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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국내저자 >
시
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
고영
성별:
남성
국적:
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1966년, 대한민국 경기도 안양
최근작
2021년 11월 <
너라는 벼락을 맞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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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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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실 거예요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382
김조은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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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은의 시는 맑은 심성에서 우러나오는 듯하다. 그런데 그 심성을 들여다보면 마음 한구석이 자꾸 따끔거리고 연민이 느껴진다. 시인의 시선이 한없이 바닥을 향해 있기 때문이다. 김조은 시인에게 바닥은, 품고 보듬어주어야 할 대상들이 언제나 그를 기다리고 있는 장소다. “저는 프로가 아닙니다/그래도 뒤처지지 않으려고”(「달팽이」) 안간힘 쓰는 시적 주체들은 김조은의 시인으로서의 삶과 닮아 있다. 바닥의 고통을 알기까지 그동안 김조은 시인이 누볐던 원고지의 날들에 비하면 이 시집 『다들 아실 거예요』에 기록된 여정은 찰나에 불과하다. “생(生)은 결국/하나의 점일 뿐”(「결국」)이라는 자아 성찰이 화두처럼, 오래, 뇌리에 남을 것 같다. 한 점으로 남게 될까 봐 노심초사했던 나 자신을 뒤돌아보게 된다. “달은 달맞이꽃을 씻고/달맞이꽃은 달을 씻”(「달 씻는 법」)는 순간을 포착해 내는 시안을 가진 김조은의 이후의 시작(詩作)을 주목해 봐도 좋을 것 같다.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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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은 웃었다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378
강수경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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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경의 시는 서정(抒情)이라는 바탕 위에 쌓아 올린 유리성 같다. 자연을 자연이라고 말하고, 사람을 사람이라고 있는 그대로 말한다. 꾸밈이 없다. 언어를 비틀지도 화려한 수사를 동원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깊다. 너무 깊어서 오히려 투명하다. 그 투명의 힘으로 불화를 꿈꾸지만, 그것은 시인으로서 응당 가져야 할 자세이기도 하다. “불화하는 오늘은 벌써 어제가 되었고, 그래서 오늘은 웃었다”(「그래서 오늘은 웃었다」)라는 진술에서 보듯이 낙천적인 것 같지만 그렇다고 불의와 타협하지는 않는다. 강수경은 “영정도 위패도 없는 거짓분향소/조문도 조의도 없는 검정 리본”(「우리 심장은 아직, 뜨겁습니다」)을 보며 피가 거꾸로 솟아오르는 뜨거운 이성의 소유자이자, 탈탈 털려버리기만 하고 “맥없이 끝나버린 화상 면접”(「콤프레샤」)에 좌절하는 소시민이기도 하다. “꽃을 보려고/꽃을 뽑는”(「꽃」) 아둔한 자신을 반성하고 성찰하는 강수경의 자세야말로 진짜 시인이라면 반드시 가져야 할 덕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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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미 행복을 시작한 사람입니다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박익환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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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박익환의 시는 쉽고 간결하다. 간결하다는 건 군더더기가 없고 이미지가 선명하다는 의미가 될 터인데, 그만큼 빠르게 머릿속에 각인되는 힘이 있다. ‘나는 이미 행복을 시작한 사람입니다’라는 한 줄 문장 안에 함의된 의미가 곧 박익환의 삶과 시를 말해 준다. “이 별에서//사랑이 죄가 된다는 걸//당신과 이별하고 알았다”(「사랑학개론」)라는 시는 어떠한가. 촌철살인의 시란 바로 이런 것이다. 모름지기 시인의 재치는 이래야만 한다. “서두르세요//막차가 오고 있거든요”(「고백 2」)처럼 이 시집을 가득 채운 감각적인 문장들이 나의 감성을, 나의 일그러진 세포를 깨운다. 비록 늦은 첫 시집이지만, 이런 재치와 감각의 소유자라면 조만간 우리는, 우리의 슬픔을 대신 울어줄 수 있는 시인을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기대를 해봐도 좋겠다. 결코 요원한 일만은 아닐 것이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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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포구 이야기
정경미
(지은이) |
시인동네
| 2023년 11월
