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만 오라고 말해본다. 자주 오라는 청은 오는 걸음을 무겁게 할 것 같아서, 우리가 헤어질 시간을 은근슬쩍 앞당길 것 같아서, 가끔만, 그냥 놀러오라고. 푹 꺼진 소파에 앉아 오래된 코미디 영화를 볼 때 그 영화 속에는 우리가 있겠지. 냉장고에서 술을 꺼내 마시자. 과자 부스러기를 흘리자. 그리고 아무데나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채 웅얼웅얼 이야기 나누는 거다. 꿈결처럼 허무맹랑하고 허점투성이인, 불완전한, 우리 누구나 지닌 그 엉망진창의 젊은 시절 이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