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청의>에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은 '아픔'입니다. 저는 모든 사람들이 이 죽어 마땅한 유령으로부터 가능한 한 멀리 떨어지길 바라지만 이 유령은 온몸에 발이 달린 듯 다니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육체의 구석구석을 침범했다가 이내 마음 속 깊은 곳을 유린하곤 하는 것이지요. 여기에 대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소리 높여 비명을 지르는 것 외에 달리 할 수 있는 게 있을까요? 동시에 우리는 얼굴에 인내와 의연함이 서린 표정도 준비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