1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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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리스트
거제는 물고기들의 고향이고, 섬의 고향이고, 포구의 고향이다. 그리고 시인 정경미의 고향이다. 바람이 내리꽂히는 날 거제의 바다엔 물기둥이 솟는다. 하얀 뱃살을 드러내며 숭어가 뛰고, 숭어를 따라 사람들이 뛴다. 갈기를 세워 달려오는 파도를 타고 몽돌도 뛴다. 수평선 위에 펼쳐지는 말발굽 소리, 소리들…… 해독할 수 없는 문장이 난바다에서 손짓을 한다. 그 문장들이 시인을 키우고, 어부들을 키우고, 조선소를 키우고, 역사를 키웠다. 파란(波瀾)과 파랑(波浪)이 함께 공존하는 거제 포구 여행은 어머니 품속으로 다시 귀의하는 일이다. 바람 부는 언덕 위에 히스클리프의 풍차가 기다리는 거제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자.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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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바다에 꽃이 핀다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364
김인수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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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가 우리에게 펼쳐 보이는 서정(抒情)은 단순히 풍경을 옮겨놓은 것만은 아니다. 그의 시를 곱씹어 읽다 보면 풍경 너머의 풍경, 서정 너머의 서정이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공감의 차원을 넘어 독자의 마음속에 감동의 물결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이런 시 쓰기는 “점점이 밝은 알을 낳고 싶었”(「갈겨니」)던 김인수의 시인 되기 과정의 결과이자, 노력의 산물이다. 뭇 생명들에게 “애썼다고/작은 등불 하나쯤/달아주고 싶”(「가을 마당을 쓸며」)어 하는 시인의 마음이 어여쁘게 세상에 전해지길 빈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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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한 마음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360
이정희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23년 5월
1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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햐, 좋다. 맑다. 이 가녀린 마음과 갸륵한 마음이 담긴 시집 자체가 『미안한 마음』이다. 두 손 떠받들고 읽어야 하나, 조심스럽다. 그런데 “물 폭탄 맞은 사람 보고/킥킥 웃었던 일/정말 미안했다”(「미안한 마음」)는 어린이의 동심을 그대로 옮겨놓은 구절에 이르러 나는 이정희 시인의 마음속 물결에 올라탈 수 있었다. “너를 알고부터/내 마음에도 별이 떴지”(「별」)라는 고백에서 알 수 있듯 그녀는 평생을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동고동락한 선생님이다. 또한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어서 날이 밝기를 기도했던 사람”(「오늘의 교육 현장」)이자, “자세히 보니/단풍보다 더 고운 건/사람꽃”(「사람꽃」)임을 아는 시인이다. 이정희 시집 『미안한 마음』은 어린이를 비롯한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띄우는 갸륵한 편지다. 이 편지를 읽는 동안은 누구를 막론하고 내내 행복할 것이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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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게 취미랍니다
강지언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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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언은 명문대학을 졸업한 재원이자 대기업 S전자 사원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안정된 직장을 버리고 독일원예학교로 유학을 가 플로리스트가 되어 돌아왔다. 그 후, 〈로뎀나무 아래〉라는 꽃집 주인이었다가, 국립현대미술관 도슨트였다가, 시인이었다가, 원예치료사였다가, 사회복지사였다가, 지금은 자신이 사는 동네의 통장 일을 맡고 있다. 강지언은 시인이다. 아니 플로리스트이고 사회복지사이고 통장님이다. 지금까지 이 모든 일을 혼자서 해왔다. 하여, 그는 즐거운 솔로다. 솔로여서 행복하고, 솔로여서 빛나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틈틈이 기록해 놓았던 글들을 모아 『혼자 사는 게 취미랍니다』라는 재밌는 산문집을 냈다. 책 제목의 이면에 깔린 슬픔을 읽을 줄 아는 독자라면 분명 혜안을 가진 사람임에 틀림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지언의 ‘혼자’라는 말엔 왠지 쓸쓸함이 묻어 있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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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꽃이 너의 꽃이 되었다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324
