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J.G. 존스는 차분한 성격의 아이였다. 얼굴에는 항상 미소를 품고 발가락 사이에는 때를 낀 채 다니던, 어른 말 잘 듣는 시골 소년이었다. 그랬던 그의 삶이 언제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대박 아니면 쪽박인 코믹 북의 세계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었던 것이다. 시작은 무척 단순했을 것이다. 그보다 먼저 코믹스를 접한 꼬맹이가 너도 한번 당해 보라고 몰래 가방에 코믹 북 이슈를 하나 넣어 놨을 수도 있고, 아니면 본인이 주위에 멋있게 보이려고 코믹 북을 들고 다녔을 수도 있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했던가. 확실한 것은, 어느 시점부터 존스는 뉴욕이라는 큰 무대에서 자신의 그림(《마블 보이》, 《원티드》)과 돈을 맞바꾸고 있었다는 점이다.
존스는 몇 번이고 이 지옥의 나선을 벗어나려 했고, 그 시도가 성공적으로 보일 때도 있었다. 그의 치열한 노력이 마침내 빛을 발할 때쯤, 세이렌의 노래가 들려 왔다. 52… 52…. 좋아, 마지막이다. 최후의 한 방을, 이 세계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겨 보겠어. 그렇게 또 한 해가 그의 인생에서 삭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