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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이름:문효치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3년, 대한민국 전라북도 군산

직업:시인

최근작
2024년 6월 <미루 2>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74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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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윤명규 시인이 일상에서 겪는 경험들은 모두 시가 된다. 그는 매우 달관한 장인처럼 여러 경험을 세공한다. 미학적 손놀림은 매우 정확하고 안정적이다. 하여, 세공의 작품들은 저마다 제 빛깔로 반짝이는 보석이 되어 우리에게 기쁨과 위로를 준다. 윤명규의 언어는 실용적 목적에만 종속되어 있지 않고 개성적 감각의 영역에서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 이렇듯 자율성을 견지한 언어들은 서로 다른 경험들을 결합, 새로운 생명을 얻어내어 통일체를 만든다.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요’하며 얼굴을 내미는 특별한 비유와 상징물들은 귀한 손님과 같다. 그 손님들의 봇짐에 담겨있는 희로애락과 깊은 사색의 결정체들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내는 에너지원이 된다. 성실하게 노력하는 시인의 앞날이 더욱 촉망된다.
2.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6월 29일 출고 
오자영은 공중에 떠다니는 언어들을 골라서 끌어모은다. 언뜻 보면 관계없는 말들, 어쩌면 와글거리는 언어들의 교란과 충돌로 시끄럽기도 하다. 그러나 그 모순 충돌로 빚어지는 섬광들, 그리고 데페이즈망의 기법을 거쳐 차츰 순화되고 질서화되어 피어나는 신기함을 보인다. 마침내 한 편의 시가 완성되었을 때 생명력 있는 오묘한 통일체를 볼 수 있다. 오자영은 희망이든 절망이든 혹은 슬픔이든 기쁨이든 온갖 감성들을 미학적 여과 장치를 거쳐 정돈시키고 가치화시킨다. 그의 눈은 매우 섬세하고 세밀하다. 이를테면 “손톱만 한 달을 장착하고 경건한 의식”을 보아낸다. 그러한 의식에 새가 날고 아침이 밝아“ 지는 것을 본다. 이것은 시각의 섬세함을 넘어 완벽한 자유의 눈이라 할 만하다.
3.
최진화의 시속에는 시간이 형상을 이루고 있다. 시간의 造形化라 할만하다. “쥐똥나무 그늘” 같은 시간, “낯선 고양이” 같은 시간, 혹은 “하늘로 노래를 늘리는 집” 같은 시간 등, 다양하게 시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물”로 조형된 시간에 눈길이 간다. 그의 눈물은 견고한 보석 같다. 김현승의 “눈물”을 다시 한 번 갈아서 광을 낸듯하다. 체험의 영상 같은, 삶의 발자국 같은 최진화의 눈물은 이른바 ‘가장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할 때 가장 나중까지 지녔던 오직 그뿐인 것’이라고 한 김현승의 말처럼 반짝거리고 있다. 그리고 그 눈물에는 시인의 고뇌와 사랑 또는 사상이 깃들어 있고 높은 값만큼의 성숙한 언어가 발화되고 있다. 최진화 시인은 그동안의 침묵이 무의미한 낭비가 아니었으며 오히려 묵언정진으로 自性을 찾아내고 있었나보다. 숙성된 시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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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신새벽에게 기호를 보내고 있을까, 그것은 세상이다. 이 세상에는 늘상 깊은 생각이 가득 차 있고 그 생각들을 기호화해서 시인에게 보내고 있다. 그것은 달리 상징이고 은유다. 신새벽의 시는 세상이 보내고 있는 이 상징과 은유에 호기심과 의문을 품으면서 그것을 해독하려는 노력에서 출발한다. 이른바 무자서無字書인 세상의 “모서리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날카로운 문장”을 잡아내기 위하여 시적 안테나를 곧추세우고 있는 신새벽이다. 그의 파노포메이아Phamopoeia의 언어들이 절묘하다. 살 속에 들어와 꿈틀거리고 있는 감정들을 순치馴致하여 내 의지대로 부리고 있는 능력에 감동한다. 그것은 그의 활달하고 화려한 상상력과 지성적 절제를 여과시켜 얻어내는 시편들로, 마치 밤하늘의 수많은 별들처럼 태어나고 있다.
5.