김성렬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20년 6월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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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렬 시인을 ‘생활시의 달인’이라고 불러도 좋겠다. 생활이 시가 되고 시가 생활이 되는 작법을 이토록 능수능란하게 구사하기까지 그는 얼마나 오랫동안 세상의 고통들을 다독여왔던 것일까. “골목에 고성과 삿대질이 사라지자 나의 꽃이 너의 꽃이 되었다 모두의 꽃이 되었다 마음의 문에도 꽃이 피기 시작”(「이웃사촌이 되다」)하듯이 생활 전반의 문제들도 그의 시선이 닿으면 해학과 익살로 환원되어 꿈과 희망이 된다. “시간, 이라는 병(病)을 이기지 못해 시간에 갇힌 꽃들......”(「꽃은 시들어도 꽃이다」)을 보며 우리 시대의 노인 문제까지도 짚어내는 김성렬 시집 『나의 꽃이 너의 꽃이 되었다』는, 생활을 언어로 빚어낸 한 연금술사의 에필로그라 읽어도 좋을 것이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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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나를 설레게 하는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61
이연주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7년 6월
9,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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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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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에 쓸모의 귀천이나 위계(位階)를 따질 필요도 없지만, ‘방석’은 그 나름의 긍지로 존재합니다. 물론 제 본분을 기만(欺瞞)하지 않기에 우리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수긍하게 됩니다. 하지만 사람은 ‘치매’처럼 불가피하게 찾아드는 객(客)으로부터 그렇게 멀리 도망칠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지난날 곱던 시절”(「방석세탁」)을 잊지 않는 추억의 힘이 알게 모르게 오늘도 작용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그걸 쉼없이 드러내 보여주는 것이 시인의 올바른 책무일 것입니다. 이연주 시인은 “물웅덩이가 있기에 자신을 되돌아볼 때가 있”(「물웅덩이」)다고 한 것처럼 한없이 낮은 자세로 주변 사물의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그렇게 겸허한 마음이 연민을 불러 일으킵니다. 그 연민의 힘이 바로 이연주 시의 근간을 이루는 토대입니다. 하니, “잎은 지고//꽃은 다시 피”(「잎은 지고, 꽃은 피고」)는 이치(理致)를 터득한 시인의 앞날이 더더욱 궁금할밖에요. 『아직도 나를 설레게 하는』 그의 다음 행보를 지켜보는 기쁨도 제법 쏠쏠할 겁니다.
10.
크게보기
뭉클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41
황숙자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6년 12월
9,000
원 →
8,1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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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마일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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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인 순간은 언제나, 무턱대고 온다. 하지만 그 순간은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육체를 갖고 있어야 영접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황숙자 시인은 언제나, 철저하게 준비된 듯 보인다. 발견자(發見者)로서의 그녀가 건져 올린 시의 싹들은 지난하지만 건강하다. 긍정적인 마음에서 발화한 연민의 시선으로 눈사람을 보았기에 “불멸을 꿈꾸었지만/현실에 발목 잡힌 이상주의자”(「눈사람에게 묻다」)라고 단언할 수 있었으리라. 그런 시인이 “저문 숲에 기대는 날들//버릴 게 없다는 것은/가진 게 없다는 역설”(「지극한 남루」)까지 깨닫게 되었으니, 후작(後作)을 기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뭉클’하게 자기와 시대를 향한 노래를 빚어낼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녀가 가야 할 길을 그녀가 이미 알고 있듯이, “혼자 가는 길은/왜 늘 지척 밖에 있는”(「혼자의 길」)지 이미 인식하고 있듯이, 앞으로 황숙자 시인이 가야 할 시작(始作)과 시작(詩作)의 길이 더 ‘뭉클’해질 것은 자명하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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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계량사전
ㅣ
천년의 시 62
김수목
(지은이) |
