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이 소설을 위한 폴더에 든 메모가 220개다.
“너의 모든 운을 여기서 시험하지 마.”
이건 2017년 10월 7일에 썼다. 문장이 그대로 쓰이진 않았지만 장의 어떤 결정들을 걱정하며 되뇌었다.
“똑똑하긴 한데 애가 바보예요.”
2021년 2월 8일에 썼다. 태이를 이야기할 때 옮겨 적었다.
“너 인마 헤겔 백날 읽어봐라. 백배가 된다 지혜가.”
2019년 9월 10일에 썼다. 뭐라는 건지 모르겠다. 왜 써놨지?
가장 오래된 기록은 2014년 9월 14일의 것.
“거꾸로 박혀 있는 사람들의 말뚝.”
미처 소설의 문장이 되지는 못했지만 기억하고 싶어 하나를 더 옮겨둔다.
“말뚝이 널 지킨다. 니가 지키는 게 아니라.”
2025년 2월 26일.
단지 이 소설을 위한 폴더에 든 메모가 220개다.
“너의 모든 운을 여기서 시험하지 마.”
이건 2017년 10월 7일에 썼다. 문장이 그대로 쓰이진 않았지만 장의 어떤 결정들을 걱정하며 되뇌었다.
“똑똑하긴 한데 애가 바보예요.”
2021년 2월 8일에 썼다. 태이를 이야기할 때 옮겨 적었다.
“너 인마 헤겔 백날 읽어봐라. 백배가 된다 지혜가.”
2019년 9월 10일에 썼다. 뭐라는 건지 모르겠다. 왜 써놨지?
가장 오래된 기록은 2014년 9월 14일의 것.
“거꾸로 박혀 있는 사람들의 말뚝.”
미처 소설의 문장이 되지는 못했지만 기억하고 싶어 하나를 더 옮겨둔다.
“말뚝이 널 지킨다. 니가 지키는 게 아니라.”
2025년 2월 26일.
창식이와 김만도는 내가 쓴 첫 습작
「눈꺼풀은 왜 떨리는가」에 나온 인물들이다.
9년 만에 다시 만났다.
‘스모킹 오레오’라는 제목의
장편소설을 쓰고 싶다고 메모했다.
첫 문장을 쓰는 데 6년이 걸렸다.
계속 쓰면 길이 생긴다고 믿으며 썼다.
그런데 요즘은 잘 쓰지 못하고 있다.
뒤를 돌아보면 내가 온 길은 길이 아니다.
둘러보면 모든 것이 무너져 있다.
그래도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신기하다.
요즘엔 하루에 한 끼를 먹는다.
빈속이 아우성을 치면
닥쳐, 하고 조용히 타이른다.
오늘은 비가 오지만 곧 무더워질 것이다.
추운 나라에 가서 살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사랑을
고마운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미안한 사람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한다.
2020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