류기선의 시는 자연을 삶 속에 끌어들이는 작업에서 시작된다. 모든 생명의 모태인 자연본질을 인식하고 가치화한다. 너무 가까워서 잃어버리기 쉬운 것들을 다시 한 번 챙기고 진솔한 언어로 가꾸어나간다. 풍부한 감성으로 바라보는 시적 대상은 류기선에 의해 닦이고 다듬어져 아름다운 서정시로 태어난다. 그의 시는 아픔과 고독의 시라기보다는 평화와 친화의 시다. 세상의 일들을 밝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부드럽고 안정적인 정서를 읽는 이에게 안겨준다. 깔끔하게 손질된 그의 시를 읽은 독자의 마음은 산사의 풍경소리처럼 맑고 상쾌해진다. “청보리밭/실바람 사이”에서 만들어내는 류기선의 시들은 이렇게 고달프고 허무한 우리의 삶을 위로해주고 격상시켜주고 있다. 편견과 오만과 교활로 오염된 세상에서 피로와 좌절로 절망하는 현대인들은 류기선의 시에서 많은 위로를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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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와 아픔은 괴로움을 수반하지만 최진영 시인은 그것을 시의 에너지로 전환시킨다. 그의 많은 시편들은 아픔의 파장에서 발생되는 동력이 언어화되고 그러한 언어들이 또 다른 사유의 세계를 건설한다. 꽃을 꽃이라 말하지 못하는 절실한 정신적 경험들은 아픔을 뛰어넘어 초월적 직관의 세계로 이어지곤 한다. 한편 예민한 촉수로 수렴되는 디테일한 정서의 세계는 읽는 이에게 잔잔한 감동을 준다. “그믐 달빛에 취한 별꽃들의 수다에/밤은 깊어가고” 시인과 독자는 함께 윤택한 감성의 경지로 이끌려간다. 무릇 모든 경험은 그의 활동적인 상상력과 기름진 언어 감각에 의해 새로운 경험으로 이동되고 그 자리에 최진영 시인의 시의 꽃이 피어나고 있다.
7.
이유정 시인의 시는 감성과 지성이 절묘하게 교차하는 지점에서, 상처와 회복의 서사를 섬세하게 구축한다. 이번 시집 『너머의 시간』은 소진·화해·견딤·나의 시간·소멸·귀결·너머로 이어지는 일곱 개의 장을 따라, 한 개인의 체험을 생과 죽음, 그리고 그 너머까지 확장해 보여준다. 일상의 사물과 장면들이 그의 손에 이르면 응어리진 정서의 촘촘한 증거가 되고, 절제된 시어는 과장 대신 깊은 여운으로 남는다. 그의 시는 침묵과 공허, 분노와 애도의 순간을 외면하지 않으면서도, 끝내 인간에 대한 신뢰와 미약한 빛의 가능성을 놓지 않는다. 감정의 극단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듯 또렷이 응시하면서도, 누구에게나 닥쳐올 통과의례로 끌어올리는 힘이 이 시집의 미덕이다. 『너머의 시간』은 소진과 소멸의 언저리에서도 계속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얼굴을 비추어 주며, 마음 깊은 곳에 숨어 있던 “너머의 시간”을 마주하게 한다.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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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식은 일쑤 부조리한 현실을 제재로 삼는다. 앰뷸런스로 비유되는 버스, CCTV로 전이되는 감시의 눈동자, 혼란스러운 삶을 동사무소 서류로 변용시키는 등의 진술을 통해 뒤틀리고 난해한 삶의 현장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것들은 인생살이에 침투되는 가학적 요소들에 주목하고 있는 시인의 인식세계를 알게 해 준다. 저 절벽과 같은 세상, 시인은 이 절벽 앞에서 공포에 떨고 있지만은 않는다. 다만 담담하게 그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의 저의는 무엇일까. 궁극적으로는 절벽을 넘어서고자 하는 전략이 숨어 있다. 많은 독자들은 아슬한 절벽에 공감할 것이다. 그 공감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하게 되고 이어서 용기를 얻게 될 것이다. 이문식 시인에게 붙잡혀 활용되는 언어들이 빛나고 있는 소이이다. 그의 상상력의 그물에 걸려든 시적 세계가 듬직하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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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사물의 내밀한 속의 의미로 자못 새롭고 신비롭다. 덮혀 있는 껍질을 벗겨내고 들여다보는 이 흥미로운 일은 시인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기도 하다. 김도봉 시인의 필봉은 망치와도 같다. 그는 시각에 걸려드는 것들을 그 망치로 두들겨 껍질을 부순다. 마침내 드러나는 비의는 보는 이를 감동케 한다. “꽉찬 상자 속에 내밀한 기운이 있다.” 했는데 이는 “우주에서 전해오는 에너지”인 것이다. 그는 이러한 시적 힘으로 “꽃 속에 들어 있는 산사의 종소리”도 듣고 “돌덩이 속에서도 힘찬 맥박 소리”를 듣는 것이다. 