천년의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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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여행자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김수목의 노선을 따라가다 보면 진경이나 절경도 작은 상처에서 비롯되었음을 누구라도 알게 될 터. 문제는 상처를 단지 상처로만 보지 않는 시인의 긍정적 자세다. 세상을 다 덮어버릴 폭설 속에서 “상처도 덮고 덮어 용서라는 이름의 설원만 남을 뿐”(「폭설의 이유」)이라는 인식은 상처를 봉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질 때만 가능하다. 그 봉합의 기술로 시인은 상처 위에 꽃을 피우고 향기를 피워 약자들을 어루만진다. “이곳과 대척인 그곳의 안부가 궁금합니다”(「안부를 묻습니다」)라는 ‘상처 여행자의 기록’이 내 손끝에서 숨을 쉰다. 격정적으로, 때론 아무도 들춰보지 않는 후일담처럼. 상처의 침묵은 무섭지만 그걸 해제하는 시인의 맑은 심성이 더 무섭다는 걸 이제야 알겠다. 상처를 단지 상처로 보지 않는 힘, 그 긍정의 힘이 이 시집을 빠르게 읽게 한다. 그리곤 이내 빠져들게 한다.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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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에게 묻는다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34
서용기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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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내 무릎 위에, “칼로 세상을 빼앗지 않는”(「풀의 검법」) 한 권의 시집이 있다. 여리디여린 한 촉의 풀잎으로 뭇 사물들의 고통과 슬픔을 베어낼 줄 아는 시인의 출현(出現)이 반갑다. 진정한 고수의 검(檢)은 약자의 눈물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는 법. 그런 의미에서 서용기 시인은 고수다. “유리는 스스로 깨지면서/거대한 혁명을 꿈꾸고 있었던 것”(「금」)처럼 이 시집 『새에게 묻는다』 편편마다 심오한 내공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이 “어둠을 뚫고 붉게 솟아오르는/아, 저 눈부신 햇살”(「풀의 검법」)을 지향하는 한 그의 검법은 더욱 세련되고 노련해져 마침내 경지에 이르게 되리니 그 여정을 함께 지켜보는 것도 행복한 일이 될 것이다. 이 시집을 읽는 독자들 가슴속에도 ‘풀의 검법’이 싹트게 되기를 바란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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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따는 새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32
성근석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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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근석의 유리창에는 꽃을 따는 새가 있다. 이때 성근석의 새는 모든 날것들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고, 그가 평생 몸담아 왔던 교정의 아이들일 수도 있다. 문제는 “네 고요가 얼마나 큰 상처였는지”(「유리창」) 인식하고 있는 그의 자세다. 목도자로서의 그의 사물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나는 한 폭의 화선지/생의 소리를 묵묵히 받아내는 화선지”(「화선지」)라는 경외(敬畏)를만들어낸다. “짠 눈물로 제 살을 절여 갈”(「풋고추」) 풋고추의 일생을 통해 가족의 애환을 들여다보는 놀라운 통찰력을 이 시집 전반에 걸쳐서 확인할 수 있다. “내 삶도 온전히 푹 띄어야 한다”(「메주」)는 자기반성적 통찰에서 또 한 번 그의 겸허함에 눈길이 가는데, 정작 성근석 시인이 꿈꾸는 것은 “사람 부비며 사는 집”(「문패」)의 시끌벅적한 정겨움이다. 이 소박하고 단 시집을 아마 나는 한동안 옆구리에 끼고 다닐 것 같다.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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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속에 슬픔이 산다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29
임정택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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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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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그리워지는 슬픔이 있다는 걸 알았다. 임정택의 시집을 읽으며 슬픔이 어떻게 자정작용(自淨作用)을 일으켜 우리 생에 힘이 되는지 알았다. 그것은 바로 현재의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긍정의 힘에서 비롯된다. “마, 눈 딱 감고 사랑한다꼬,/내캉 같이 살자꼬 말하모 안 될까.”(「 실안 연가2」)라는 그의 막무가내식 사랑이 눈길을 끄는 건 이 때문이다. 그것은, 슬픔을 해학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者만이 누릴 수 있는 여유이다. 하여, 이 시집을 읽는 이들은 임정택 시인의 슬픔學에 대하여 동조하게 될 것이다. “시는, 완벽한 이방인들이 남긴 서글픈 자화상”이라는 시인의 말이 자꾸 머리를 친다.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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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의 방식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22
