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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정태용 (Tae Yong 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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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9월 <12 Hot-button Issues in the Era of Climate Crisis>

정태용(Tae Yong Jung)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국제 기후·경제학자다.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등 관련 분야의 전문 학자로 연구했으며, 일본 글로벌환경전략연구소(IGES) 기후변화연구부장, 세계은행(WB) 선임 에너지 이코노미스트, 아시아개발은행(ADB) 주임 기후변화 전문가,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부소장 등 주요 국제금융기구와 국제환경기구의 핵심 고위직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녹색기후기금(GCF)의 Appeal 위원회 위원장도 역임하였다. 유엔 산하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에서 기후금융부문의 총괄주저자를 맡아 활동 중이다. 서울대 무역학과를 나오고 뉴저지주립대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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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기후위기 시대, 12가지 쟁점> - 2021년 10월  더보기

최근 들어 기후 변화를 실감한다. 작년 여름에 두 달 가까이 계속 비가 오더니 올해는 7월 내내 찜통더위가 계속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홍수와 가뭄, 산불, 태풍 등 매우 강력한 기상 이변 현상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고, 이러한 일들은 더 이상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만큼 새로운 뉴스가 아닌 것처럼 되어버렸다. 인류는 기후 위기(Climate crisis)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는 중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이 문제에 대하여 당장 시급하다는 위기감을 가지는 것 같지는 않다. 이러한 먼 미래의 문제보다는 2019년 말부터 창궐한 COVID-19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여기고 있다. 당장 COVID-19 때문에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인류 전체가 정상적인 생활을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기후 변화는 당장의 문제가 아니라서 일반인들은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런데 기후 변화에 의해 생태계가 파괴되고 인간의 시스템에도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해결을 할 것인가? 그리고 기후 변화는 전 세계가 같은 해결책(백신이나 치료제 같은)을 찾을 수 없는 문제다. 각 나라와 지역에서 기후 변화와 관련하여 훨씬 복잡하고 매우 다양한 문제가 생길 것이며, 이에 따라 상황에 맞는 해결 방안을 다르게 찾아야 한다. 한 개인이 잘하거나 한 나라만 잘한다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기 때문에 전 세계 모든 사람의 협력이 필요하다. 전 세계가 모두 협력해야 한다는 점은 기후 변화 문제가 본질적으로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왜냐하면 인류는 지금까지 한 번도 모두 힘을 합쳐서 인류 전체의 생존이 걸린 공동의 문제를 다 함께 손을 잡고서 해결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1992년 기후 변화 문제를 처음으로 알게 된 뒤부터 지금까지 여러 기관에서 이 문제에 관하여 연구도 하고, 국제기구에서 개도국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도 도와주면서 이 분야에 관한 일을 해왔다. 1990년대 말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의 주저자(Lead author)로 IPCC가 처음으로 만든 ?온실가스 배출 전망 시나리오 보고서(Special Report on Emission Scenario)?라는 특별보고서 작성에도 참여하였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IPCC 6차 종합보고서에 다시 총괄주저자(Coordinating lead author)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30년 이상 IPCC는 과학에 기반한 기후 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연구 결과를 정리하여 종합보고서를 만들어왔다. IPCC의 보고서 덕분에 인간의 활동으로 기후 변화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에 이견을 제시하는 과학자는 소수가 되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후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과정에 인간의 책임이 크다는 사실에 공감을 하는 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여기까지가 합의점인 것 같다. 기후 변화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부터였다. 지난 30년 동안 국제사회는 각 분야에서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매년 기후 변화 협약 총회를 개최하면서 각국의 기후 협상가들은 밤을 세워가며 노력을 하였다. 하지만 인류가 공동으로 달성해야 하는 목표에 대한 합의를 이루어내지는 못하였다. 2015년이 되서야 ‘파리 기후 변화 협약(Paris Agreement)’을 계기로 국제사회는 앞으로 30년 동안 달성해야 할 공동의 목표에 합의하였다. ‘파리협정’에서는 산업혁명기 이전의 지구와 비교하여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섭씨 2도 아래로 억제하고, 나아가 섭씨 1.5도를 넘지 않게끔 다 함께 노력하자고 합의를 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전 세계 많은 국가들이 2050년에 탄소의 순 배출량을 제로(0)로 한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선언하였다. 우리나라도 그중 하나이다. 우리나라도 지난 30년 동안 기후 변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서 많은 전문가, 정책 당국자, 환경단체, 그리고 개인이 끊임없이 노력을 해왔다. 