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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이동하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42년, 일본 오사카

직업:소설가

최근작
2024년 9월 <밝고 따뜻한 날>

매운 눈꽃

그간에 퇴직하고 시골로 이사를 했다. 문막의 산골마을로 옮겨 앉은 게 지난 2009년 9월의 일이다. 내가 살던 분당에서 찰 한 시간 반 남짓한 거리다. 공기 맑고 조용한 곳으로, 특별한 연고는 없다. 돌아보면 초등학교 4학년 때 도시로 이주한 이래 거의 60년 만의 귀촌이다. 새 환경에 적응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또, 건강상의 문제도 있어 지난해 9월부터 상당 기간 병원 신세를 졌다. 내 나이 어언 일흔 고개였다. 지금은 웬만큼 건강을 회복한 것만 감사할 따름이다. 인명은 재천이라 했으니 마음 다스릴 일만 남은 셈이다. 그래서일까. 이번 수록 작품 열 편을 들여다본즉 위의 영향이 짙다. 소설은 허구의 세계지만 그 본질은 일상적 삶의 성찰이라는 평소 생각을 고수한 결과다. 더 정직하게 말하자면 ‘의도적 고수’라기보다 그런 묵은 생각에 여전히 ‘발목 잡혀 있는 꼴’이다. 상전벽해의 세태에도 불구하고 몽니 부리 듯하는 자신의 모습이 딱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그게 바로 나라는 생각도 없지 않다.

밝고 따뜻한 날

첫 소설집 『모래』(태창문화사)를 낸 게 1978년도의 일이다. 이후 2012년 『매운 눈꽃』(현대문학사)에 이르기까지 모두 여덟 권의 중단편 소설집을 냈다. 매번 10편 남짓한 작품을 담았으니 그간 쓴 게 대략 100편쯤 되는 셈이다. 지금 읽어보면 부끄러운 대목들이 많다. 이 책에 수록된 작품들은 그나마 애착이 가는 것들이다. 특히 「파편」이나 「밝고 따뜻한 날」 등은 오래전부터 수능 강좌나 문제집에 자주 인용되곤 한다. 그러나 이 작품을 수록한 소설집들은 절판된 지 오래라 종이책 대신 복사물에 의존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고 한다. 내가 굳이 이 책을 묶은 이유의 하나이다. 나이 탓이리라. 소설에 대한 내 생각도 많이 변했다. 따라서 자선 기준이라는 것도 당연히 오늘의 내 입맛에 맞추어져 있다. 그간의 작품평과는 무관한 셈이다.

이동하 : 문 앞에서 Outside the Door

표지를 보고 있자니 세월의 결이 새삼 찡하게 느껴집니다. 이 소설 속 아버지는 여러 해 전 이미 우리 곁을 떠났고, 화자인 아들의 나이가 아버지를 따라잡았습니다. 자전에 바탕을 둔 얘기여서일까요. 세월의 단층을 넘어 다시 소설을 보는 즐거움이 기대됩니다. Looking at the cover of this book, I feel and am moved again by the passing of time. The father who was the model of the father in this story has already left this world, and the age of the son and narrator has caught up with that late father's. Perhaps, because this story is autobiographical, I look forward to reading this story again over the fault lines of time.

장난감 도시

『장난감 도시』는 1982년도에 첫 판을 냈고, 다음 해던가 재판을 찍었다. 내 기억으로는, 두 차례를 다 합해도 3천 권이 넘지 않는다. 그리고 열두 해 뒤인 1994년도에 판형과 표지를 바꾸어 다시 한 판을 더 찍었다. 발행부수는 천 권이었지 싶다. 그 이듬해, 동아출판사 간행 100권짜리 전집 '한국소설문학대계'의 제54권에, 몇 편의 단편들과 함께, 통째로 수록되었다. 여기서도 초판 분 1천 부던가 2천 부에 해당하는 인세 외에는 받은 게 없다. 내가 쓴 소설 중에는 그래도 『장난감 도시』가 좀 팔릴 거라던 주변의 기대에는 도무지 미치지 못한 셈이다. 기왕이면 많은 사람들이 읽어주기를 바라는 게 작가의 솔직한 욕심이라면 나로서도 아쉬움이 없지 않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아쉬운 경우란, 정작 책(『장난감 도시』)이 필요한 사람도 시중에서 구할 수가 없다는 점이었다. 팔리지 않는 작가의 서러움은 아마도 이런 데 있는 게 아닐까 생각된다. 이런 참에 복간을 기획해준 출판사가 고맙기 그지없다. 『장난감 도시』는 첫 발표 이후 3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른 이제 은연중 나의 대표작으로 인식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곤혹감을 느낀다. 아직은 대표작을 쓰지 못했다고 고집하고 싶은 까닭에서다. 어쨌거나 이번에 다시 읽고 부분적으로 손질하면서, 내 문학의 근원 정서를 새삼 확인하는 기분이었다. 그러고 보면, 평소 내 소설 읽기를 싫어하면서도 이것만은 예외적으로 종종 뒤적거려보곤 했던 게 비로소 이해된다. 그랬다. 글쓰기가 힘겨울 때 또는, 문득 길을 잃어버린 듯한 절망감에 빠져 허우적거릴 때 나는 이 소설을 새삼 뒤적거리곤 했던 것이다. 좀 민망스런 고백이 되겠지만 내친 김에 실토하자면, 매번 눈물과 더불어 더없는 마음의 정화감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소설의 배경인 1950년대의 피난민촌과 그 마을 사람들인 작중인물들은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다. 하지만 이 보잘것없는 언어의 집 속에서는 변함없는 모습으로 건재하여 더 많은 세상 사람들과 만나기를 나는 또 소망해본다.

전쟁과 다람쥐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이야기를 더 좋아합니다. 왜 그럴까요? 어른들보다 꿈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많기만 하겠습니까. 아이들의 꿈은 아름답고 순수합니다.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난다든지, 겨울 왕국의 마왕을 내쫓고 은하수를 여행한다든지 하는 꿈이 그러하지요. 그러나 이 책에 담긴 이야기에는 그런 꿈들을 찾기 힘듭니다. 대신에, 그런 꿈에서 비로소 깨어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때로는 아파하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여러분은 금방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그러고는 주인공들과 함께 곰곰 생각에 잠길 거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반짝이는 저 우주에 대해.

전쟁과 다람쥐

어른들보다 아이들이 이야기를 더 좋아합니다. 왜 그럴까요? 어른들보다 꿈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많기만 하겠습니까. 아이들의 꿈은 아름답고 순수합니다. 빗자루를 타고 하늘을 난다든지, 겨울 왕국의 마왕을 내쫓고 은하수를 여행한다든지 하는 꿈이 그러하지요. 그러나 이 책에 담긴 이야기에는 그런 꿈들을 찾기 힘듭니다. 대신에, 그런 꿈에서 비로소 깨어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겁니다. 때로는 아파하고 눈물을 글썽이기도 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여러분은 금방 고개를 끄덕일 겁니다. 그러고는 주인공들과 함께 곰곰 새각에 잠길 거라고 믿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해, 무수히 많은 별들이 반짝이고 있는 저 우주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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