그의 시안이 오래 오래 우리를 즐겁게 해 주리라 믿는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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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하 시인의 시는 땅과 몸, 생과 죽음의 경계에서 발화한다. 경계에서 감지하는 시적 감각은 그의 많은 시편들에 관류하는 창조적 에너지다. 척박하거나 사소해 보이는 존재들이 묵묵히 살아낸 흔적은 시적 함의로 다가온다. 매우 예민한 오감으로 채집한 자연의 빛깔과 소리는 과거의 기억을 불러들이는 통로가 되며 멀리 떠난 존재들과의 내밀한 교신이 된다. “죽음은 소멸이 아니라 옮겨감”으로 말하는 철학적 진술은 상실이 그 너머의 또 다른 실존체로서 따뜻한 환대와 위로로 기능하고 있음이다. 비교적 낮지만 힘이 있는 언어로 건져 올리는 이미지들이 문영하 시인의 정신적 정황을 잘 표현해 주고 있다.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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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래 시인은 대부분의 시간을 시를 생각하며 사는 사람 같다. 그만큼 시에 대한 열정이 뜨겁다. 그는 늘 자전거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바퀴를 굴려 가며 세상을 누빈다. 지구 위에 펼쳐져 있는 자연의 모습, 사람 사는 양태를 두루 섭렵한다. 그러나 그가 페달을 밟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다. 자신의 내면으로 들어가기 위함이기도 하다. 내면 지향의 사색은 그의 시를 더욱 품격 있는 예술로 승화시킨다. 그의 사색과 직관은 환상과 현실 사이를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현실을 상상의 세계로 혹은 환상을 현실의 세계로 이끌어내는 시적 기법이 읽는 이에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적재적소에 매겨놓은 언어가 산 것을 죽은 것으로 죽은 것을 산 것으로 빚어내기도 한다.
12.
이지율은 세상을 읽고 있다. 무엇인가로 꽉 차 있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이지만 다시 보면 아무것도 없는 세상에서 시인은 번뇌의 시간을 보낸다. 오뇌의 끝에 보이는 침묵의 세상은 텅 비어있을 뿐이다. 이지율의 시가 태어나는 바탕은 이러한 허무의 토양이다. 허무의 토양을 갈고 일구어내는 탐구와 경작, 그는 여기에서 시를 수확한다. 色卽是空의 땅에서 空卽是色의 진실을 꾸려내고 있는 이지율은 매우 특별한 시의 농부라 할 만하다. 뒤늦게 온 깨달음이 벅차다. 시편 마다 읽는 이의 가슴을 가로지르며 지나가는 금속성처럼 단단한 일갈一喝, 아마도“씨앗처럼 묻혀있는 내 안의 부처”가 이르는 말일 것이다.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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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영의 시의 길은 사통팔달이다. 그 길은 때로는 과거로 뚫려 있고 때로는 미래로 놓여 있다.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지렁이 상추 탱자나무 같은 미물도 보이고 폭설이나 폭우 혹은 바다와 별 같은 광막한 사물도 보인다. 그런데 김차영 시의 손은 그것들을 어루만지고 주물러 새로운 의미로 재탄생시키는 묘한 능력이 있다. 그의 직관과 영감은 펜 끝으로 모여 일쑤 낯선 세계를 그려내곤 하는데 그 속에는 철들기 전 혈족과 같은 따스함과 순결함이 서려 있다. “철들면 귀 뚫리고 눈 밝아져” “잦아들 줄 알았던 파도”가 여전히 “가슴에서 넘실대”고 있으니 그는 어쩔 수 없는 시인이고, 그 파도와 함께 출렁거리는 삶 앓이는 만만치 않은 부담이면서도 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14.
윤고방 시인의 시에서는 까레이스키의 슬픈 영혼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이 울음은 시인의 핏줄 속에 먹먹하게 흐르다가 응고되었음을 알 수 있다. 약소국의 역사가 고체화하여 견고한 고독으로 서 있음도 볼 수 있다. 그 고독과 핍박의 현장에서 같이 아파하고 함께 고뇌하는 시인의 얼굴이 이 세상 어떤 시의 이미지보다 선명하게 불변의 모습으로 현현되어 있다. 하여 이 시집을 읽으면서 ‘민족’이라는 단어의 실존적 가치가 새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비장미의 시편들이 한층 빛나는 까닭이기도 하다. 한편, 포멀리즘(Formalism)의 구조를 활용하는 기법도 낯설고 새롭다. 생각건대 정해 놓은 틀에 언어를 박아 넣는 것이 아니라, 시인의 내면에서 발아된 주제에 맞춰 자연스럽게 묘한 에너지가 작동하면서 만들어진 형태가 아닌가 한다. 이러한 충격적 시적 효과는 시 읽는 재미를 더욱 고조시켜 준다.
