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 아니한 수상 소식을 듣고 부끄럽고 민망한 생각이 들었다. 새삼 내가 이 상을 받아도 되는가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망설여지기도 한 까닭이다. 놀라운 것은 아직 내가 살아 있구나 하는 새삼스런 자각이 든 까닭이고, 망설여진 것은 지금 내 나이에 아직도 상에 관해 미련을 떨치지 못하고 있구나라는 데 대한 안타까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곧 생각을 고쳐먹고 흔쾌한 마음으로 상을 받기로 작정하였다. 무엇보다 정년 후 나날이 무기력해 가는 나의 심신에 신선한 충격과 자극을 불어넣기로 결심한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