서정연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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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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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삶에서 가장 지독한 것이 기억 속에 존재하는, 아니 아문 기억에 남은 ‘상처의 흔적’이다. 딱지조차 남아 있지 않은 상처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하기도 한다. 그만큼 상처는 힘이 세다. 하지만 상처는 엄연히 과거 속에 존재한다. 다시 말해 인간 스스로 과거에 억압당하며 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럴 수도 있다! 최초의 억압이란 인간 정신의 본질적 요인이므로 평등하다. 그 누구도 회피하거나 외면할 수 없기 때문에 상처의 깊이를 따질 이유는 없다. 몸은 치명적 상처를 기록하지 않는다. 그런 의미에서 기억에 새겨진 상처만이 진정으로 아프고, 또한 치명적일 수 있다. 서정연 시인은 이 일반적인 사실을 애써 숨기거나 미화하지 않고, 오히려 그 상처의 드러냄을 통해 어떤 진실에 다가가고자 한다. 물론 그것은 시적 진실일 뿐, 갑자기 삶을 환하게 하거나 인생의 가치를 빛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목련의 방식』 은 의미심장하지만, 그 과정은 ‘의미’란 어휘를 무색케 할 정도로 생생하고 참혹하다.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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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은 별처럼 산다
주일례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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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그리움을 먹고 사는 시인이 있다. 그런데 이 그리움은 그동안 우리가 익숙하게 보아온 연가풍의 시와 사뭇 다르다. 시집을 읽다 보면 그리움은 곧 상처의 다른 말임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른바 시적 변주(變奏)인 셈인데 그 진폭이 넓고도 깊다. “당신 몸에다 길을 뚫었다./잔인하고 무섭게 온몸에다 길을 뚫었다.”(「주사」)고 할 만큼 시인의 그리움은 고통을 수반하고 있다. 그녀가 감내해야 할 상처에 자꾸 눈이 가는 것은 우리 모두가 상처의 자식들이기 때문이리라. “내게도 길이 생겼다./너무도 아픈 길이 생겼다.”(「주사」)는 시인의 ‘아픈 고백’ 속으로 발걸음을 옮길 줄 아는 독자라면 그 역시 필경 마음속에 아름다운 상처의 무늬가 어룽져 있을 것이다. “그리운 것이 쌓일수록/살아 있는 영혼이 즐겁”다는 주일례 시인의 마음결이 세상 저 끝까지 물들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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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
- 노창재 시집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17
노창재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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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창재 시인이 『지극』에서 보여주는 ‘능청’과 ‘처연’은 이 시집에서 그가 취한 표현의 전략일 뿐, 시인이 담아내고자 한 의미와 독자에게 내미는 공감의 손바닥 전부일 수는 없다. 시인은 뭇 생명과 교감할 수 있는 촉수, 또는 소통의 회로를 갖고 있다. 그가 보여주는 촉수의 끝엔 언제나 사람이 있다. 이것은 그동안 우리가 익히 보아 온 우포늪을 다룬 생태시의 전형과 사뭇 다르다. 사람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본연의 우포늪을 그는 체험에서 얻은 바 그대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하여 노창재의 시는 강한 여운을 남긴다. 무덤덤한 듯하지만 날카롭게 혈을 찌르는 지경 혹은 경지를 독자들은 어렵지 않게 포착해낼 수 있을 것이다. 노창재 시인이 앞으로 보여줄 ‘지극’한 경지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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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 선생 상경기
- 백성 시집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10
