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前漢 시대의 관료이자 동양 최고의 통사 『사기史記』를 집필한 중국 최초의 위대한 역사가다. 국가의 천문 관측과 역법, 궁정 기록을 담당하는 태사령 직분을 수행했다.
그는 역사를 단순히 권력자들의 전유물로 한정하지 않았다. 승자의 잣대에 밀려난 패배자, 시대와 불화한 지식인, 뒷골목의 자객과 상인, 제국 바깥의 이민족 등 지워질 뻔한 숱한 인물들을 기전체라는 구조 속에 부활시키며 거대한 역사를 기록해 냈다.
이외에도 단순한 기록을 넘어, 당대의 부조리와 권력의 모순을 꿰뚫어 본 철학자이자 문장가이기도 했다. 감당하기 힘든 신체적 치욕과 사회적 멸시 속에서도 결코 붓을 꺾지 않았으며, 흩어진 과거들을 모아 자신만의 독자적인 사상 체계인 ‘일가지언一家之言’을 기어코 완성했다.
권력의 언어를 의심하고 인간의 복잡한 운명을 집요하게 파고든 그의 기록은, 승자독식의 룰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기 자신을 지켜낼 단단한 통찰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