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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만화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정우열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1년, 대한민국 서울

직업:만화가 일러스트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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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8월 <다시, 개를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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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세상 모든 생명들의 가치는 그 자체의 고유한 것일 뿐, 결코 타자에게 유용한지 그렇지 않은 지로 판단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이 책에 나오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그들이 인간에게 얼마나 큰 도움을 주었는가 하는 일방적인 미담으로 소비해서는 안됩니다. 여러 동물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그들이 우리처럼 풍부한 감정과 깊은 사유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점을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살아갈 방법을 더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인간과 비인간 동물들은 지구라는 별을 공유하는 이웃임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요리사 임정만은 새로운 요리를 발명하는 데는 관심이 없으며, 힘닿는 한 좋은 재료를 쓰고 부단히 연마해서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어낸 다음, 그 결과가 손님에게 좋은 경험으로 전달되기를 기대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알다시피 세상은 정직한 노력을 팽개치기 일쑤고, 부박하기 짝이 없는 무언가에 과분한 영광을 안겨주곤 하는 곳이지 않나. 아슬아슬하다. 잘해낼 수 있을까? 제대로 하기만 한다면 어딘가에 미덕은 남아 있을 거라고, 분명 틈은 있을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의 불안과 고독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제대로 해보겠다는 다짐에서 위안과 용기를 얻는다.
3.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처음 이 책을 펼쳐 몇 페이지를 넘겼을 때,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거기엔 줄곧 내가 외면하려 애쓰며 살고 있는 어떤 경험과 닮은 고통을 응시하고 있는 두 사람이 있었다. 한 사람은 그 처참함을 한올 한올 어루만지는 방식으로, 다른 한 사람은 그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아름다움을 동경하는 방식으로 가혹한 운명을 통과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쩌면 충돌에 가까운 그 둘의 조화로부터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처연한 아름다움 같은 걸 느꼈다. 세상은 언제나 바람을 저버리고 우리로부터 가장 소중한 것을 앗아가 버린다. 남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 과정을 낱낱이 응시하고 오랫동안 기억하며, 자꾸만 이야기함으로써 우리 삶 안에 머물게 하는 일 뿐인 것 같다. 권남희, 이길송 두 사람의 예술가는 이 책을 통해 내게 그것을 가르쳐주었다. 언젠가, 아니 ‘언제든’ 우리도 스러져 버리겠지만 말이다.
4.
세상에는 좋은 여행기와 나쁜 여행기가 있다고 믿는다. 여행이란 오랜 세월 내게 맞추고 내가 맞춰간 이곳의 삶을 두고 떠나는 행위이기 때문에, 항상 각오했던 것보다 덩치가 큰 불편함과 맞닥뜨리게 마련이다. 나쁜 여행기는 그 구차하고 비루하고 고단한 국면을 모른 체하거나 낭만으로 포장하고 여행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현실인것처럼 부풀리곤 한다. 이런 책을 나침반 삼아 떠난 후배 여행자는 선배들이 맛보았으나 침묵했던 실망감과 자괴감을 고스란히 반복하기 십상일 것이다. 때문에 좋은 여행기는 항상 여행의 불행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들은 직관과 분석을 총동원해 여행의 현실을 전하고 낯선 곳에 오도카니 선 자신을 돌아본다. 그리고 어떻게 그 여행을, 다시 말해서 삶을 계속해나갈 것인지 스스로 묻고 답한다. 그런 책을 만날 때 우리는 비로소 여행이 삶을 벗어나 낙원에 이르는 일이 아니라 또다른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환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수시로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마음은 새카매지는 루나를 지켜보며 우리가 그런 것처럼 말이다.
5.
  • 출판사/제작사 유통이 중단되어 구할 수 없습니다.
지은이를 알아 온 지난 몇 년간 그의 글은 내 독서의 중요한 길잡이였다. 그런 내게도 이 책을 읽는 건 새로운 경험이었다. 그림이 고요히 마음에 여백을 만들고 토양을 갈면, 문장은 거기에 부드럽게 뿌리 내린다. 마치 길에서 스쳐 지나간 사람에게 뒤늦게 홀딱 반해 버리는 것처럼, 나는 아직 읽지도 않은 책들과 사랑에 빠졌다.
6.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실은 나는 수도사 같은 분들의 말에 크게 귀 기울이는 인간은 아니다. 하지만 수도사가 선생님으로 계신 학교에 다닌 개라니, 당장 만나보고 싶어 몸살이 날 것만 같다. 개를 가르치는 데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만큼이나 중요한 건 가르치는 사람의 인성과 세계관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책은, 비슷한 목적을 가진 다른 책들이 대개 간과하거나 망각하곤 하는 것, 그러나 마땅히 갖추어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바로 문학적인 우아함이다. 오늘날 인간이 개를 기르는 것과 예술을 추구하는 것 사이에는 모종의 연관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들은 더 이상 생존에 꼭 필요한 일은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책은 그 둘 모두에 걸쳐 있다.