백성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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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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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 시인은 능청을 떨 줄 아는 시인이다. 아파도 아프지 않은 척, 슬퍼도 슬프지 않은 척 뒷짐 지고 서서 짐짓 아닌 척 너스레를 떤다. 백성의 시가 ‘척하는’ 자들의 가식이 아닌 능청으로 읽히는 이유는 꾸밈없고 착해빠진 심성(心性) 때문이다. 해서 그의 시에선 긍정의 힘이 느껴진다. 그 긍정의 힘으로 쓴 ‘이야기시’들이 “최후의 국물 한 방울까지도 모두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명품”(「컵라면 성자 되던 날」)이 될 때까지 그는 지금보다 더 크게 웃어야 할진대……. 세상을 좀 살아본 듯한 그가 새롭게 가고자 하는 그 어둡고 머나먼 길이 결코 외롭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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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네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202
박재연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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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연의 시집 『지네』를 읽는 독자들은 아마도 적잖이 당황에 곁을 내주어야 할 듯싶다. 프로필 사진엔 분명 아리따운 여성이 웃고 있는데 시집 제목 『지네』에서부터 ‘6의 자세’, ‘쥐술’, ‘칼’, ‘체 게바라의 혁명’, ‘야생’, ‘소년 병사’ 등 남성적 이미지로 가득 차 있으니 미혹(迷惑)을 느낄 수도 있겠다. 그 미혹이 바로 박재연 시의 힘이다. 내가 아는 한 박재연은 누구보다 여성적이며, 맑고 차가울 만큼의 영성을 지닌 시인이다. 그 영성으로 “소년 병사의 비장한 눈빛//그 빛나는 처연의 미학”(「 슬픈 몽족」)을 읽어내기도 한다. “이제는 내가 그의 충견이 되어 몸을 일으킬 때/가장 낮은 사람이 되어 그의 뒤를 따라”(「그림자」)나설 만큼 그녀의 시적 자세는 늘 겸손하고 겸허하다. 하여 시집을 덮고 나면 잠시 곁을 내주었던 당황이 매혹(魅惑)으로 바뀌어 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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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와의 결별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192
정서정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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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정의 시는 손아귀를 꽉 움켜쥐고 읽어야 한다. 설렁설렁 읽었다간 낭패 보기 십상이다. 도무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그 이유를 생각해본즉, 늘 바닥을 향하고 있는 그녀의 따뜻한 시선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바닥에는 “아직은/완전히 주저앉을 때 아니라고”(「골다공증」) 애면글면하는 군상(群像)들이 있다. 상처에게마저 결기(決起)를 품게 만드는 힘은 그녀의 한없이 낮은 자세에서 나온다. 이런 애련의 자세는 시어 선택에도 유감없이 발휘되는데, 현대사회에서 밀려난 순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그것이다. 정서정이 발굴해낸 아름다운 우리말과 토속어들의 향연을 읽다 보면 그 누구라도 미혹(迷惑)에 빠지게 될 터이다. “몹쓸 선입견의 냄새”(「냄새」)에 익숙한 독자라면 아마 이 시집은 시의 미혹(迷惑)과 시인의 매혹(魅惑) 사이에서 적잖이 당황하게 될 것이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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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해우소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191
서효륜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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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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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륜의 시는 맑다. 너무 맑아서, 꼭 우물 속에 비친 우리들의 자화상을 들여다보는 듯하다. 그런데 이 맑음은 단순히 깨끗함에 그치지 않고 깊은 울림을 가지고 있다. 마치 깊은 우물 속에서 들려오는 공명통 같다. 그것은 굴렁쇠의 온몸이 바퀴요, 날개라는 사실을 포착해내는 연륜이 뒷받침되었기에 가능했을 터. “어느덧 나는 꽃피고 산새 우는 봄 들녘 부채를 볼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바람」)는 이 놀라운 발견을 보라. 서정의 본질을 제대로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시인의 등장이 반갑기 그지없다. “달팽이는 볼일 보러 가는 데 한나절이 걸린다”(「달팽이 해우소」)는 구절에 이르러 독자들도 이 시인이 가지고 있는 재치와 해학이 결코 범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효륜의 『달팽이 해우소』는 오랜만에 시 읽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맛깔난 시집이다. 일독을 권한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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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머릿결에 쌓이는 슬픔처럼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183