온실가스 감축, 저탄소형 산업 구조, 에너지 전환, 기후 변화에 적응, 관련 전문가 육성,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 친환경적인 행동 방식 등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주제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또한 국내에서든 해외에서든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거론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녹색 성장’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우고 전 세계에서 녹색 성장을 선도하려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탈석탄 정책, 그린 뉴딜 정책을 강조하면서 2050년을 목표로 탄소 중립(Carbon neutrality, 이산화탄소 배출을 완전히 중단)을 선언하고 저탄소사회로의 전환을 위하여 막대한 규모의 재정도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이 지난 30년 동안 온실가스 감축 및 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과 관련하여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특히 지난 10년 동안 녹색 성장을 주창하고,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동참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더군다나 한국은 경제 규모인 세계 10위권보다 높은 세계 7~8위의 온실가스 배출국이다. 온실가스 배출을 20~30% 이상 줄인다고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국제사회에 약속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은 계속 증가하다 보니 우리나라는 매번 약속을 안 지키는 국가가 되었다. 유럽을 비롯하여 많은 국가들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가는데, 우리나라는 산업 구조, 수출, 에너지 비용 등의 이유로 온실가스가 늘기만 해온 것이다. 이제는 국제사회의 한국에 대한 비판을 냉정히 받아들일 때가 되었다. 기후 변화 문제에 대응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마라톤 경기를 하는 것과 같다. 물론 전반부인 지난 30년 동안 우리 세대가 잘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앞으로 남은 후반부, 향후 30년 동안은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왜냐하면 미래 세대가 현재 세대보다 훨씬 이 문제를 잘 이해하고, 따라서 보다 확실한 해결 방안을 제시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많은 전문가들이 같은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공동으로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기후 위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특히 이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 미래 세대가 책 집필에 참여하게 되었다. 이는 현재 세대의 문제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기후 위기에 전향적으로 대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미래 세대의 시각에서 바라보기 위한 것이다. 고등학생이 던진 간단한 질문인 “현 세대는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무엇을 했나요?”에 책 집필에 참여한 나머지 집필자들과 현 세대는 모두 같은 답을 할 것이다. “한 것이 별로 없네….”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하여 그동안 국제사회와 현 세대는 말만 앞세운 것이 아닌가 반성을 해본다. 물론 지난 30년 동안 기술도 많이 발전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자원이 투입되었으며, 기후 변화 문제가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문제라는 인식을 갖게 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였다. 그러나 미래 세대의 눈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책을 만드는데 참여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각각의 시각에서 문제를 이해하고 답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물 문제, 도시 문제, 에너지 문제, 경제적 측면, 심지어 중앙은행의 대응 방안, 소비자 측면에서 바라보는 시각 등 각 분야의 다양한 관점과 기후 변화 문제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잘 짜인 것 같지 않은 이 책의 구성은 기후 변화 문제 그 자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기후 변화 문제는 한 분야의 전문성이나 편향된 한 방향의 정책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매우 다양한 시각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미국의 어느 평론가는 “2050년 정도에는 기후 재앙으로 인해 거주가 가능한 곳이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미래를 보여주는 책을 출간하였다. 세계 최고 부자 중 한 사람인 빌 게이츠는 기후 위기를 넘어 ‘기후 재앙’이라는 용어를 쓰면서 이 문제의 심각성과 시급성을 강조하고 있다. 탄소를 대신할 새로운 에너지원을 찾고, 새로운 방식으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논의도 전 세계적으로 매우 활발하다. 모두 미래에 닥치리라 예상되는 기후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하는 질문에 나름대로 답을 하려는 노력이다. 이번에 책을 공동으로 집필하는 과정에서 집필자들도 이와 같은 질문에 답을 하려고 하였다. 한편으로는 기후 위기에 먼저 대응함으로써 빠르게 닥쳐오는 대전환기에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각국의 노력도 눈에 보인다. 집필자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30년 동안 기후 변화 분야에서 활동한 필자의 전반기를 정리하고, 후반기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답을 하려는 노력의 하나로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같이 책을 쓰게 되었다. 같이 책을 쓰는 과정은 너무나 값진 경험이었고, 많이 배운 시간이었다. 한 기후학자의 “현 세대가 기후 위기를 막을 마지막 세대입니다!”라는 외침이 마음에 와 닿는다. 아무쪼록 앞으로 30년 후에 기후 위기가 닥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하는 과정에 필자들도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다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매우 바쁘고 빡빡한 출판 일정에 맞춰 좋은 글을 써주신 집필자들에게 감사드린다. 그리고 집필자들의 글을 받아 편집하고 참고 문헌을 정리해준 강다현 연세대학교 박사 과정 학생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박영스토리의 노현 대표님, 전채린 차장님, 배근하 과장님과 이 책의 출간 작업에 참여해주신 장웅진 작가님께도 감사를 드린다. 참고 기다려주시고 깔끔한 책 편집과 디자인, 그 밖에 소소한 일까지도 신경을 써주신 덕에 좋은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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