15.
김대선 시인의 시 속에는 우수와 고뇌가 깃들어 있다. 삶의 행로 중에서 운명적으로 받아내어야 할 시간 속에 어쩔 수없이 빚어지는 영육의 고비 고비들이 우수와 고뇌의 진원지이다. 그러나 그것들은 일견 시인을 타격하는 요소로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시인은 성장. 숙성케 하는 중요한 에너지가 된다. 그리고 김대선의 시는 여기에서 싹트고 가지를 뻗어 열매를 맺는다. “회화나무 한 그루 슬픈 세자는 품”고 있어도 그 슬픔은 슬픔으로만 남지 않는다. “사슴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말이 되기도” 하듯이 슬픔은 다시 전이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 그는 ‘세상’이라는 책을 끊임없이 읽으면서 속의 풍경과 의미를 언어화 하는데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16.
윤명규는 삶을 읽고 세상을 읽는 서생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허투루 보지 않고 감춰진 의미와 진실을 찾고 있다. 진지하게 섬세하게 바라보고 파보면 뜻 없는 몸짓이 어디 있으며 간절함 없는 소리가 어디 있겠는가. 무심한 자는 흘려보내고 말 일들이 윤명규 시인에게는 절절한 발언으로 다가온다. 경험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창의적 세계를 도모하고 있는 그를 보고 있으면 그의 집이 그의 마을이 그의 도시가 마술의 나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누가 뭐라 해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 길을 가”고 있는 그를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나는 자못 든든하고 흐뭇하다. “언 하늘의 멀미 같은 각질들” 같은 무자서의 일들이 한 페이지 두 페이지 늘어가고 쌓이면서 웅숭깊은 서책이 되어 가고 있다.
17.
박호은 시인은 언어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 그늘이 숨어있는 기묘한 한국어를 햇빛 밝은 양지로 끌어내어 시의 형식에 담아내는 솜씨가 주목된다. “눈길이 오다 꺾이는 소리”를 어찌 들었으며 “깨어나는 아침이 수제비 국물을 마시는” 것을 어떻게 보아냈을까. 탱탱한 긴장 속에서 튀어 오르는 의미망이 눈길을 끈다. “삶은 항상 곧은 것만이” 옳은 것이 아니라 “둥근 낙법”으로 해쳐 나갈 수 있음을 발견하는 성숙한 지혜가 엿보인다. 신중하게 詩를 대하면서도 고정된 관념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생각의 자유가 반짝인다.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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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밝은 시에서 사유의 세계는 매우 절절하다. 아마도 그의 경험 세계에 아픔이 자리 잡고 있으면서 삶의 굽이굽이에서 돋아오르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시인은 담담한 어조로 시를 엮어내고 있다. 감정을 절제하고 발효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의 시가 격조를 유지하고 있음은 그런 까닭일 것이다. 김밝은 시인은 가버린 시간을 현재로 끌어들이거나 늘여내어 눈앞으로 가져오기도 한다. 이 또한 그의 상상의 힘이 그만큼 장대함을 의미한다. 신선한 시각으로 사물을 대하면서 내면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참신한 언어 감각으로 조탁하여 다듬어냄으로써 그 특유의 언어 미학적 성과를 잘 거두어 냄도 그의 장처라 할 수 있다.
19.
