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워 0명의 트위터 계정에서만 울분을 푸는 사회적 아웃사이더에서 점점 살인광으로 변해 가는 범인의 캐릭터 묘사는 압권이다. 거기에 트위터,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스타로 떠오르는 살인범의 모습은 바로 지금의 세태를 그려 현실감을 더욱 배가시킨다.
『십각관의 살인』, 『어나더』 등을 쓴 일본 신본격 미스터리의 대표주자 아야츠지 유키토는 『살인의 쌍곡선』에 다음과 같이 애정을 드러낸 바 있습니다.
“『살인의 쌍곡선』은 두말할 것 없는 걸작이다. 이 작품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에 과감히 도전했다. 폐쇄된 공간에서 연쇄살인이 일어나는, 소위 ‘눈보라 속 산장 살인사건물’인데 읽을 때마다 항상 내 작품 『십각관의 살인』과 상통하는 부분이 많아 놀라고는 한다.”
작품은 세 가지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과 충격적인 소재, 트릭의 유의점 등으로 국내에서도 미스터리 마니아들 사이에 유명한 모 작품과 닮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잔혹한 범행 묘사는 그에 비해 덜한 편이지만 피해자가 어린 아동이라는 점에서 받아들이기에 따라 다소 불쾌하고 충격적일 수 있습니다. 혹시 후기부터 읽고 계신 분들 중에 그런 소재에 거부감을 느끼는 독자분은 미리 주의를 요합니다.
우타노 쇼고는 종종 비호감 캐릭터를 극단적인 상황에 몰아넣고,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기괴하고 우스꽝스러운 선택지를 취하게 하면서 그 과정에 이르는 심리를 재치 있게 그려냅니다. 그래서 읽다 보면 흡사 한 편의 블랙코미디 영화를 보듯 킬킬거릴 때가 많은데, 이 작품에서는 그런 장기가 십분 발휘돼 에도가와 란포 작품 특유의 기이하고 몽상적인 분위기와 맞물려 좋은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냈습니다. 또한 글에 항상 ‘현재’를 담으려 애쓰는 그이기에, 최첨단 IT기술을 과감하고 정확하게 담아내며 란포의 옛 작품을 현대에 성공적으로 되살려냈단 평가를 받았습니다.