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너무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들이 웃어 주고 등을 쓸어 주고 상대의 상처를 왜곡 없이 봐주며 곁을 내주었기에 나는 소설을 쓰는 행위로 답을 하고 있는 중이다. 가족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어느 날 모르는 한 여자가 아이들과 함께 작업실 안으로 들어왔다. 마음을 열고 보면 천사였고 닫고 보면 비정상적인 여자였다. 그 여자는 내 앞에 앉아 뜬금없고 두서없는 이야기를 한 시간이나 하고 갔다. 간추려보니 고마운 ‘한 사람’에 대한 일관된 이야기였다. 어디서도 들은 바 없는, 세상에 하나 뿐인 뭉클한 이야기임을 뒤늦게 알아챘다. 그녀만의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은 축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