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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신철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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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The Earthian Tales 어션 테일즈 N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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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리 밑으로는 물이 흐른다. 물은 넘실거리며 교각에 높이의 흔적을 남긴다. 홍수가 들었을 때는 불어난 물이 격랑이 되어 간혹 다리를 넘기도 했을 것이고 가뭄이 들어 교각의 아래쪽에 물길의 흔적을 간신히 남기기도 했을 것이다. 한승태의 시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위에서 시간과 삶의 퇴적이 오롯이 담긴 흔적을 정직하게 기록한다. 과거를 향하는 시선은 애수와 그리움을 드러내며 현재를 향하는 시선은 냉혹한 삶의 기율을 투시한다. 손수 자신이 쓸 것을 짓거나 만들고 그것을 나누며 살던 평화롭고 온전한 삶은 이제 여기에 없다. 노동을 팔아서 생산의 결과물이 아닌 교환 가치로 환산된 화폐를 받는, 유령 같은 ‘전문가’의 세계에서 온전한 삶은 불가능해졌다. 우리는 그러한 온전한 세계에서 “얼마나 멀리/미끄러져 왔나”(「외발 썰매」). 시인은 온전했던 과거로부터 떨어진 거리를 가늠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그렇게 떠밀려 온 흐름의 속도와 굴곡을 느끼는 사람이기도 하다. 그는 비에 젖은 몸뚱이로 어둠을 뚫고 스스로 ‘발광’하면서 ‘맨발’로 이 길을 걸어왔다. 그보다 먼저 갔거나 그를 스쳐 간 사람들의 삶이 그의 가슴에 수많은 금을 그었다. 그들이 지나간 길을 걷는 것은 나를 듣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 사이로 ‘사는 소리’가 들린다. 이웃집의 소음, 가족의 숨결, 삶의 애환이 담긴 넋두리, 오랜 벗들의 안부,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흐느낌이 우리 삶을 에워싼다. 그것은 서로 살아 있음을 알리는 것이기에 ‘사는 소리’는 ‘살리는 소리’이기도 하다. “엉키고 굴곡진 마음”(「~하고 울었다」)이 둥근 울음과 평평한 금이 되어 윤슬로 부서지는 바다가 바로 이 시집이다.
2.
빛 아래 서면 그림자를 드리우지 않는 형체가 없듯 타인의 빛에 쏘이면 사랑이 길게 비어져 나오는 것이 사람 아닐까. 사랑은 서로의 결여를 갈구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 간극을 넘어 가볍게 또는 진지하게 결여를 견디는 것이기도 하기에, 우리는 때로 귤이 탱자가 되는 변전(이은규)처럼 ‘무해한’ 사랑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꿈꾼다. 여기, 사랑을 찾아가는 히치하이커들이 있다. 이 사랑을 끝까지 걸어가 보는, 이 사랑에 전부를 거는.
3.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5일 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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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티컬의 목소리에 실린 시들은 굉음을 내며 떨어지는 폭포였고 잔잔하게 가슴을 적시는 가랑비였으며, 구름을 걷는 듯한 가벼운 발걸음이었고 입속에서 맴도는 속삭임이었다. 그가 노래로 읊은 시를 속으로 가만히 따라 하고 있으면 핏줄 속으로 시어들이 흘러가는 것 같았다. 누구보다 시를 사랑하는 여린 마음이 있었기에 그는 언제나 웃으며 노래했고, 그것은 그가 쓴 시 속에 오롯이 담겨 있다. 덧니를 드러내며, 어, 형, 잘 지내셨어요, 하며 안부를 물을 때를 나는 좋아했다.
4.
유독 백무산의 시에서 ‘인간’이라는 단어를 볼 때마다 명치끝이 무거워지는 것은 나만의 일은 아닐 것이다. 그는 인간다운 삶을 포기하도록 강요받는 인간(노동자)이 가장 낮은 자리에서 이 사회를 지탱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한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 ‘가진 자들’은 더러운 것, 추한 것, 낡은 것의 처리를, 그 위험을 ‘인간성’이라는 이름으로 ‘없는 자들’에게 떠넘기면서 살아간다. “이렇게 한심한 시절”(「겨울비」)에 우리는 이제 다 ‘민주화’되었으니 그냥 휩쓸려가거나 눈감아버리면 그만인가. 그는 ‘차가운 신발’을 신고 물기 없는 슬픔으로 가득한 ‘부서진 얼굴’로 길 위에 멈춰 서 있다. “감사와 참회”마저 “낡아빠진 문화”(「히말라야에서」)가 되어버린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떤 말을 해야 하는가. 이제는 안주하라는 세상의 독촉에 맞서, 고단한 노동에 시달리면서 인간이 죽어가는 것을 ‘평범한 일상’이 아니라 ‘잔혹한 일상’이라고 말하는 것. ‘버러지’를 만들어내야만 유지되는 세계에 맞서, 뒤틀린 고통들을 몸으로 보여주는 것. 백무산의 시는 ‘현란하고 뒤틀린’ 언어들을 비집고 나오는 ‘사람의 말’이다. 사람의 말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며, 사람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말이다. 사람의 말을 잃어버린 사람을 우리는 더이상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다.
5.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5일 출고 
도시의 음산한 뒷골목에서 범죄가 일어난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을 뒤로한 범인의 모습은 그림자로만 비치거나 검은 뒷모습으로 드러난다. 누군가는 죽거나 납치를 당한다. 이런 일들은 ‘공교롭게도’ 우리의 가까운 곳에서, 어쩌면 필연적인 이유를 가지고 일어남을 뒤늦게나마 확인하게 된다. 이 도시의 휘황찬란한 불빛은 안정과 평화를 가장하고 있으며 그 겉모습 뒤에는 불안과 증오가 도사리고 있다. 이 세계와 인간의 어두운 곳을 탐색하는 추리소설은 군중 속에 숨은 악과 고독, 그리고 타인의 아픔을 읽어낸다. 우리는 이 책에 실린 소설들에서 차갑고도 비정한 현실을 목도할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현실의 일부분을 우리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음을 뼈저리게 인식함으로써 이 세계의 문제와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희미한 빛’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의 ‘종점’에서, 여전히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와 감춰진 비밀이 남아 있을 것이라는 불길함에 서늘함을, 사건의 전후 맥락을 꿰뚫는 필연성을 확인함으로써 시원함을 느낄 것이다. 그래, 여름엔 추리소설이다! 아니, 당신이 이 세계와 인간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어떤 계절이라 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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