그가 눈 돌리는 곳은 ‘바닥’이나 ‘가장자리’다. 그곳의 소외나 고독 속에 보다 진지한 삶과 철학이 있기 때문이다. 강빛나 시인의 의식세계는 높은 곳이나 중심의 화려함에 있지 않고 다중의 이목에서 멀리 벗어난 곳에 닿아 있다. 궁핍이나 나약의 두꺼운 껍질 속에서 스스로 숙성되고 발표되는 깊은 생명의 활력을 발견하는 일이 그의 시작업이다. 그의 시는 삶의 에너지를 충전시키는 일에 기여하고 있다. 바닥을 박차고 도약하거나 아니면 바닥을 뚫어 새로운 가치를 채굴하는 일이 모두 그러하다. “머리만 좋을 뿐 나는 천애 고아다”(「문어」)라고 독백하는 ‘문어’는 강빛나 시인의 詩的 자화상이다. 그는 ‘文魚’를 ‘文語’로 바꾸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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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 년 걸어온 발자국엔 허무가 얼룩져 있다. 서상만 시인은 그 발자국에 찍힌 허무를 주워 만지작거리며 닦고 있다. 이때 허무는 허무로만 존재하지 않고 새로운 의미로 재생된다. 이것은 삶의 “흠결을 지워”(「하얀 지우개」)주는 것이 되기도 하고 좋기만 한 “여린 풀”(「풀냄새」)이 되기도 하며 “때맞춰 터지는 석류알”(「적요」)이 되기도 한다. 시인은 무언가 소진되어 버린 빈 공간에서 새로 돋아나는 가치를 낚아 올리는 혜안을 가졌다. 결코 헛되지 않았을 시인의 인생이 한구석에 감춰져 있다가 이 시집을 통해 들춰져 보이고 있음이다.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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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씨앗들은 가슴속에서 수많은 낮밤에 섬세한 손길로 씻기면서 영혼의 온기로 움트기 시작한다. 그것들은 잎과 가지로 자라면서 아름답고 깊이 있는 꽃을 피운다. 그리고 열매를 맺는 동안 몸살을 앓으며 시인의 시세계는 숙성한다. 무릇, 시는 시인의 삶을 담아낸다. 장애물 넘기를 하면서, 깨지기 쉬운 것들로부터, ‘맑음’의 의미를 캐어내는 일, 아마도 시인의 삶 또한 그러했을 것이다. 깨어짐을 ‘상처’라고 할 때, 시인에게는 이 상처와 장애물의 난이도가 곧 능력인 것이다. Daisy Kim 시인의 탁월한 능력은 바다 건너 이국땅에서도 모국어를 성장시키면서 한국인의 고유한 思考의 영역을 확장시켜 준다는 것이다. 시인의 시 속 “뿌리는 떠나도 뿌리니까”라는 문장이 ‘쿵’하고 가슴을 친다. 시인의 고국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과 외로움이 멍울지고 솟구치면서 이 시집을 빛나게 하고 있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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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 동인회가 새로 출범한다고 한다. 크게 박수를 보낸다. 각 동인의 개성적, 시적 발언이 기대된다. 이러한 시적 발성의 총화가 <미루>의 성과이며 이러한 성과는 곧 한국문학의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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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명규의 관찰력은 매우 탁월하다. 지나치기 쉬운 일상의 사물들을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면서 그 속에 내밀하게 웅크리고 있는 생명적 의미를 잘도 찾아낸다. 자연물이든 인공물이든 시인의 시선이 미치는 순간 그것은 매우 특별한 의미로 부활되며 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적 상상적 행위는 생명붙이기 작업이라 할만하다. 그의 생명의 근원은 어머니로 표상화되기 일쑤인데 이때의 어머니는 단순히 가족구성원의 어머니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주적 생명의 원형을 상징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윤명규는 사랑의 시인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은 그가 삼라만상을 애정의 감각으로 품어 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의 시편들을 광역의 시각으로 볼 때 ‘사랑의 철학’에 기초해 있음을 알 수 있다.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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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들이 펼쳐진 시집이다. 잊어버렸을 법한 것들, 흘려버렸을 법한 이야기들이 진지하게 혹은 심각하게 주제를 형성해 가면서 연결되어 있다. 한 편 한 편이 독립된 시이면서 전체를 관류하는 서사가 흐르고 있다. 그러면서도 서정성을 챙기는 일에도 관심을 가지고 쓴 시편들이다. 일테면 “과녁을 향해 비스듬히 누우면/눈들이 일제히 부풀어 올라요”(「기울어지다」), “납작한 잠들이 불쑥/일어나/바다로 가는 날”(「眠할 수 있다면」) 등에서 보듯 단조로운 리얼리즘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나름의 격조를 견지하면서 시의 예술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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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향순의 시는 세상과의 소곤거림이다. 세상을 진지하게 바라보고 따뜻하게 품어 입김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소곤거리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답다. 그의 시는 사랑의 근본을 울리고 있다. 혹, 찡그리고 있는 나무, 분노하고 있는 바람이나 슬퍼하고 있는 물 등도 신향순이 품어 안으면 곧 미소를 머금은 포근한 영혼으로 돌아온다. 안정된 구조, 적절한 언어구사, 균형감 있는 사고思考 등도 신 시인의 시편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장처長處라 할 수 있다. 시 창작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이 책을 읽으면 저으기 마음 든든해진다. 무엇보다도 심신의 건강함 속에서 신향순의 문학세계가 밝고 희망적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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