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전자 시대의 아리아」로 202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영상, 음악, 텍스트 작업을 주로 다루며, 종이책의 안과 밖에서 문학을 가능하게 하는 형태와 발화를 탐구하고 있다. 최근 장편소설 『습지 장례법』(문학과지성사, 2022)을 펴냈다.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오래 살아서 몹시 야위거나 일찍 죽어 뼛가루가 될 것이다. 다다르기 전까지는, 어디에 수렴하게 될지 알 수 없다. 나는 핼쑥한 모선에 지나지 않고, 가상의 종착지들을 점괘처럼 쥐고 흔들 수 있을 뿐이다. 지금 이 글이 결국 이렇게 종점에 도달하듯이. 수렴점을 향해 기우는 운명 하나하나를 생각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