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문학사상》 신인상 시 부문에 〈칼레의 바다〉 외 6편의 시가,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부문에 〈서늘한 패러디스트의 절망과 모색〉이 당선되어 시 쓰기와 평론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시집으로 《자작나무 내 인생》 《흰 책》 《삼천갑자 복사빛》 《와락》 《은는이가》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모래는 뭐래》 등이 있다
... 여행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시(詩)이기도 하겠지요. 닿을 수 없는, 그러니 완성될 수도 없는, 인간 영혼의 가장 먼 곳을 꿈꾸며 떠날 때 비로소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고백컨대, 저는, 그런 여행을 감행해보지 못했습니다.
시에 마음이 먼저 빼앗기고, 빼앗겼던 마음을 울력하듯 다시 북돋아, 울력한 마음에 여행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여러 해 돌아다니기는 한 것 같은데... 영혼의 가장 먼 곳까지 떠나려면, 저는 아직 멀었다는 생각입니다. ... 다시 여행을 간다면, 영혼의 조금 더 먼 곳을 향해 떠날 수 있을 것 같고, 그때에는 비로소 시를 쓸 수도 있을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