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서는 한국연구재단(이하 재단)이 지원하는 ‘정부의 질과 거버넌스의 다양성’ 연구과제의 일부로 기획되었다. 이 연구과제는 ‘정치·시장의 변화와 정부역할의 재정립’이라는 재단이 제시한 연구의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 연구의제는 무엇보다도 정치의 민주화와 경제의 글로벌화에 대응한 정부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화두를 염두에 두고 2018년 대형단계를 시작한 연구단은 동년 12월 전체연구회의를 통해 ‘민주화 이후 한국 국가의 변형’이라는 주제를 확정하고 북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재단의 사회과학연구지원사업의 취지에 맞게 연구를 공동 작업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고 공동연구원 다수가 집필자로 참여하도록 권유하였다. 2019년 8월 집필자 워크숍을 통해 진행 중인 연구 결과를 발표할 기회를 가졌고, 일부는 2019년 12월 주요 국내 학회에서 발표할 추가 기회를 가졌으며, 이후 집중적인 수정과 보완 작업을 거쳐 대부분의 작업 내용이 한 권의 연구서로 묶일 수 있게 되었다.
본서에서 다룰 주제를 재단의 연구의제와 연계해 구체화하면서 두 가지 쟁점을 고려하였다. 첫째, 연구의제에 포함된 ‘정부역할의 재정립’이 국가의 역할만을 강조하고 있어 역량과 같은 국가의 다른 측면을 다루기 어렵다고 보고 국가의 변형(state transformation)이라는 포괄적인 개념을 사용해 변형의 다양한 차원을 다룰 수 있도록 하였다. 즉, 국가의 변형을 역할만이 아니라 권력과 역량 및 권위구조의 차원에서도 접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둘째, 연구의제에 포함된 ‘정치·시장의 변화’는 변화의 시점에 관해 모호하지만 민주화가 한국의 국가 환경의 분기점을 만든 역사적 사건이라는 점을 고려해 분석 시기를 민주화 이후에 두도록 하였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전개된 국가의 변형을 강조하기 위해 필요에 따라 민주화 이전 시기에 대한 분석도 포함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논거에서 ‘민주화 이후 한국 국가의 변형’이라는 주제가 설정되었고 각 집필자는 국가 변형의 차원을 선택해 한국의 국가가 민주화 이후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다루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본서는 한국 국가의 변형에 대한 다차원적 분석을 시도하게 된 것이다.
민주화 이후 ‘정치·시장의 변화’가 한국 국가의 변형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가는 이론적으로나 실제적으로 중요한 질문이다. 민주화와 글로벌화 및 냉전체제의 종식과 신자유주의 이념의 확산으로 지난 삼십년 동안 한국의 국가가 직면한 국내외적 환경은 부단히 변해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의 변화 속에서 국가가 어떤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지, 이를 위해 어떤 권력과 역량이 필요한지, 권위구조의 정당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는 민주적 근대국가가 직면한 주요한 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능력의 부족으로 북 프로젝트를 기획했을 때 가졌던 기대에는 미치지는 못하지만 본서가 한국 국가의 변형에 관한 연구프로그램을 형성하는 마중물이 되기를 바란다.
북 프로젝트 기획에 참여하였던 이창길(세종대), 김서용(아주대), 박나라(제주대) 교수에게 감사하고 본서의 편집과정에서 수고해 준 연구단 연구보조원인 김소희, 김영은, 김현정, 상민정, 정민경, 정환훈 고려대학교 대학원생들에게 감사한다. 끝으로 본서가 나올 수 있도록 글을 기고해 주시고 협력해 주신 집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
감사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