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왜 배워야 합니까?’라는 물음은 의미가 없습니다.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데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인간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며, 이전의 성공을 바탕 삼아 더 나은 미래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는 역사를 배웁니다. 그렇다면, 미술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문화의 흐름을 알고 더 나은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이겠지요. 미술은 우리 문화의 발전을 주도했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딱딱한 이유를 들 필요 없이 앞서 말한 대로 감동의 폭을 더 넓게 하기 위해서라고 말하겠습니다. 분명히 미술의 역사를 알면 알수록 미술이 주는 감동은 더 깊어질 테니까요.
이 책을 펼쳐보기 전에 먼저 심호흡 한번 해보세요. 공부하듯이 책장을 넘기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한 장씩 넘겨보세요. 글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으면, 그림만 감상하겠다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읽고 넘어가도 좋습니다. 미술의 흐름과 작가의 삶 속에서 좀 더 인생의 의미를 찾아도 좋습니다. 뜻밖에도 살아 있는 동안 실패했던 작가들이 많습니다. 평생 팔린 그림이 고작 한 장뿐인 작가도 있지요. 그 작가는 현재 초고가로 팔리는 그림을 그렸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 자신의 그림이 엄청난 가격에 팔리는 것을 알면, 그 작가는 땅을 치고 안타까워할까요? 상상해보세요. 그리고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눠보세요. 그러고 보니 미술의 역사를 통해 인생의 참맛도 알게 되는군요. 네, 그래서 우리는 미술의 역사를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자, 그러면 이제부터 미술의 세계 속으로 빠져보세요. 한계는 없습니다. 구속도 없습니다. 그저 무한한 상상과 감동이 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