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소설보다 얼마나 더 드라마틱한 곳인가? 이제는 몸으로 써왔던 소설을 접어두고 아늑한 내 소싯적 산골짜기 같은 곳에서 옛날이야기를 풀어내듯 소설을 쓸까 한다. 소설을 쓸만한 좋은 환경이 주어진 것에 감사한다. 세상에 소설쓰기만큼 즐거운 일도 없는 것 같다. 지금은 모두 나이가 들었지만 눈망울 초롱초롱하던 내 친구들이 그립다. 예전에 깜박거리는 등잔불 아래서 이야기를 들어주었듯이 나이가 들어 들려주는 내 이야기에 조용히 귀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니모의 전쟁』이라 제목을 정한 것은 니모라는 물고기가 잃어버린 자식을 찾아 목숨을 건 험난한 여정을 떠난다는 내용의 애니메이션 작품에서 착상했다. 조성길 이탈리아 대사 대리의 목숨을 건 탈출과 분단의 아픔으로 그 아들을 북에 두고 온 채, 남한에서 인민군 장교였던 신분을 숨긴 채 구두수선공으로 살 수밖에 없었던 니모 같던 그의 아버지 때문에 글을 쓰는 내내 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고래그림은 그림문자이다. 세밀한 그림으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천전리 암각화는 기호문자이다. 아직 해독을 할 수 없어 안타깝기는 하지만 머잖아 완벽한 해독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황하에서 탄생시킨 갑골문자가 반구천 암각화 이후에 만들어진 것은 확실하다. 갑골문자를 우리 한민족이 만들었다는 모 소설가의 주장이 있었다. 그 당시 황하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우리 한민족이었다는 주장이었다. 그것이 사실인지는 정확히 증명할 수는 없지만 당시의 교류상황으로 보아서 한반도의 그림문자, 기호문자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반박할 수는 없다.
소설 『붉은도끼』는 반구천 상류 미호천에서 나오는 붉은 홍옥석을 소재로 사용한 소설이다. 치정사건을 다루었지만 흥미를 위한 것이고 읽다보면 반구천 암각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