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되어 가지런한 주기율표 위에
분석되어 늘어세워진 물질들 그러나
아직 성분을 알 수 없는 것들이 남아 있기도 하리
앞에 놓인 저 무궁한 난제들이란
그 어떤 상상으로라도 해명이 될 테지
쉬운 건 쉬워서 싫다 그렇지만
지금 쉬운 게 처음부터 그랬던 건 결코 아니었으리
여기 쉬운 67편의 무례한 외마디를 불사른다
―무리지어 근친상간하며 희희낙락하는
그다지 난하지도 고매하지도 않은 길짐승들
그러면서 무엇이라 불려지길 바라는……
나는 차라리
천박하겠다
비루하겠다
간악하겠다
그리하여 벌건 삼라에서
숭고와 원융을 삶아 먹으리
야생류에게는 늘 그렇듯
매운 고독과 풍찬 노숙이 어울리는 것이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