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단 20년 만에 첫 시집을 묶는다.
밥벌이하느라 잊고 지내던 시(詩)를 다시 쓴 지 3년,
아직도 말[詩] 농사에 기름기가 빠지지 않았다.
원교 이광사 편액을 떼게 했다가 8년 만에 다시 자신의 것을 떼고 이광사의 편액을 걸라고 했던 완당 김정희. 한두 번의 붓질로 대략 그려내는 그의 일필초초(一筆草草)의 갈필(渴筆)이 뒷날 〈세한도〉를 보게 했다.
객관적 형상을 버리고 골계미를 갖게 하는 것,
불구형사(不求形似)는 그래서 어려운 일이다.
나는 아직 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