홍성우
(지은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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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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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에 그대가 쥐어주던 이슬방울들”(「오월」)에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추억의 힘만으로 오롯이 폐허를 건너야 하는 생(生)은 분명 곡진(曲盡) 그 자체일 터인데, 그것도 모자라 제 한 몸 기꺼이 썩혀가며 기다려야 하는 사랑이라니. 도저히 엄두도 못 낼 처연함이 페이지를 가득 채우고 있다. “살아 만나는 일이 더욱 서러운”(「사랑이 오면」) 홍성우의 시집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뭇 사물들의 마음을 읽어내는 멘탈리스트가 된다. “온몸이 눈물인” 여름비의 생애를 읽어내는 홍성우의 첫 시집 앞에서 ‘당혹’이라는 표현이 결코 헛된 말이 아님을 제위 독자들도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아무래도 나는 훗날 그를 ‘부드러운 마초’라고 기억할 것 같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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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숲에 서 있었네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173
온형근
(지은이) |
문학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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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서사시를 읽는다. 장중하고 장엄하다. 온형근 시인의 천년의 숲에선 나무들도 사리(舍利)를 품고 있는가. 행간 속에 숨어 있는 꽃과 나무의 말들이 깊고도 깊다. 그 누구라도 이 천년의 숲에 들기 위해선 먼저 옷매무새를 여며야 하겠다. 「농업학교 나무 선생」이 필생을 바쳐 가꾼 숲의 노래는 그렇게 경건하게 들어야 한다. “걷다 쓰러지면 내 뼈도 모래가 될”(「혜초」 부분) 심정으로 천년의 숲속을 걷다보면 “이 세상 꽃이었다가/저 세상 꽃이기도”(「움찔 꽃」 부분) 한 처용가(處容歌)도 들을 수 있다. 나무를 보았을 뿐인데 나무의 내력과 일생(一生)까지 보여주는 시집이라니! 온형근 시인의 이번 시집이 세인에게 주목받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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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나란히
ㅣ
전당시선 2
정흥진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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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흥진의 시는 곱다. 너무 고와서 눈물겹다. 눈에 보이는 세상을 그대로 백지 위에 옮겨놓았을 뿐이라는 그녀의 고백에도 불구하고 그걸 보는 나는 왜 이리 눈물겨운가. 그것은 정흥진의 시선이 아이들의 눈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세상과 닿아 있기 때문이다. 소풍 간 아이들이 먹는 김밥 속을 꽃으로 본 시인은 급기야 “꽃이 꽃을 먹는다”(「소풍」)는 새로운 발견을 보여준다. “눈물이 눈물을 먹고 자라듯/머리카락이/너의 눈물을 먹고 자랄 것이라고/타일러주”(「착한 미련」)는 그녀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이 시집을 읽는 독자들도 기꺼이 눈물겨운 시간을 함께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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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함에 속다
ㅣ
문학의전당 시인선 160
추은진
(지은이) |
문학의전당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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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일생’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여기, 시(詩)라는 형식을 빌어 여자의 일생을 백지 위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시인이 있다. 하, 솔직하고 담백하다. 자신을 타협의 여왕이라고 지칭하면서도 따스함에 눈 질끈 감고, 모른 척 속아주는 처세술이라니. “아이의 그림 속에 살고 있는” 파랑새를 동경하면서도 “눈물의 진실”을 들여다보는 것이 타협이라면, 추은진 시인을 타협의 여왕으로 불러도 손색이 없겠다. 일생을 살아내기 위해 누구나 한번쯤 따스함에 속아보기도 했을 터, 이 시집을 읽는 독자들이라면 기꺼이 동조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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