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개관한 서울아트시네마가 2011년 5월에 개관 9주년을 맞이합니다. 개관 10주년을 한 해 앞둔 올해 ‘서울아트시네마 개관 9주년 기념 영화제’에서는 상업성이 적다는 이유로 국내에 수입되지 못한 최신작을 소개합니다. 이번 특별전은 21세기에 문을 연 서울아트시네마와 함께 동시대를 살았던 영화들을 소개하는 행사이자, 왜 동시대의 영화들이 극장을 통해 안정적으로 상영되지 못하는가를 생각해보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한편 4월 9일 세상을 떠난 시드니 루멧을 추모하는 특별 상영이 마련됩니다. 최고의 법정영화로 꼽히는 <12인의 성난 사람들>(1957)로 데뷔한 시드니 루멧 감독은 2007년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를 유작으로 발표하기까지, 50년 동안 43편의 장편 극영화를 연출했습니다. 특히 미국 사회의 병폐를 주제로 삼되 대중적인 화법으로 영화를 만들어 무수히 많은 대표작을 양산한 할리우드의 대표 감독이었습니다.
비록 감독은 떠났지만 영화는 남아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영화를 보존하고 상영하는 시네마테크는 그래서 중요한 공간입니다. 시네마테크를 아끼고 사랑하는 관객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라며,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 9주년도 많이 축하해주시기 바랍니다.
■ 시드니 루멧
Sidney Lumet (1924~2011)
배우이자 작가인 아버지, 댄서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시드니 루멧이 처음 관심을 보인 영역은 연기였다. 군 제대 후 연기를 공부를 하던 그는 연출이 더 재밌다는 사실을 깨닫고 방송국에 입사해 TV드라마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의 대표작인 <12인의 성난 사람들>(1957)도 원래 TV용으로 제작됐지만 헨리 폰다가 출연하게 되면서 영화 데뷔작인 된 경우다.
그는 작가로서의 자의식을 드러내는 대신 대중이 좋아할만한 영화를 만드는데 주력한 감독으로 유명하다. 다만 사회성 짙은 드라마를 좋아했던 그는 <전당포>(1964) <형사 서피코>(1973) <개같은 날의 오후>(1975) <네트워크>(1976) 등을 통해 전성기를 구가했다. 1980년대 이후에도 꾸준히 영화를 발표했지만 눈에 띄는 작품은 <폴 뉴먼의 심판>(1982) <허공에의 질주>(1988) 등이 전부였다. 하지만 83세의 나이에 만든 <악마가 너의 죽음을 알기 전에>(2007)는 유작임에도 불구하고 통찰력 있는 시선을 보여주며 호평을 얻기도 했다. 2011년 4월 9일 림프종을 앓다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