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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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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 <춤추는 사계>

빈 뜨락 위로 오는 바람

풍경은 그 자체로서 오랜 시간을 인내해 온 것들이자 시간의 생성과 소멸 속에서 한순간의 행보도 멈추지 않고 있는 것들이다 그것의 기억과, 또한 순간으로 사멸된 기억할 수 없는 것들을 위하여. (발문 중에서)

춤추는 사계

자연풍경의 세계는 관계에서 비롯되는 세계다. 돌이나 나무에서 하늘과 땅, 안개와 구름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빛에 이르기까지 자연은 만물이 관계 맺는 방식에 따라 그 분위기를 달리하며 스스로를 드러낸다. 이것은 다시 정서의 세계다. 명랑하고 쾌활해 보이는 분위기에서 음울하고 침침한 무드에 이르기까지 자연은 천태만상의 세계를 열어 보인다. 따라서 특정 자연풍경에 대한 주목이란 저마다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 특정 현상에 대한 관심이자 여기에 깃들어 있는 미묘한 뉘앙스의 정서성에 대한 무의식적 반응이다. 나아가 이것은 인류사를 아득히 넘어서는 과거에 대한 주목이며 동시에 현재와 미래에 대한 주목이다.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주목이며 자연과 우리 자신의 내면에 대한 주목이기도 하다. 1990년대를 경과하면서 급속히 깨져나가기 시작한 한국의 자연.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속속들이 파헤쳐지고 곳곳에 아스팔트도로가 이중 삼중으로 깔려드는가 하면 산간오지까지 승용차가 들어설 수 있게 된 한국의 자연. 정겹기만 하던 흙길이 사라지고 개구리나 메뚜기가 사라진 자연. 한가로움을 지워내는 포클레인의 손톱이 도처에서 사나운 자연. 그래서 아련한 그리움마저 흐려져가는 한국의 자연. 쫓겨나고 박제화되어가는 풍경을 찾아다니다가 문득문득 만나보게 된 시간과 공간. 순도를 잃지 않은 햇살과 버무려져 아름답게 타오르는 풍경 앞에서 나는 만질 수 없는 것을 만져보고자 손을 내밀며 자연을 찬미하는 노래를 불러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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