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땐 교과서 여백과 연습장에 그림을 그려 친구들에게 보여 주곤 했습니다.
어른이 된 지금, 그림으로 이야기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쓰고 그린 책으로 ≪나의 엉뚱한 머리카락 연구≫, ≪책상, 잘 쓰는 법≫, ≪K-요괴 도감≫이 있으며, ≪지렁이 일기 예보≫, ≪열세 번째 아이≫, ≪엄마와 복숭아≫, ≪너의 특별한 점≫ 등 여러 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무서운 미지의 이야기들을 싫어했는데, 극복하고 싶은 마음으로 요괴 도감을 그렸다. 설화의 특징일 수도 있겠지만, 한국 요괴는 다른 나라 요괴보다 유독 속설이 많은 것 같다. 소문이 소문을 낳아서 변형되는가 하면, 문헌 기록이라기에 출처를 찾아보니 막상 다른 경우도 있었다. 다양한 속설 사이에서 적절한 사연을 고르고, 내 생각을 더해 책을 만드는 것이 어렵고도 재미있었다. 자료를 찾다 보니 하늘 삼 형제·거구괴·인어·장자마리처럼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나 영노·콩콩콩 귀신·강철이·망태 할아버지·홍콩 할매 귀신처럼 사회의 혼란함을 요괴 탓으로 돌리는 이야기도 있어 흥미로웠다. 요괴를 조사하다가 모니터에 갑작스레 무서운 그림이 등장하여 깜짝 놀라기도 했지만, 여러 사연을 알게 된 이후로는 요괴들과 꽤 친해진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