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아역 탤런트로 연기를 시작한 양동근은 드라마 <서울 뚝배기>로 인기를 얻어 주목할 만한 배우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서울 뚝배기> 이후 몇 편의 청소년 드라마에 얼굴을 내밀었지만 두드러진 활동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사춘기 시절 연기 활동과 진학 등의 문제로 갈등하던 양동근은 춤을 추며 억눌린 마음을 해소해왔다.
20대에 접어들면서 양동근은 주로 10대 청춘 영화에 출연하면서 영화 이력을 시작한다. 98년 <짱>을 시작으로 <화이트 발렌타인>, <댄스 댄스>에 이어 2000년 10대 공포 영화 <해변으로 가다>까지 줄곧 생기있는 젊은이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다. 자신의 나이또래와 비슷한 배역을 주로 맡아왔던 그는 2001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수취인불명>에 주연으로 발탁되면서 연기 변신의 기회를 잡았다.
양동근은 <수취인불명>에서 70년대 미군 기지 주변에서 태어난 흑인 혼혈 사생아 창국을 연기했다. 부성이 결핍된 우울한 소년 창국의 캐릭터는 어린 시절부터 외적인 언행보다 내면의 억눌린 분노를 표현해야 하는 것이었다. 그 역할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해낸 양동근은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고, 이후 '엔터테이너' 보다 '배우'로서의 능력을 보여준다.
<와일드 카드>에서 열혈 형사 역을 잘 소화해내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양동근은 <마지막 늑대>에서 엉뚱하고 황당한 행동을 하지만 순박하고 장난끼 가득한 순경 역을 맡아 코믹연기를 선보였다. 또한 양윤호 감독의 <바람의 파이터>에서는 전설의 영웅 최배달 역을 맡아 특유의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9살의 나이로 연기에 데뷔해 ‘연기 신동’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매 출연하는 작품마다 확실한 자기 색깔을 선보여 왔다. 특히 TV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서 절망적인 청춘의 고복수를 마치 양동근 실제 모습인 듯 연기해 마니아층을 확보하며 확고한 배우의 입지를 굳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