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와 풍속화 분야를 집중 연구한 미술사가다. 지금은 한국민화학교 교장이면서 인도 오디샤 아트센터 연구위원이다. 30년 동안 경주대학교 문화재학과 교수로 지냈고, 미국 러트거스대학 방문교수로 있었다. 한국민화학회 회장과 한국민화센터 이사장을 지냈다. 문화재청, 서울시, 경상북도 문화재전문위원을 비롯하여 한국학술진흥재단 전문위원,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 편집위원 등을 역임했다.
문헌 위주의 연구에서 벗어나 국내외의 회화 현장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조사하는 실증적인 미술사를 지향하고, 옛그림이 현대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홍도와 관련된 조선 후기 풍속화 연구서로는 『한국의 풍속화』(한길아트), 『韩国风俗画』(商务印书馆)가 있다. 풍속화와 더불어 민화연구에서도 여러 성과를 거두었다. 『민화, 가장 대중적인 그리고 한국적인』, 『한국의 채색화』, 『민화는 민화다』, 『무명화가들의 반란 민화』, Chaekgeori : the power and pleasure of possessions in Korean painted screens 등 민화 관련 저서를 여러 권 펴냈다.
미국, 프랑스, 스페인, 오스트리아, 중국 등 국내외에서 여러 민화 전시회를 기획했으며, 미국 하버드대학, 프린스턴대학, USC, UC버클리, UCLA, 칠레 가톨릭대학, 일본 도시샤대학, 중국 개봉대학, 태국 부라파대학 등 해외 여러 대학에서 민화 강연을 한 바 있다.
조선시대에 발달한 독특한 유교문자도는 우리의 소중한 자산이다. 그것은 조선시대가 낳은 조선적인 예술이다. 조선이 어떠한 유교 국가인지, 문자가 조선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러한 문자도의 유산은 단순히 옛 그림으로만 자부할 것이 아니라 현대에 어떻게 계숭하여 미국의 그라비티 못지 않은 현대의 문자도로 발전시킬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 유교문자도의 의미 있는 가치는 구조적 짜임과 자유로운 상상력에 있다. 이우한이 지적했듯이 표현의 자기완결성보다 구조적 짜임에 더 많은 관심과 창의적 성취를 이뤘다. 문자의 틀 안에 도상을 넣는 형식에서 과감하게 벗어나 자유롭게 기호화하고 상징화했고, 문자도에 책거리와 화조화를 아름답게 조합했으며, 현실세계와 이상세계를 간단하게 연계시키는 상상력을 보여줬다. 조선시대 유교문자도에 펼쳐진 보석 같은 예술세계를 넘어서 다시 관심과 사랑을 받는 현대의 문자도가 재탄생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