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떠한 수식어가 필요 없을 만큼, 이미 많은 작품을 통해 확실한 자기 색깔을 보여 준 작가 나한.
그가 다시금 꺼내 든 이번 작품 『궁신』은 세상 풍파와 맞서 쉴 곳을 찾아 헤매는 한 사내의 고독한 싸움에 관한 이야기이다.
누구 하나 자신의 편이 없고, 어디 한 곳 편히 쉴 수 없는 주인공의 모습은 묘하게 현대인의 고단한 삶과 맞물려 있다. 기막힌 소재의 조합으로 독자의 시선을 잡아끄는 작가의 마력 위에 덧대어진 묵직한 이 이야기는 그 자체만으로도 절로 흥이 나게 한다.
글을 시작할 때마다 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살아가는 사람 이야기를 쓰자. 글 쓰는 건 주인공에게 맡기고, 나는 지켜보기만 하자. 마지막 장을 덮을 때 슬며시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글을 쓰자. 지금까지 어땠는지 모르지만 마음은 항상 그랬습니다.
또한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작은 일을 하고도 큰 보상을 바라는 우리네 속물들의 이야기 말입니다. 저 또한 그 속물들 중의 하나입니다.
이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고, 손때가 잔뜩 묻어 책이 너덜너덜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그럼, 마지막 권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