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50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이름난 등대 기술자 토머스 스티븐슨과 명문가의 딸 마거릿 이사벨라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어머니의 허약한 체질을 물려받아 병치레가 잦았고, 늘 호흡기질환에 시달렸다. 어렸을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해서 습작을 자주 했으며, 1866년에는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첫 책을 자비출판 했다.
대를 이어 엔지니어가 되길 바라는 집안의 뜻에 따라 1867년 에든버러 대학 공학과에 입학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법학과로 전과했고, 1875년 변호사 자격을 얻었으나 결국 법률가가 아닌 작가의 길을 택했다. 비록 몸은 약했으나 쾌활하고 모험을 좋아했던 그는 영국을 비롯해 유럽 각지, 미국, 남태평양 도서 지역까지 두루 다니면서 다양한 문화를 접했고, 이때의 경험으로 얻은 인간 심리와 사회문제에 대한 통찰을 작품에 녹여냈다.
대학에 다닐 때부터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소설 및 에세이를 꾸준히 써왔던 그는 아동문학의 교훈성을 탈피한 소설 『보물섬』(1883년)으로 단번에 명성을 얻었다. 그 뒤로 「시체 도둑」(1884년), 「마크하임」(1885년),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1886년), 『납치』(1886년), 「병 속의 악마」(1891년) 등 인간의 본성과 선악의 문제를 다룬 작품을 발표해서 사회에 큰 파문을 일으켰으며, 아서 코난 도일에게 “소설의 모든 영역을 완벽히 터득한 작가”라는 찬사를 받았다.
1889년부터는 남태평양 사모아에 정착해서 작품 활동을 이어가다가 1894년(44세)에 뇌출혈로 사망했는데, 평소 ‘투시탈라’(이야기꾼)라고 부르며 가까이 지내던 원주민들이 자기들의 성지인 바에아산에 그를 안장했다. 묘비에는 그의 성격과 삶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문구가 쓰여 있다. “즐겁게 살았고 또한 기꺼이 죽노라.”
지혜로운 오늘날의 어린이들에게 뱃사람들의 노랫가락에 맞춘 뱃사람들의 이야기,
바다의 폭풍과 모험, 더위와 추위, 범선, 섬들, 무인도에 버려진 사람,
해적들과 땅에 묻힌 보물 같은 온갖 옛 이야기를 들려준다면
어린 시절의 나처럼 즐거워할 수 있으리!
그러니, 모험을 좋아하는 어린이라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 보기를!
보물섬에서 제일 눈에 띄는 지형지물은 섬의 서해안에 자리한 ‘앞돛대산’, ‘망원경산’, ‘뒷돛대산’ 등 세 개의 산이다. 앞돛대산은 뾰족한 봉우리가 두 개나 있고, 이 섬에서 3년을 홀로 지낸 벤 건이라는 해적이 살던 동굴도 이 산에 있다.
섬 주변에는 안쪽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는 만이 셋 있다. 그 중 배를 대기에 제일 좋은 곳인 ‘키드 선장의 정박지’는 남쪽 해안의 ‘뱃사람 곶’과 ‘흰 바위’ 사이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이 섬에 배를 대려는 선장들은 해골섬 남쪽에 있는 항구로 배를 몬 뒤, 북북서로 방향을 확 틀어야 한다. 썰물 때만 드러나 섬 안쪽으로 연결되는 모래톱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보면, 이 책에 등장하는 보물섬은 삽화가가 상상력을 발휘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