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4·3사건의 역사적인 의의도 이와 유사한 비교를 할 수 있지 않을까. 군경토벌대의 잔인무도한 멸공 전선에서 무고한 양민 희생자가 많이 나온 것은 물론 억울하고 통탄할 일이지만, 빨치산 집단의 무장봉기가 토벌대에게 진압되었기 때문에 제주사람들이 더욱 잔인한 공산당 세상이 되는 불행을 면할 수 있었음도 엄연한 사실이다. 이 사건이 ‘목호의 난’처럼 먼 과거의 일이 아니고, 그 당시에 제주사람들이 당했던 아픈 상처가 아직도 아물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에다 역사의 아이러니라는 말을 갖다붙일 여유가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 할 것이다. 장편소설 『40년 만의 악수』의 스토리 전개는, 좌우익 양쪽의 투사들이 왕성했던 투쟁의지의 결과가 뜻하지 않은 역설적인 방향으로 흘러감을 실감한 끝에 화해의 악수를 나눈다는 골격에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