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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정은주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3년, 대한민국 부산

최근작
2024년 8월 <옥상의 전설>

산타를 믿습니까

첫 번째 책을 낼 때도 정작 이야기를 짓는 일보다 ‘작가의 말’을 쓰는 것이 훨씬 어려웠는데, 두 번째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쓴 이야기를 다 읽어 준 너무나 기특하고 고마운 독자들에게 무슨 얘기를 해 줘야 할까 몇 시간째 고민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처음에 저는 제가 지어낸 모든 이야기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것인 줄 알았습니다. ‘나는 동화 작가이니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어린 독자를 위해서 써야 한다.’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한 편 두 편 글을 쓰다 보니 그 말은 다 ‘뻥’이라는 걸 알아차렸습니다. 어떤 글이든지 이 세상 모든 글은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더군요. 글쓰기에 자기 치료의 힘이 있다는 말도 그래서 하나 봅니다. 이 책에 실은 세 편의 이야기는 여러분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이야기도 아니고, 비밀스러운 암시가 가득한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부딪힐 수 있는 여러 상황에서 저의 생각을 대변하는 이야기일 뿐이지요. 산타의 존재를 따지는 친구들 앞에서는 ‘세아’처럼, 텅 빈 놀이터에 혼자 놀러 오는 오빠한테는 ‘주희’처럼 그리고 날 성장 가능성이 없는 회사 주식처럼 대하는 아빠한테는 ‘유나’처럼 말이지요. 작가로서 작은 바람이 있다면 ‘세아’나 ‘주희’, ‘유나’ 같은 마음을 가진 독자가 이 책을 읽고 저처럼 통쾌하고 잔잔한 힐링을 받았으면 하는 겁니다. 끝으로 이 엄마가 다시 어린 시절을 살도록 만들어 준 두 딸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두 딸이 아니었으면, 저는 일찌감치 동심의 세계를 벗어난 어른으로 살았을 거예요. 아주 덜 떨어진 껍데기 어른으로 말이지요. 제가 그나마 진짜 어른다워진 성장의 순간은 모두 아이를 키우며 저의 빛바랜 동심의 세계를 돌아봤을 때였어요. 참 아이러니하게도 그 속에는 어른을 어른답게 만드는 마법의 힘이 있더군요. 나이가 들수록 눈동자는 흐릿해지고, 반짝이던 호기심은 빛을 잃고, 세상을 향한 애정 어린 관심은 식어 버립니다. 나이는 결코 숫자에 불과하지 않아요. 그래도 고마운 것은 모든 어른이 어린 시절을 겪었다는 것이죠. 마음속에 다시금 불을 지필 불씨 하나는 살아 있다는 뜻이랍니다. 여러분도 이것만큼은 잊지 않는 어른이 되었으면 합니다. 꼭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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