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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이름:전선용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 대한민국 대구

최근작
2023년 8월 <그리움은 선인장이라서>

그리움은 선인장이라서

왜곡과 편견의 조각들로 구성된 세상, 그래서 그리움이 비 맞은 창문처럼 형이상학적으로 보일지 모른다. 사람들 이 짐승처럼 보일 때, 겨울은 지난한 동면에 들어갔고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곤경에 처했을 때 눈물 밖으로 보이는 세상은 모두 뒤틀려 있었다. 어느 하루 물어 오는 안부가 바다같이 느껴져 슬펐던 적, 뚝뚝 떨어지는 추억이 피묻은 삼베처럼 쓰라려 하마터면 미쳐 날뛸 뻔했다. 어긋난 시선으로 바라보는 풍경이야말로 막 잡아 올린 생선처럼 생동감이 있다. 삐딱한 자세로 널 바라볼 수 있다고 말하자, 막 벗어 던진 외투에서 나무 냄새가 난다. 병원에서 자란 나무는 눈물이 열매다. 평생 몇 번 열리는 열매는 이퀄라이즈처럼 들쑥날쑥, 눈썹 밑 고드름 되어 봄이면 수시로 녹아내렸다. 동면이 끝난 것이다. 한 자씩 솟아오른 산봉우리에서 사람이 들짐승처럼 내려왔고 거리는 폭죽 같은 토사 물로 가득 찼다. 숙면에 들어간 나의 계절도 초면인 양 풍경 속으로 걸어갔다. 2023년 여름을 이겨내며 異山齋에서

지금, 환승 중입니다

이제야 사람 말을 한다. 보지 못했던 것을 보고, 그것들을 옮겨 적는다. 사람만큼 아름다운 것이 없다는 사실과 또 사람 만큼 추한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 마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 없어서 사람을 찾아 손을 내밀기도 주먹을 쥐기도 한다. 광야에서 진심을 외치기 위해 또 한 채의 집을 짓고 허름한 나를 부순다. 환승의 의미를 ‘이제야 사람 말을 한다.’라고 표현했다. 사람이었으나 사람의 말을 알아듣지도 하지도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보는 것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사람이 사람답지 못하다는 것은 시인에겐 무슨 뜻일까. 삶의 변곡점에서 바라본 세상은 안개꽃처럼 은은했지만, 안개처럼 희미했다. 살아온 내력이 부끄럽고 앞으로 살아갈 자신이 없어 절벽에서 만유인력을 시험해보고 싶은 충동까지 일었었다. 암울한 시간이 동굴처럼 막막해서 시계부속이 오류를 일으키며 째깍거립니다 나는 가고 너는 오는 다리 위에서 고독이야말로 죽기 좋은 명분 가장 어둡고 밝은 교차로 0시 도시가 벚꽃처럼 집니다 밝아올 아침은 흐드러진 꽃 따위와 상관없어 어제까지 막장 드라마를 보았고 클라이맥스가 뻔해서 슬프게 웃었습니다 소주 둬 병을 들이켠 민낯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기척 없이 다가온 호명에 고개를 숙입니다 안온한 죽음을 부르는 꽃비가 계절을 덮을 때 짐승이던 내가 비로소 사람 말을 합니다 나는 이제, 순탄할 뿐입니다. 졸시「환승」전문 사람이 바뀐다는 것은 기독교적으로는 회개를 의미한다. 회개는 반성의 의미와 다르다. 근본이 바뀌는 획기적인 일이므로 충격적일 수도 있다. 세속에 물들어 물질의 권력을 믿었던 과시욕은 한낱 허세였다는 것을 알기까지40년을 겉돌다가 현실에 안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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