대와는 다른 곳이다. 그래서 우리는 실망할지 모른다. 커피나 초콜릿 대신 기름통을 들고 기차 밑에 들어가 박박 기어야만 그 면모가 드러나는 예상치 못했던 간이역으로의 초대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 실망이 박관서 시인의 시편들이 꿈꾸는 장소로 들어가는 개찰구라면 어쩔 것인가. 우리가 예상하는 장소와는 다른 곳으로의 안내, 무릇 여행의 백미는 이런 것이 아닐까. 지금의 문학 지도 위에 바로 여기가 우리가 가볼 곳이라는 기름 묻은 목장갑으로 가리키는 간이역의 제시에는, 현실에서는 도착하기가 쉽지 않고 그렇다고 낭만을 매개로 도착해봐야 보이지 않는 특이한 장소의 실재성을 확보하고 있다. 그 점은 단순한 경험적 공간의 확장이 아니라 새로운 차원으로서의 시적 세계의 창출이라고 할 수 있을 터인데, 이것이 한국 현대시사에서 질투심을 일으킬 만한 박관서 시인만의 고유한 문학적 성취가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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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규 시인의 시들은 투명하다. 시들을 읽다보면 시인의 삶의 세목들까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이다. 그가 환하게 피어나는 꽃길을 묘사하거나 수줍게 자신의 진심이나 사랑을 드러내거나 심지어 가난이나 불안, 병고 등을 그릴 때조차 일관된다. 그렇게 시가 투명한 것은 아마도 그의 삶이 명징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투명하게 비치는 삶의 명징성에는 우리가 힘겨워하는 삶의 어떤 것들을 일순간에 부끄럽게 만들어 버리는 힘이 내재되어 있는 듯하다. 마치 “위기의 순간에 오히려 향기를 내뿜”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독자에게 혹은 시인 스스로에게 은근하게 위로와 격려를 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6.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7월 11일 출고 
산골에서의 삶은 도회적 시선으로 바라보면 때로 경이롭게 보인다. 자연, 여유, 한적, 소박 등등의 단어들을 떠올리게 하는 낭만적 시각일 때 더욱 그렇다. 그러나 유승도는, 자신의 산골에서의 삶을 수사 없이 말하자면 한 꺼풀의 가감도 없이 드러내 보여주며, 그러한 부드러운 시각을 삐딱하게 교정해준다. 어느 곳에서나 삶은 고단하며 고단한 만큼 외로우며 외로운 만큼 아름답고 아름다운 만큼 서글프다는 사실을 통해서다. 그래서 이 에세이들은 오늘날 우리가 자연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어야 하는가를 성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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