7.
  • 같이 밥 먹을래? - 요리는 취미, 수다가 전공인 싱글 언니의 식사 초대 에세이 
  • 여하연 (지은이) | 이봄 | 2013년 9월
  • 13,800원 → 12,420원 (10%할인), 마일리지 690
  • 9.0 (2) | 세일즈포인트 : 121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나는 대체로 사랑보다는 이별에 공감하는 쪽이다. ‘만약에 우리가 헤어진다면 서서히 해가 지는 것처럼 그가 나를 떠나가게 하소서.’ 이 책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문장이다. 만일 헤어짐이 이와 같다면 어느날 아침은 몹시 캄캄하겠지. 그때 사과를 넣은 카레와 바나나 우유는 틀림없이 우리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그나저나 만일 내가 여자와 음식을 오가며 글을 쓴다면 못된 이야기가 되기 십상일 텐데, 남자와 음식을 아울러 위로와 치유의 글을 써내다니, 여하연 씨가 좀 샘이 난다.
8.
  • 너랑 나랑 노랑 - 시인 오은, 그림을 가지고 놀다! 
  • 오은 (지은이) | 난다 | 2012년 3월
  • 16,000원 → 14,400원 (10%할인), 마일리지 800
  • 9.4 (10) | 세일즈포인트 : 676
이미지에 드리운 편견을 언어가 해결해줄 수 있을까? 어쩌면. 서른 점의 그림을 멋대로 분류하고 자신의 언어로 마구 휘젓고 다니는 이 책을 나는 ‘회화 감상 매뉴얼-근미래 버전’이라고 부르고 싶어졌다. 역시 근미래인 만큼 구식 매뉴얼과는 다르다. 매뉴얼 안에 적힌 건 설명문이 아니라 예문이다. 미술관에서 늘 패배했던 나는 숙련된 조교의 시범을 보고 고무되었다. 돌아오는 마감이 끝나면 시립미술관에 가야겠다.
9.
루나는 나의 경쟁자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지만 실은 몹시 힘에 부치는 상대다. 그녀는 나와는 달리 근면성실하며, 그 결과물인 글과 그림은 나의 것보다 훨씬 젊고 발랄한데다 세상의 행간과 이면을 콕콕 집어내는 예리함까지 지녔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평소 틈나는 대로 꾸준히 루나를 깎아 내리려 애써왔는데, 어쩐 일인지 그만 이렇게 그녀의 책에 추천사를 쓰게 돼버린 것이다.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세상에는 좋은 여행기와 나쁜 여행기가 있다고 믿는다. 여행이란 오랜 세월 내게 맞추고 내가 맞춰간 이곳의 삶을 두고 떠나는 행위이기 때문에, 항상 각오했던 것보다 덩치가 큰 불편함과 맞닥뜨리게 마련이다. 나쁜 여행기는 그 구차하고 비루하고 고단한 국면을 모른 체 하거나 낭만으로 포장하고 여행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현실인 것처럼 부풀리곤 한다. 이런 책을 나침반 삼아 떠난 후배 여행자는 선배들이 맛보았으나 침묵했던 실망감과 자괴감을 고스란히 반복하기 십상일 것이다. 때문에 좋은 여행기는 항상 여행의 불행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그들은 직관과 분석을 총동원해 여행의 현실을 전하고 낯선 곳에 오도카니 선 자신을 돌아본다. 그리고 어떻게 그 여행을, 다시 말해서 삶을 계속해나갈 것인지 스스로 묻고 답한다. 그런 책을 만날 때 우리는 비로소 여행이 삶을 벗어나 낙원에 이르는 일이 아니라 또 다른 삶을 살아가는 과정이라는 사실을 환기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수시로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마음은 새카매지는 루나를 지켜보며 우리가 그런 것처럼 말이다. 날것 같은 그녀의 경험을 공유한 우리들은 이제 같은 상황 앞에서 갈팡질팡하지 않고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일까? 무언가에 대해 장담하는 건 별로 좋은 습관이 아닐 테니 꼭 참겠지만, 적어도 그때 우리는 루나의 글을 떠올리며 위안을 얻고 외로움을 덜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루나와 나의 격차는 더 벌어지고 말았다. 다른 생계수단을 찾아봐야 할 것 같은 예감이 점점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아아, 배가 아프다.
10.
  • 판권 소멸 등으로 더 이상 제작, 유통 계획이 없습니다.
그림 잘 그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실은 나도 잘 못 그리기 때문에 알 턱이 없다. 남 몰래 이 책을 보고 연마한 다음 원래 알았던 것처럼 대답해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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